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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치과의사 고광욱 “치과에 마녀사냥이 존재하는 이유”

여전히 싸게 하는 치과들은 욕을 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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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을 담합하고, 족보를 공유하고, 튀지 않고 선배들 말을 잘 들으며 치과의사가 된 이들은 가격을 담합하고, 서로 유대를 쌓으며 자신들의 폐쇄적인 세계를 만들었다. “의사들이 돈에 욕심내지 않고 올바르게 진료 할 수 있도록”(232쪽) 보장되어야 한다는 진료비, “‘표준의료수가의 책정’이라는 그럴듯한 문구로 포장되어 있”(112쪽)는 그 진료비는 어기지 말아야 할 ‘법’이었다. 한 치과의사가 ‘표준수가’ 230만원이던 임플란트를 100만원에 받기 시작하자 지역치과의사협회는 즉시 제재를 시작한다.  

“우리 창주시는 단합이 잘되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중략) 좋은 게 좋은 거랍시고 한두 번 넘어가기 시작하면 옆 동네처럼 수가 무너지는 거 한순간입니다. 지금도 한 번씩 전화 돌려보면 ‘임플란트 200만 원입니다’이렇게 말하는 병원이 몇 군데 있는 게 현실입니다. 혹시 주변에 연락 닿는 원장님들은 반드시 제가 경고한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냥 지켜보지만은 않을 겁니다.”(41-42쪽)  

어느 날 구청 직원들이 찾아와 간판 철거를 지시했다. 직원들은 퇴사를 종용하는 전화를 계속해서 받았다. 기자재 업체로부터 거래 불가 연락을 받았고, 직원 채용 공고를 올린 치과계 신문은 폐간되었다. 이 치과는 진료비를 싸게 한다는 이유로 ‘덤핑치과’, ‘영리병원’이 되었다.

현직 치과의사 고광욱의 『임플란트 전쟁』 은 그가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한 ‘본격치과담합리얼스릴러’다. 이 기가 막힌 이야기,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들은 질문을 갖게 될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사실인가, 어디까지가 진짜인가. 이에 답하듯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의 내용은 다 허구다. 만약 실제와 비슷하다면 그것은 현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아주 좁고 폐쇄적인 사회

책 첫 머리에 “이 소설의 내용은 다 허구다.”라고 적었어요. 마치 선언처럼 이렇게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제가 직접 겪은 일들이 절반 이상 돼요. 나머지 일들은 간접적으로 듣고, 접한 자료들이고요. 이건 대중들에게 알리려고 쓴 책이니까요. 쉽게 접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설 형식으로 썼어요. 서로 연관되는 사건을 써야 하니까 본의 아니게 피해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서 가명도 쓰고, 단체 이름도 바꾸고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실제 있었던 일들을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밝히긴 밝혀야 했어요. 동시에 완전히 없는 일은 아니고, 어느 정도는 실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썼다는 것도 알리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르포로 썼다고 들었어요.

네, 완전히 기사처럼, 다큐멘터리로 쓴 원고가 있었고요. 기획 단계에 소설로 바꾸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법적인 부담감이 있는데다가 르포 방식으로 쓰려면 100% 확실한 물증이 있는 것만 써야 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 많은데 제한이 있었던 거죠. 또 ??시, XXX 누구, 이런 식으로 가려서 많이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러면 읽는 것도 재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이게 우울한 얘기일 수 있거든요. 저도 당한 일이 많기 때문에 억울하긴 하죠. 그래도 일단 책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제가 당한 일이 아니라면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흥미로운 일이라고 여겼고, 사람들에게도 흥미 있게 읽혔으면 해서 이 방식으로 썼어요.

그 동안 쓰겠다는 생각은 갖고 계셨던 거예요?

언젠가 이 이야기를 글이든 뭐든 정리해서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수년 전부터 해왔어요. 신기한 일이 많았으니까요. 화가 나기보다 신기하다고 여겨지는 일들이 많아서요. 한 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었죠. 글은 빨리 썼어요. 르포 형식으로 쓸 때도 한 달 정도 걸렸고요. 회의 끝에 소설 형식으로 바꾸기로 하고도 한 달 걸렸어요. 거의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이니까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고요. 물론 준비 기간은 어찌 보면 10년 걸린 셈이에요. 

『임플란트 전쟁』 은 말씀처럼 선생님께서 직접 겪은 지난 10년의 이야기를 담았잖아요. 이것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짐작하기가 어려운데요.

치과의사로 활동을 시작한 게 2008년이고, 딱 10년 전인데요. 여느 동네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치과에서 페이닥터로 일을 했었죠. 그때부터도 신기하다는 생각은 했어요. 보통 사람은 이해 못할 비상식적인 일들이 있다고 느꼈거든요. 책에 등장하는 치과의사 익명게시판은 실제로도 있어요. 생긴 지 15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곳에서도 여러 이해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더라고요. 보면서 치과계는 아주 좁고 폐쇄적인 사회라 신기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느낌은 있었죠. 하지만 어쨌거나 저와 직접 관련된 일은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2009년쯤부터 제 병원을 시작하고 진료비를 싸게 했는데요. 책에 진료비가 적힌 팩스를 받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건 사실 제가 치과의사 되자마자 받아봤던 거예요. 하지만 그대로 받지 않고 진료비를 싸게 받았죠. 그때 진짜 태클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태클이라면?

사실 진료비 싸게 하는 게 범법행위도 아니고 누가 제재할 수도 없어요. 그러니까 간접적인 괴롭힘으로 태클이 들어왔어요. 하나 같이 치졸하고, 비겁하다고 느꼈는데요. 더욱이 의사를 괴롭히면 피해는 환자가 봐요. 환자를 볼모로 괴롭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사건이 워낙 다양하고요. 책에는 일부만 들어간 건데요.(웃음) 이것이 단순히 동종업자들 사이의 해프닝에서 머물지 않잖아요. 정치권도 연관이 되었고요. 실제로 경찰, 검찰 조사도 일어났고,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저희를 악한 집단으로 취재해 방송하기도 했죠. 최근 몇 년 정치 뉴스가 풍년이었잖아요. 그걸 보는데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과 아주 비슷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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