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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의 옹기종기] 강연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러요 (G. 손경이 강사)

지금 제 옆에 “51세기에서 온 엄마”(웃음)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 강사님이 나와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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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단지 성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성교육은 ‘관계’에 대한 교육을 바탕으로 합니다. 대인 관계 능력, 공감 능력이 근본인 만큼 국가나 사회적 차원에서 한번 반짝하고 끝낼 수 있는 성질이 아니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정에서, 일상 속에서, 대화 속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훈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부모님이나, 부모님이 아니라도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교육은 집 안에서, 가족 안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성교육은 태어나자마자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 강사님은 아기의 기저귀를 갈 때도 “축축하겠구나. 기저귀 갈아줄게.”라고 말을 하고 기저귀를 빼는 것, 아이에게 뽀뽀를 할 때도 “정말 예쁘다. 뽀뽀해도 될까?”라고 허락을 구하고 뽀뽀를 하는 것, 이것이 모두 성교육이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은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사실 이건,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란 생각도 들어요. 내 몸을 긍정하는 것, 타인의 신체를 존중하는 것, 바로 거기서부터 올바른 인간 관계가 마련되는 것이니까요.

오늘은 성교육 책이죠?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을 쓰신 손경이 강사님을 모시고, 성교육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성에 대해 얼마나 미숙하고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건강한 관계,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굉장히 시의적이고 중요한 이야기일 것 같아요.  

<인터뷰 - 손경이 강사 편>

오은 :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저희가 준비한 손경이 강사님 소개를 해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자, 소개 나갑니다. “성교육 전문가. 젠더감수성강사. 51세기에서 온 엄마. 아들이 물어보기도 전에 생식기 명칭을 알려주고,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부터는 몽정에 대해 가르친, 미래형 엄마. ‘사정’을 죄책감, 부끄러움 같은 것이 아니라 기쁘고 축하 받을 일로 받아들이기를 바랐던 손경이는 아들이 첫 사정을 했을 때 케이크에 초를 꼽고 ‘존중파티’를 했다. 당연히 손경이의 아들은 그의 성교육 대표 수강생. 야동을 보다 걸리자 아들은 엄마에게 먼저 야동을 함께 보자,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려달라, 제안했을 정도다. 20대가 된 아들과 자위, 성 관계 등 성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눈 유튜브 영상은 지금까지 조회수 280만이 넘었다. On Style<뜨거운 사이다>, OtvN<어쩌다 어른> 등에 출연했다. 그가 출연한 방송 내용은 매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17년 경력의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 현장에서 성장한 “현장형 인간”이다. 언제나 현장에서 배웠다. 새내기 강사 시절, 한 초등학교에서 성폭력을 당했을 때는 “안 돼요, 싫어요”라고 말하라고 매뉴얼 대로 강의했는데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소리 못 질러요”, “성폭력 당해보셨어요?”라고 말했다. 그게 너무 아프고 미안해 반 년을 강의하지 못했다. 그는, 문득 왜 피해자 방지 교육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가해자 방지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남성들이 욕을 먹는다’는 항의를 받은 적도 있지만 그는 성폭력 피해자가 있을 법한 강연을 가면 제일 먼저 이 말부터 한다.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죽지 마세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성교육 강사로 연 350여 건의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나날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다 최근 “잘 알고 제대로 처벌 받게 하기 위해” 광운대학교 대학원에서 범죄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그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임을 고백하기도 한 손경이는 언젠가 피해자를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피해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고 피해자와 피해자가 만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손경이의 곁에서 언제나 가장 친한 친구로 존재하는 아들은 해마다 손경이가 성폭력 당했던 즈음이 되어 우울감에 빠질 때면 함께 여행을 하며 말동무가 되어주는 소중한 친구다.”

저희가 준비한 소개,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손경이 : 옛날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눈물이 확 도네요. 정말 좋았고요. 낱낱이 파헤치셨군요.(웃음)

오은 : 연 350건의 강의를 하신다고요? 1년이 365일이잖아요. 오늘은 그럼 저희 팟캐스트 녹음을 위해 귀중한 강의를 안 하시고 오신 건가요?

손경이 : 오전에 강의 하고 왔어요. 365일 중에서 여름방학, 겨울방학을 뺀 봄, 가을에 오전과 오후, 하루 두 개씩 강의를 해요. 

오은 : 인터뷰 시작 단계에 손경이 작가님께 드리는 ‘deep & slow’는 이것입니다. “사람들과 건강하게 성에 관한 대화 나누는 비결은?” 인터뷰 마지막 단계에 이에 대한 답을 해주세요.

손경이 : 네.

오은 : 최근 인터뷰를 보니까 ‘젠더감수성강사’라고 소개를 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성교육 강사’ 또는 ‘성교육 전문가’라는 소개가 많았는데 이 명칭 변화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손경이 : 사람들은 ‘성교육’에 익숙할 거예요. 하지만 ‘성’이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어요. 현장에서 보니 남성, 여성의 역할을 너무 잘못 알고 있더라고요. 양쪽 성을 다 고민해보자, 라는 의미에서 젠더감수성교육을 하는 거예요. 외국에서는 6-7년 전에 이미 젠더교육을 하고 있었거든요. ‘젠더’는 건강이나 몸뿐 아니라 사회와 문화, 제도까지 모두 포함해요. 보다 미래지향적인 교육이라고 할까요. 낯선 것을 익숙하게,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교육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워낙 복합적인 것이 많이 있으니까요. 성에만 한정해서 이해할 것은 아니죠.

오은 : 그런데 처음에는 부모 교육, 대화법으로 강의 활동을 시작하셨다고요? 어떻게 성에 관해 공부하고, 강의까지 하게 되었는지 듣고 싶어요.

손경이 : 아들이 6살에 유치원을 갔어요. 보내고 나니 편하더라고요. 그때 뭔가 배워볼까 했어요. 마침 구청에서 무료 부모 대화법 교육이 있었어요. 그걸 배우다 보니 창의력, 논술 등 엄청 많은 걸 같이 배웠죠. 그러다 더 배우고 싶어서 봤는데 성교육을 하더라고요.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하다 보니 강사가 됐네요.

오은 : 구청 교육에서 시작해 내로라 하는 강사가 되셨네요. 열정과 관심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일이에요.

손경이 : 구청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던 게 감사한 일이죠. 구청에서 이런 프로그램 많이 해야 해요.

오은: 중요한 계기가 바로 아들이라는 존재인데요. “아이가 아직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부터 몸에 대해 이야기해주었”(4쪽)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게 쉽지 않잖아요. 과연 어떤 동기, 다짐에서 비롯된 것이었나요?

손경이 : 우선 아이가 인지하지 못할 때, 부끄러워하지 않을 때부터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한글을 알려줄 때 냉장고 같은 곳에 카드를 붙여두잖아요. 아이가 계속 보게끔 저도 ‘가나다라’를 다 붙였거든요. 그러면서 아이 이름도 알려주고, 신체의 명칭도 알려줬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기 부분을 아이가 가리키면 제가 알려주고 그랬죠.

오은 : ‘아들과 성에 대한 이야기 나누는 엄마’, 정말 흔하지 않은 경우잖아요. 처음 화제가 된 것이 2017년 3월 공개된 <닷페이스> 영상이었죠? ‘엄마와 아들의 자위토크’라는 제목이 기억나요.(웃음) 이 영상, 어떻게 찍게 되셨는지부터 여쭤야 할 것 같아요.

손경이 : 제가 강사잖아요. 유튜브 검색을 많이 하는데요. 우연찮게 <닷페이스> 영상을 봤어요. 너무 멋있었어요. 영상을 보다가 빠져들어서 계속 보게 됐어요. 강의 때 써도 되는지 물어봐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아들이 “엄마도 영상 찍을래?” 하더라고요. 아들은 저를 출연시킬 타이밍을 보고 있었던 거예요. 이미 <닷페이스>에서 섭외가 왔었던 거죠. 제게 어떻게 말할지 몰라서 기회를 노리던 찰나에 제가 그 영상을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그 말을 한 거예요.(웃음) 그렇게 바로 영상을 찍었는데 나온 걸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오은 : 책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에도 아이와 터놓고 대화하기 위해서 “부모가 먼저 아이와 고민을 나누”(33쪽)라고 말씀하시잖아요. “성교육은 건전한 성습관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갖도록 도와주고 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35쪽)라는 말도 하시는데요. ‘건강한 인간관계’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손경이 : 여자를 여자로 보고, 남자를 남자로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오해가 생기거든요.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것에 답이 있지 않을까 해요. 인간을 여성으로 보기 때문에 성희롱이 발생하고요. 인간을 남성으로 보다가 폭력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상대도 나와 같은 사람이고,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고 받아들이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인간 대 인간으로 보는 교육이 성교육, 젠더교육이라고 저는 생각하게 된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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