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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오상진 “특별히 남자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하지 않은 건 안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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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손을 잡고 바깥공기를 쐬었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마음을 달래주었다. 시간이 지나니, 그래도 이 모든 관심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아내도 그렇다고 말했다. 백사장에 나란히 서서 그림자를 보며 함께 웃었다. 이렇게 밤늦게 집에 돌아갈 생각 없이 도란도란 술잔을 기울이며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시간. 이것이 허용된다는 것이 참 좋았다. 물에 반사된 조명이 아내의 탐스러운 볼에 아른거렸다.(23쪽, ‘밤늦게 집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2017년 4월 30일부터 2018년 4월 30일까지. 꼭 1년의 일기를 책 한 권에 담았다. 아나운서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나테이너’ 오상진의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 는 새신랑이 된 오상진과 그가 바라본 아내 김소영의 사소하고도 빛나는 찰나를 담은 달콤한 신혼일기다. 아니, 어떤 신혼이 마냥 달콤하기만 할까. 둘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서로에게 마음 상한 이야기, 그러다가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화해한 이야기, 그 동안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와 이들이 몸담은 사회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까지 오상진의 일기는 꽤나 솔직하다. “솔직하지 않은 건 안 담았”다고 말하는 오상진.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손잡고 걷는 오상진과 김소영의 생활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따로 또 같이’일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얼마 전 <채널예스>에 이 책을 편집하신 김지향 달 편집장님의 편집 후기가 올라왔어요. 두 분의 오랜 인연과 책 뒷이야기가 재미있더라고요.

편집자님께서 5년 전에 출간 제안을 하셨어요. 당시는 저도 개인적인 고민이 많던 시기였거든요. 그때 글을 쓰고 싶었던 건 제 스스로에 대한 위로 차원이었어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개인적인 위로가 글로 묶여서 나오기 쉽지 않았어요. 쓰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쓰다가 엎고, 원고 한 번 갔다가 접고, 그러느라 5년이 걸린 거죠. 책 후기에도 썼는데요. 책 계약을 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감사하죠. 하지만 이제야 책이 나온 게 저한테는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처음 쓰려고 했던 글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 에 담긴 글로 책 나오게 된 것이 더 다행이라고요?

두 가지 생각이 있는데요. 먼저 많이 부족한 글인 건 확실하죠. 한편 이렇게 나오게 된 데에 대한 뿌듯한 마음도 있고요.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 는 결혼 직후에 쓰기 시작한 일기 형식의 글인데요. 일기라는 형식과 결혼 1년을 담는다는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책으로 묶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뒷표지에 김소영 씨의 짧은 글이 있어요. 보니까 일기 형태의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김소영 씨는 몰랐던 것 같아요.

저희 생활에 시차가 있어요. 저는 아침에 빨리 일어나고요. 소영 씨가 조금 늦게 일어나는데요. 그 시간에 글을 썼어요. 소영 씨는 제가 글을 쓴다는 것, 책 계약이 되어 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는데요. 이런 형식이었던 것은 몰랐던 거죠. 공교롭게 출간 시기가 비슷하게 겹칠 수 있어서 둘이 조율하던 때가 있었고요. 그때야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화자를 오상진 씨라고 하면 김소영 씨는 굉장히 중요한 등장인물, 주인공에 해당하는 인물일 텐데요. 이 책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팩트체크를 해주더라고요.(웃음) 제가 기억한 장인어른과의 대화가 실제로는 이런 것이었다, 하는 식으로 확인해준 부분이 몇 군데 있어요. 그런 몇몇 부분은 수정하고 그랬죠. 사진 정도 검열을 받았고요. 그밖에 특별한 말은 없더라고요.

김소영 씨의 글에서 “기억보다 훨씬 생생하게 우리의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서로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나마 저희는 굉장히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사실은 아주 다른 존재가 만나는 게 결혼이잖아요. 그러니까 얘기를 더 많이, 자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꽤 성실하게 대화를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있었던 일을 제가 이렇게까지 생각한 줄은 몰랐던 거죠. 아내는 그런 걸 새롭게 알게 됐던 것 같아요. 남편이란 사람이 이런 일을 이렇게까지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 것 같고요. 저로서는 참, 솔직하게 내 속내를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2018년 4월 30일, 마지막 일기에 “읽어내려가며 느낀 감정은 감사함이었습니다.”(297쪽)라고 하셨어요.

일단은 부끄러워요. 사실 그렇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독자로서 책을 접해왔잖아요. 제가 만나온 수많은 훌륭한 책들에 비해 제 책이 많이 부끄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어색하고, 이래도 되나 싶고 그렇죠. 그러면서도 내 생각을 말하고 독자와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해요. 부족하지만 글을 쓸 수 있게 응원해주신 주변 분들에게도 감사하고요. 일기를 이렇게 성실하게 쓰기 쉽지 않잖아요. 이 기회에 일기 쓰기가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죠. 스스로 돌아볼 수도 있게 되고, 잊고 있던 것을 다시 보면서 그날 이런 일이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기도 했어요. 그런 면에서 조금이나마 기록을 해왔던 것에 대한 뿌듯함,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 같은 것도 있었어요. 글을 주로 아침에 썼는데요. 아내와 있었던 일을 쓰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반성했죠.(웃음) 덕분에 조금 더 성숙할 수 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그런 면을 읽었던 것 같아요. 자기반성의 태도 같은 것이 있었어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일상 자체를 정리해보니까 좋았어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깊이 있게 들어가 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주로 든 생각이 반성이었죠.(웃음) ‘내가 잘못했다’라기 보다는 ‘이럴 때는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발전의 의미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을 솔직하게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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