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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김수연 “영유아 훈육을 둘러싼 부모들의 착각”

영유아기 때의 훈육은 체벌을 가해야 하는 나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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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를 겨우 떼고 나니 이제는 훈육 걱정이다.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24개월을 키웠는데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사회성이 가장 떨어지는 아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TV는 멀리하고 주말에는 바깥 활동도 많이 했는데, 아이는 갑자기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어른들께 인사 잘하라는 말은 이제는 알아들을 것 같은데, 시큰둥하다. 권위적인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아 그렇게 육아 책도 열심히 읽고 전문가들의 강연회도 찾아다녔는데 도저히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훈육은 과연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위 사례를 들은 아기발달전문가 김수연 박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훈육은 0세부터 필요하다.” 말귀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신생아 때부터 훈육이 필요하다고? 놀라기 전에 ‘훈육’의 개념을 바로잡고 가자. 훈육은 단순히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일이 아니라, 아이가 남을 배려하고 잘 어울리며, 책임감과 자존감 높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영유아발달심리학, 발달신경학을 공부하고, 이스라엘 아동발달연구소에서 영유아 발달평가 프로그램을 운영한 김수연 박사는 현재 ‘김수연아기발달연구소’를 운영하며 수많은 부모와 아이를 평가, 상담하고 있다.

김수연 박사가 쓴 『0세부터 시작하는 감정조절 훈육법』 은 25년 넘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핵가족화된 육아 환경에 적합한 0~5세 훈육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들에게 김수연 박사는 말한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기회를 줘야 한다.” 화내지 않고 내 아이를 훈육하고 싶다면, 아이의 발달 특성과 기질을 잘 살펴보자. 태어났을 때부터 작은 자극으로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히도록 도와주면 감정조절 능력이 향상된다.

발달기적인 특성을 전제로 한 훈육이 필요

0세부터 훈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 굉장히 낯설다.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를 충동적으로 표현하지 않도록 도와주려면 훈육은 0세부터 시작해야 한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에게 “NO” 소리를 하지 않아야 하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애착 개념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0세부터 훈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이에게 감정을 조절할 시간을 주라는 뜻이다. 아이를 방치하라는 말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아기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모가 스스로 안정감을 잃지 않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다가가라는 뜻이다.

울 때 바로 안아주지 않으면 애착에 문제가 생기지 않나?

중요한 게 ‘바로’라는 지점인데. 아이가 울면 다가가서 먼저 양육자의 얼굴을 보여주라. 그러면 아기의 불안이 감소된다. 일단 양육자의 얼굴을 보여준 후, 장난감을 보여주면서 “괜찮아”하고 양육자의 안정적인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불안한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굳이 안아서 흔들어주는 강한 자극을 제공하지 않아도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면, 양육자와의 안정적인 애착관계 형성이 어렵지 않다.

부모의 즉각적인 반응이 없으면,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

평상시에 잘 먹이고 잘 놀아주고 보호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인 양육자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도 양육자가 자신을 위해서 위험한 행동을 저지한 것이라는 걸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정서적인 불안이 발생하거나 감정조절을 하기 어려운 아이로 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잘 보호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의 기질, 발달 특성을 알고 훈육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0세부터 시작하는 감정조절 훈육법』 은 0세부터 48개월 이후까지, 월령별로 구분해 훈육법을 소개했다.

5세 이후는 말로 하는 훈육이 가능하지만, 그 전까지는 대화로 훈육이 불가능하다.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애를 두고 부모가 말로 설명하고 타이르고 훈육하면, 아이에게는 그저 소음이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들릴 뿐이다. 발달기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훈육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 문제는 지금은 핵가족 시대, 독박육아라는 점이다. 대가족 사회에서는 저절로 보고 배우는 부분이 있었다. 조부모나 형제들을 보면서 스스로 습득하는 부분이 컸는데, 요즘은 엄마와 나, 단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거리 두기, 안전문 스킬을 활용하라는 거다.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방법이 ‘거리 두기’다.

아주 단순하다. 바람직한 일을 하면 애정을 주고, 그렇지 않은 행동을 하면 멀어지는 거다. 말로 화내는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거다. 말로 훈육하는 것은 5세 이후나 가능하다.

‘거리 두기’ 기술을 썼는데도 다음날 똑같이 행동할 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0~5세 훈육은 반복적으로 같은 반응을 보여주어야 하는 과정이다. 한두 번 기술을 적용하는 걸로는 아이에게 인식되기 어렵다. 낯선 환경에서 떼를 쓰는 경우에는 최소 4회 정도의 같은 경험이 주어질 때, 아이가 비로소 양육자의 의도를 이해한다.

5세 이전의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는 경우는 어떻게 보나? 회초리는 과연 효과가 있나?

회초리는 아이가 잘못을 뉘우치게 하기보다 양육자에 대한 두려움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손찌검은 회초리보다 더 큰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얼굴 부위에 손찌검을 당하면, 오랫동안 기억이 나서 성인이 되어서까지 마음에 큰 상처로 남는다. 특히 독박육아에 있어서 체벌은 절대 안된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많고 아이의 어떤 경우에도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체벌해도 된다. 이를 테면 훈장 선생님 같은. 하지만 육아에 경험이 없는 사람이 체벌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중 체벌하는 경우도 많다.

이중 처벌을 하면 아이가 상처를 받는다. 거리 두기, 밖으로 데리고 나오기, 안아서 안전문 안에 두기 등 신체를 구속하는 방법은 아이의 충동적인 행동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거다. 행동으로 훈육한 후 다시 말로 야단치면 아이가 이중 처벌을 받았다고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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