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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종범 “자존감의 뿌리에는 자기 이해가 있어요”

20대 내내 온통 저 자신을 이해하는 데 관심을 쏟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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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작성일자2018.04.17. | 3,164 읽음

만화가 이종범은 스스로 ‘참치형 인간’이라고 소개한다.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참치처럼 계속 무언가 도전하고 시도해왔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 연세대 심리학과에 들어갔고, 네이버 웹툰에 <닥터 프로스트>를 연재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만화가 외에도 라디오 DJ, 팟캐스트 진행자, 재즈밴드 드러머 등 하나만 해도 모자랄 타이틀을 여럿 달고 청강대학교 만화콘텐츠 스쿨 교수로 학생을 가르친다.

하지만 이종범은 자신의 인생을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중 대부분은 도망 다니는 일’이었다고 고백한다. 만화가를 준비하면서 보냈던 혹독한 기간, 누구에게나 있었을 지질한 시절을 그렇게 도망 다니면서 보냈다. 그렇다고 자신감과 확신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도망 친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도망 후에도 다시 숨을 고르고 도전할 수 있었다. 에세이 『그래, 잠시만 도망가자』 는 ‘이겨내자’는 세상의 목소리에서 벗어나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도망치기를 권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이런 경우에 적합한 문장이다.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천재예요

에세이집은 처음 냈어요. JTBC 프로그램 <말하는 대로>에서 ‘도망가도 괜찮아’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는데, 책 제목은 거기서 나온 건가요?

<말하는 대로> 나오기 전에도 글 대부분은 나와 있었어요. 웹진 <아이즈>에 연재한 글이 쌓이면서 편집인들이 책으로 엮을 가능성을 봤던 것 같아요. 방송 출연이 방향을 명료하게 만들어 준 건 있어요. 일상처럼 글을 연재하다 보니 웹툰 작가로 산다는 것에 대한 글도 있었고, 어떤 글은 제 개인고백이기도 했고요. 방송하면서 말을 정리하다 보니 파편화된 글이 하나의 주제로 묶이더라고요.

창작의 도구로 계속 만화를 써 왔는데, 글은 또 도구가 달라요. 글 쓰는 건 어땠나요?

만화하고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긴 했는데, 저랑 만화가 편한 관계는 아니에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사명감으로 진지하게 했다면 글은 더 편하게 다루는 관계였죠. 하지만 만화는 어떤 이야기나 인물 뒤에 숨어도 글은 제가 전면으로 드러나다 보니까 숨을 곳이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정교하게 정리해야 했죠. 가장 편하고 쉬운 게 말이라면 가장 진지한 게 만화고, 말보다는 불편하지만 만화보다 편한 게 글인 것 같아요. 말처럼 휘발되지 않아서 좋아하기도 하고요.

휘발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곤경에 처하기도 하죠.

그렇죠. SNS에 쓴 말이 조리돌림을 당하기도 하고요. (웃음)

창작에 관한 문장이 많이 나왔어요.

에세이를 연재하던 기간에는 ‘창작하는 자신’이 최대 관심사였어요. 만화뿐 아니라 무언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을 독자로 상정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책 중 하나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거든요. 작법서와 창작인이 쓴 에세이나 똑같이 작법과 창작론을 이야기하지만, 후자는 창작하는 자신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여러모로 창작하는 지망생에게 하는 조언같이 느껴졌어요. 혼자 스토리를 공부할 때 어떻게 했는지 알려준다든지요.

여러 지망생이 질문을 많이 했던 부분이었어요. 처음에는 에세이인데 너무 작법만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고민을 했는데, 편집자님이 귀농한 사람이 쓴 에세이는 농사법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무슨 글이든 글쓴이의 성분 중에 중요한 부분이 들어간다는 말씀을 하셔서 용기가 났어요. 제 생활이 창작과 관련되어 있으니 창작을 많이 이야기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한 가지, 제가 쓰지 않은 느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원칙은 있었어요. 더 잘나가는 작가가 쓴 작법론과 제 작법론은 차이가 있어야 하니까요.

관련 책
그래, 잠시만 도망가자
그래, 잠시만 도망가자
저자
이종범
발행일
2018.03.26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가격
정가 13,800원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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