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청년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위대한 일

조회수 2021. 4. 5. 14: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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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주지방경찰청

2018년 10월.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경찰은 스무살 청년을 숨지게 한 교통사고 현장 CCTV를 되감아 보다 숙연해졌습니다.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하고 있던 행동을 보며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고, 이례적으로 이 CCTV 장면을 대중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영상은 감히 ‘작은 영웅’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상을 끝까지 보시면 분명 눈물을 흘리실 겁니다.

출처: 고 김선웅씨 유가족

요리사를 꿈꾸던 열아홉 살 김선웅씨는 2018년 제주한라대 호텔조리과에 입학했습니다. 아버지 부담을 덜겠다며 심야 아르바이트도 시작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그날도 여느 때처럼 일을 마치고 새벽 3시 어두운 거리로 나섰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갑자기 텅 빈 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선웅씨를 덮쳤습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머리의 상처가 너무 컸고, 선웅씨는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출처: 제주지방경찰청

사고를 조사하며 주변 CCTV를 되감아 본 경찰은 그 안에서 놀라운 장면을 봤습니다. 


선웅씨는 귀가하던 길에 손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발견했습니다. 할머니는 무거운 짐을 잔뜩 싣고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계시던 중이었죠. 길바닥 틈에 바퀴가 빠졌는지 수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그걸 본 선웅씨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수레를 이리저리 흔들어 바퀴를 빼낸 다음 앞장서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힘들진 않을까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할머니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어디까지 가시는지, 힘들진 않으신지 할머니께 묻는 듯한 모습도 영상에 찍혀 있었습니다. 


그렇게 150m 정도를 걸어가는 중 갑자기 한 차량이 횡단보도에서 선웅씨를 들이받았습니다. 곧장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사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내렸습니다. ‘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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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선웅씨 가족에게는 한 차례 비슷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선웅씨가 6살 때, 어머니가 집 욕실에서 넘어져 뇌진탕을 당한 겁니다. 어머니는 3년 간 식물인간 상태로 투병하다 2007년 숨을 거뒀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족들은 선웅씨 상태가 당시 어머니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았고,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직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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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선웅씨를 또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남기기로 했습니다. 그의 마지막을 숭고하게 기릴 방법으로 장기조직기증을 택한 것이죠. 그는 7명에게 값진 새 인생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요, 선웅씨는 다른 이의 심장이 되어 올해도 포근한 봄을 맞을 겁니다. 누군가에겐 눈이 되어 노랗게 피어날 개나리를 보겠지요. 그렇게 영원히 우리 곁에서 크고 작은 울림이 되길 바랍니다. 


이 코너의 이름은 ‘작은 영웅’이지만 이 사연만큼은 작은 영웅이란 표현을 쓰지 못하겠네요. 누구보다 큰 영웅이었던 故 김선웅씨의 명복을 빕니다.

출처: 고 김선웅씨 유가족

이 이야기는 책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에 소개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이 책엔 작은 다정함으로 주변을 위로하고 세상의 온도를 높여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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