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소녀의 '첫 생리'를 챙겨 준 부부

조회수 2021. 3. 29. 2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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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만난 소녀가 갑자기 ‘첫 생리’를 시작해 당황해 하는 걸 눈치 채고 소녀를 챙겨 준 부부가 있습니다. 부부는 소녀에게 생리용품뿐 아니라 “첫 생리를 축하한다”며 꽃다발까지 건네줬죠.


당황했던 소녀는 안도감과 그리고 오늘 처음 본 부부의 배려에 대한 고마움에 펑펑 울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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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서 중고 컴퓨터 장사를 하는 부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건 2018년 2월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엄마가 6학년 딸에게 저렴한 컴퓨터를 사주고 싶다는 전화였죠. 그런데 통화를 마칠 때쯤 엄마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자신은 지방에 있고 딸은 서울에서 할머니와 둘이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정이 좀 있어서……”라는 엄마의 말엔 복잡한 심경이 담겨있었습니다. 남편은 며칠 뒤 컴퓨터를 들고 그 아이의 집을 찾았습니다. 


낡은 건물이 들어찬 동네, 그중에서도 유독 허름한 집 앞에서 할머니가 손짓을 했습니다. 집에 들어서니 가족의 형편이 한눈에 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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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딸이 보내는 돈이 넉넉하지 않은 듯, 방 한쪽에 액세서리를 조합하는 부업거리가 늘어져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설치하고 있는데 한 소녀가 집에 왔습니다. 컴퓨터를 보더니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며 이리저리 구경하기 바빴습니다. 


할머니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며 “엄마가 너 공부 열심히 하라고 사준거야. 학원 다녀와서 실컷 해”라며 소녀를 학원에 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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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정류장에 소녀가 서 있었습니다. 학원까지 태워다주겠노라 호의를 베풀자 아이는 덥석 “하계역까지 태워다주세요”하며 차에 올라탔죠.


10분쯤 지났을까. 아이가 갑자기 내려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막무가내로 구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대로변에 아이를 내려주었는데 아이가 앉아있던 자리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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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석 시트에 묻은 검붉은 피. ‘첫 생리’ 같았습니다. 남편은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시트에 새어나올 정도면 당연히 바지에 묻었을 테고, 당장 처리할 물건은 없을 테고, 형편을 봤을 때 휴대폰이 있을 리 만무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고 아내는 지금 갈 테니 일단 생리대, 속옷, 물티슈 등을 사두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도착하자마자 그것을 받아들고서 아이가 들어간 건물의 화장실로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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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어딨니? 아까 컴퓨터 아저씨네 아줌마야.”


그러자 닫혀있던 문 안 쪽에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혼자 소리 없이 울고 있었던 겁니다. 아내를 마주한 소녀는 처음에는 멋쩍게 웃더니 필요한 물건들을 꺼내놓자 그제야 목 놓아 울었습니다. 


아내는 괜찮다고, 아줌마가 다 해주겠다고 소녀를 달랬습니다. 그리곤 남편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습니다. 


“5분 뒤에 나갈 거니까 얼른 뛰어가 꽃 한 다발 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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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온 남편에게 아내는 “보통 딸이 생리를 시작하면 아빠가 꽃다발을 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지 않으니, 그 역할을 남편이 해주길 바랐던 겁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멀리서 아내와 아이가 걸어 나왔습니다. 아이는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팅팅 부어 있었고, 아내의 얼굴에도 눈물 자국이 보였습니다. 남편은 일부러 더 환하게 웃으며 “축하한다”라는 말과 함께 아이에게 꽃을 건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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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소녀의 엄마였죠. 오늘 일을 전해들은 모양입니다. “저, 컴퓨터 구입한…….” 엄마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기만 했지만 분명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낌없이 성의를 베푼 것은 이들 부부였는데, 정작 그들은 아이에게서, 아이의 엄마에게서, 또 아이의 할머니에게서 더 많은 걸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간절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들, 또 그들의 소리 없는 부름에 기꺼이 응답하는 따뜻한 이들. 여전히 우리는 참 살만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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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지만 구독하고 알람설정 해주시면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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