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은 왜 생기는 걸까?

조회수 2021. 3. 29.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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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폰을 샀다. 원래 쓰던 건 내 소중한 추억상자에 넣어두려..... 

...는데 와 이거 내가 진짜 아끼던 건데. 뜬금없게도 추억에 젖어서 그만,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출석부라는 죄수명단에 올라,,

ㅋㅋㅋㅋㅋㅋㅋ으,, 저땐 참 멋지다고 생각해 배경으로 설정해놓은 건데 지금 읽어보니 항마력이 좀 딸린다. 물론 지금도 저 말은 얼추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암튼, 질풍노도의 시기로도 불리는 청소년 시절, 우리는 왜 자의식 과잉에 시달리는 걸까?

유튜브 댓글로 "중2병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건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뇌과학자에게 물어봤다. 

우선 '중2병', 이 단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중2병"은 ‘소확행’이나 ‘하이텐션’처럼 

그 뿌리를 일본에 두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1년 전, 일본의 유명 개그맨이었던 이주인 히카루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는 아직 중2병에 걸려 있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되면서 유행어가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 당시 엄청난 인기 웹툰이었던 '싸우자 귀신아'에서 중2병을 정의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중2'를 설명해보세요라고 했을 때 대부분은 요런 느낌을 상상할 것이다.

그 무엇도 두려워보이지 않아보이는 충만한 자의식흘러넘치는 감정까지.

이런 특징 때문에 북한이 남한을 침략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2가 무서워서'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면 도대체 이 감정과잉, 자의식과잉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은 뇌가 성장하는데 부위에 따라서 10대뿐만 아니라 20대부터 30대까지 성장을 계~속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10대 청소년 특히 이렇게 이유 없는 불안이나 허세, 반항, 감정의 변화와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뇌 발달이 부위에 따라 다 다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거든요."

-정진영 한국뇌연구원 박사
"특히 감정적 행동이나 감정적 표현, 감정의 억제에 관여하는 편도체 그리고 감정 표현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 발달의 밸런스가 아마 청소년기의 중2병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진영 한국뇌연구원 박사

우리 뇌에는 감정과 관련한 부분이 크게 두 부분이 있다.

하나는 감정을 조절하며 공포 및 불안에 대한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 

그리고 감정절제능력을 담당하는 이마 부분의 전전두엽인데, 

청소년기에 신체가 발달하기 시작하면 이 뇌도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머리가 큰다라는 말이 이 말이다)

근데 이게 균일하게 자라나면 좋으련만 실제로 대다수는 뇌의 각 부분에서 성장 속도에 차이를 보인다. 

“편도체는 이렇게 사춘기 시절까지 하면 거의 피크(정점)를 다가가게 되는데 전전두엽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늦게 발달되기도 하고 최근에 연구를 보면 한 30대까지 발달을 한다고 보고 있거든요."

-정진영 한국뇌연구원 박사
"그래서 어떻게 보면 철들지 못하는 성인들도 보면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하는 부분들도 뇌과학적으로 설명하게 되면은 전전두엽이 느리게 발달하는 과정 속에서 어른들도 약간 허세, 반항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전전두엽의 발달이 조금 늦게 나타난 경우에 그렇게 나타날 수 있는 부분들도 있고, 반대 같은 경우에는 전전두엽이 빠르게 발달되고 하면은 너무 억제를 시키는 사춘기의 행태를 나타내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뇌 발달에 갭 아니면 밸런스가 아마 이렇게 중2병의 개인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라는...”

-정진영 한국뇌연구원 박사

그렇다면 이 중2병에서 빨리 빠져나올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다양한 경험. 

“저희가 동물연구나 이런 부분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게 뭐냐하면 캐나다의 맥길 대학 연구에서도 실험실 내에서 쥐랑 아니면 바깥 여러 환경 속에서 (사는) 쥐가 있었는데 흥분하면서 억제를 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들을 겪은 쥐가 전전두엽의 발달을 더 잘 나타내고 그리고 다양한 학습의 경험을 통해서 더 잘 학습하기도 하고 지능도 높아진 이런 경우를 나타냈거든요.

똑같이 사람에게 적용한다고 생각하면은 이렇게 적절한 표현 방법 그리고 적절한 억제 방법을 다양한 환경 속에서 경험하게 되면은 자연스럽게 전전두엽을 이렇게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진영 한국뇌연구원 박사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는 중학생때 이런 저런 다양한 경험보다는 평판좋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들어가기 위한 틀에 박힌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전전두엽의 적절한 발달 시기를 놓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취재를 하다보니 어쩌면 중2병은 철부지 개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든 현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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