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당한 교감과 교사의 반전..서공예 사태 근황

조회수 2021. 1. 15. 16: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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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사관학교’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서공예) 학생들이 교내 비리를 폭로해 이슈가 됐던 ‘서공예 사태’가 터진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이 학교 교장은 학생들을 외부 공연에 동원시키고 사적인 모임까지 데리고 나가며 선정적인 무대를 꾸미게 해 공분을 샀었는데 서공예 사태팔로우업했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

당시 논란이 됐던 건 크게 3가지입니다. 


가장 말이 많았던 술자리에 학생을 동원공연을 시킨 혐의는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순 있지만 예고 특성상 교육 목적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 다음 논란이 됐던 건 교원 부정채용 혐의입니다. 2019년 4월 19일 서공예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는 교원 면접시험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며 권모 교감과 박모 교사고발했습니다. 

그해 2월 27일과 28일에 시간강사와 기간제 교원 채용 면접이 있었습니다.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둔 박 교사는 재임용을 위해 28일 기간제 교원 채용 면접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권 교감이 전날 실시된 시간강사 면접 위원으로 박 교사를 임명한 겁니다. 

시간강사와 기간제 교원은 동일한 면접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학운위 측은 권 교감박 교사가 사전에 질문지를 볼 수 있게 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죠. 


결국 박 교사는 최고 득점자로 다시 채용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논란이 됐던 건 구청 보조금 횡령 혐의. 


당시 박모 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은 2015~2018년 구로구의 보조금 1억872만원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은 혐의로 입건됐었습니다.

[새로 취재한 사실]

팔로우업 취재 결과 ‘교원 부정채용’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 다른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권 교감과 박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팔로우업이 확보한 인사위원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당시 박 교사를 시간강사 면접위원으로 임명한 건 권 교감이 아니라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었습니다. 

실용무용과 시간강사를 뽑는 면접이었는데 실용무용과 교사가 공석인 상황이라 8년 동안 한국무용 수업을 담당했던 박 교사가 적임이라고 판단했던 것이죠. 


박 교사에게 면접위원을 요청한 것도 한국무용 수업을 총괄하는 연기과 학과장이었습니다. 

박 교사가 봤다던 면접 질문지도 누구나 교육청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자료인 ‘계약제 교원 면접 질문지 예시’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공예 측 관계자는 “당시 학교가 시끄러웠던 상황이어서 기간제 교사 지원자도 박 교사를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권 교감과 박 교사는 왜 고발을 당했던 걸까요. 

권 교감 박 교사학생들이 학교의 비리를 밝히는 과정에서 많은 힘을 보태줬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교장이 박 교사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려 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교장이 ‘학생을 선동해서 학교를 어지럽힌 사람(박 교사)을 어떻게 쓰겠냐’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팔로우업에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박 교사가 면접에 합격한 뒤에도 교장이 승인을 하지 않아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를 받은 뒤 겨우 재임용됐습니다.

고발장도 학운위 구성원의 합의 없이 학운위 부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제출한 것이었습니다.

 이게 문제가 돼 학부모들은 임시총회를 열고 부위원장에게 따져 물을 계획이었지만 참석하기로 돼 있던 부위원장은 총회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팔로우업이 입수한 당시 문건을 보면 학부모들은 ‘부위원장이 어떻게 이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청에 고발했는지’

 ‘운영위원회 전체 또는 일부와 회의를 거쳤는지’ 

‘고발 당시 이 내용이 명백한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논의를 거친 운영 위원 중 그 누구도 반대를 하지 않았는지’ 등을 물을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실용무용과 학생이었던 A씨는 팔로우업과의 통화에서 “당시 학운위 부위원장이 당시 교장의 최측근이라는 건 학생들 대다수가 공공연히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당시 학운위 부위원장은 현재 서공예 재단의 이사재임 중이라고 합니다.

한편 서공예 학교 관계자들이 구로구 보조금 1억여 원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은 혐의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당시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교육청에선 행정실장의 해임을 요구했었는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행정실장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행정실장은 당시 문제가 됐던 교장의 아내이기도 하죠. 학교 실세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실용무용과 학생들은 논란 이후 불이익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용무용과를 졸업한 한 학생은 “실용무용과가 공연을 제일 많이 했었는데 사태 이후 대부분 공연이 연극영화과 학생들에게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당시 문제 제기를 했던 학생들이 졸업하고 사태가 잊혀 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하는데 이게 다행인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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