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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가 역대 최강 한파를 견딜 수 있었던 이유

조회수 2021. 1. 11. 16: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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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알록달록 따뜻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곳은 경남 진주시 충무공초등학교 인근. 

뜨개 옷 덕분에 나무들도 역대 최강의 한파를 견딜 수 있었을 텐데 이 뜨개옷엔 남모를 사연이 있습니다. 


가로수를 장식한 뜨개옷은 이 학교 뜨개동아리인 ‘짜요’ 회원 학부모들의 작품입니다. 

당초 연말 전시회를 계획하고 한 해 동안 만들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전시회는 여의치 않았습니다.


 방법을 찾다 나온 한 가지 아이디어. 

울적한 연말 분위기에 메마른 겨울나무 모습까지 더 삭막하니, 나무을 입혀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어쩌다 한번 하는 등굣길(이 학교는 학년별로 주1~2회 등교하고 있다)에서라도 즐거움을 주면 좋겠다는데 마음이 모였습니다.

엄마들의 아이디어에 학교도 적극 움직였습니다.


 기왕이면 무료한 아이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술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걸 수 있는 키트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예전 같으면 학교 활동에 시시해했을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술에 소원을 적었습니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고 매일 학교에 등교하면 좋겠어요"
"매일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고 싶어요"

아이들은 자신의 소원이 걸린 술을 보며 좋아했습니다.

 이 학교 5학년생을 둔 한 엄마는 


“요즘 안 그래도 사춘기가 시작된 것 같은 딸이 집에만 있으면서 더 무기력해져 걱정이었다”면서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오랜만에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라 좋았던 거 같아 더 안쓰럽고, 고맙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며, 계속된 변화에 대응하느라 지친 건 선생님도 마찬가집니다. 


이 학교 박민정 선생님 “아이들이 건 소원들을 보면서 선생님들도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쉽지 않고, 안팎으로 힘든 일이 가득한 상황을 생각하면 그저 울적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우리 자신일지 모릅니다.

요즘은 거리의 나무들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로 최강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데 충무공초등학교 앞 나무들은 이 한파를 견딜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뜨개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뜨개작품에 담긴 손난로 같은 이야기 덕분에 더 포근했을 것 같네요.

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엔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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