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가 역대 최강 한파를 견딜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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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알록달록 따뜻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곳은 경남 진주시 충무공초등학교 인근.
이 뜨개 옷 덕분에 나무들도 역대 최강의 한파를 견딜 수 있었을 텐데 이 뜨개옷엔 남모를 사연이 있습니다.
가로수를 장식한 뜨개옷은 이 학교 뜨개동아리인 ‘짜요’ 회원 학부모들의 작품입니다.
당초 연말 전시회를 계획하고 한 해 동안 만들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전시회는 여의치 않았습니다.
방법을 찾다 나온 한 가지 아이디어.
울적한 연말 분위기에 메마른 겨울나무 모습까지 더 삭막하니, 나무에 옷을 입혀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어쩌다 한번 하는 등굣길(이 학교는 학년별로 주1~2회 등교하고 있다)에서라도 즐거움을 주면 좋겠다는데 마음이 모였습니다.
엄마들의 아이디어에 학교도 적극 움직였습니다.
기왕이면 무료한 아이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술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걸 수 있는 키트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예전 같으면 학교 활동에 시시해했을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술에 소원을 적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원이 걸린 술을 보며 좋아했습니다.
이 학교 5학년생을 둔 한 엄마는
“요즘 안 그래도 사춘기가 시작된 것 같은 딸이 집에만 있으면서 더 무기력해져 걱정이었다”면서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오랜만에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라 좋았던 거 같아 더 안쓰럽고, 고맙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며, 계속된 변화에 대응하느라 지친 건 선생님도 마찬가집니다.
이 학교 박민정 선생님은 “아이들이 건 소원들을 보면서 선생님들도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쉽지 않고, 안팎으로 힘든 일이 가득한 상황을 생각하면 그저 울적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우리 자신일지 모릅니다.
요즘은 거리의 나무들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로 최강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데 충무공초등학교 앞 나무들은 이 한파를 견딜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뜨개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뜨개작품에 담긴 손난로 같은 이야기 덕분에 더 포근했을 것 같네요.
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엔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