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졸업생의 최후? 떡볶이집 사장님 인터뷰

조회수 2019. 11. 8. 16: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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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를 졸업하고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뭔지" 떡볶이 가게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안녕하세요! 쏘크라테스 황이라고 하고요
마포에서 ‘쏘크라테스 떡볶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쏘크라테스 황 -
(쏘크라테스떡볶이 운영 · 가명 · 30대 초반)
소크라테스는 실제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아니고요.

개인 떡볶이 브랜드를 차려야겠다고 ‘이름을 도대체 뭘로 해야 할까’ 고민할 때 처음엔 ‘이데아 떡볶이’ ‘플라톤 떡볶이’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책장을 봤는데 ‘소크라테스의 변론’이라는 책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 맞다 이거야’ 이름이 가슴속에 새겨지더라고요.

- 쏘크라테스 황 -
(쏘크라테스떡볶이 운영 · 가명 · 30대 초반)

가령 떡볶이를 먹을 때도 ‘이 떡볶이의 느껴지는 매운맛이 과연 어떻게 느껴지는 것인가’ 저희 가게 설명을 보시면 제가 스스로를 ‘분식철학자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배달의민족 리뷰에 ‘낙성대 푸코’라고 한 분이 미셸 푸코가 했던 말을 인용해서 “당신은 시대의 도덕맛에 맞서는 영웅이 되어야 한다” 고 적어주셨어요.

그래서 ‘우리 떡볶이를 드시는 분들이 되게 지식인이 많구나’ 사실 어울리지 않는 공간인데 우리 떡볶이집 댓글 공간에는 이렇게 지적인 내용이 많이 있다는 거. 저한테는 일종의 자부심이기도 해요.

- 쏘크라테스 황 -
(쏘크라테스떡볶이 운영 · 가명 · 30대 초반)


‘나 이제 뭐 먹고 살지’ 사실 이게 모든 문과, 취업과 무관한 과를 들어가면 대부분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공대생의 말로는 치킨집이다’ 이런 말이 있었던 것처럼 ‘철학과 졸업생의 말로는 떡볶이집이다’ 본의 아니게 철학과 분들에게 이런 이미지를 심어드린 것 같아서 죄송해요.

저를 제외한 철학과 친구들은 대체적으로 다 복수전공도 하고 스펙도 좋더라고요. 다들 알아서 잘 먹고 잘 살아요.

- 쏘크라테스 황 -
(쏘크라테스떡볶이 운영 · 가명 · 30대 초반)

저희 떡볶이는 조금 장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진지하게 떡볶이를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하나하나 생각하고 저만의 철학을 완성하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떡볶이고요. 틈틈이 시간 되는 대로 책도 사고 공부는 저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 계속해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요.

철학이 사실 요새는 되게 쓸모없는 것처럼 그려지는 사회긴 한데, 모든 분에게 다 철학은 있다고 생각은 해요. 그거는 일종의 삶의 태도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져 온 철학책들을 가끔 한 번씩 읽어보시면 본인만의 철학을 완성하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쏘크라테스 황 -
(쏘크라테스떡볶이 운영 · 가명 · 30대 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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