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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닌 이유

훌륭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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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능함이 실망스러워서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순리대로 살기로 선택했는데 실천이 어려웠다. 달려오던 속도를 갑자기 줄이기가 어려운 건 당연한 일, 게다가 ‘열심히 살지 않는 것 = 무용한 사람’이라는 공식에서 자유로워지기가 쉽진 않았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에 떠밀리기도 하고, 내 무능함이 실망스러워서 무기력에 빠지기도 했다


별로 애를 쓰지 않아도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실제로 별로 애를 쓰지 않았다. 그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해보다 일이 줄었다. 당연히 수입도  줄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다른 해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내가 한 것은 단 하나. 그저 꾸준 하게 썼다는 것뿐이다


수입이 줄어도
졸라매고만 살지 않을 수 있어

수입이 줄었다고 해서 졸라매고만 살지도 않았다. 내 일상은 느슨해졌지만, 일상으로부터 느끼는 행복의 빈도는 늘었고, 만족의 밀도도 높았다.


이효리 말대로 살려고 했는데

언젠가 한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효리가 나중에 커서 훌륭 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한 아이에게 해준 말이 있다.

출처JTBC <한끼줍쇼>방송 화면 캡쳐
“(하고 싶은 대로) 그냥 아무나 돼.”

안 되는 일도
억지로 되게 하려 애썼던 날들

사람마다 크기와 능력이 다른데, 나는 누구나 꿈꾸는 ‘훌륭한 사람’을 기준으로 삼고 그렇게 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하면서 안 되는 일도 억지로 되게 하려 가련한 노력을 너무 오랫동안 하고 살았다


“작은 배가 말한다. ‘잡아당기지 마세요. 누르지 마세요. 우리는 하나하나 달라요. 하나하나 걸리는 시간도 달라요. 그러니까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작은 배는 또 말한다. ‘우리는 크기가 달라요. 우리는 모양도 달라요.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하면 마음이 작아져요. 마음이 작아지면 떨려요. 마음이 떨리면 몸도 작아져요.’”
-마스다 미리,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중에서

언젠가 우연히 이 그림책을 보며 울컥했다. 그 이후로 마음 이 조여 올 때마다 이 책을 꺼내본다. 나를 채근하는 빈도가  줄어들면서, 실제로 작년보다 많이 웃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많았다. 그래서 내년에도 올해처럼 살고 싶었으나 나의 소박한 목표를 흔드는 야속한 일은 늘 생기기 마련이다.


다시 애쓰게 될까봐 겁이 나지만

나는 과연 내년에도 같은 목표를 지킬 수 있을까. 많이 일 하지 않고 적게 버는 삶이 주는 여유를 지속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위로했던 꿈,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되게 하지 않겠다는 목표 아래에서 평안하고 충만한 한 해였는데, 다시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될까 봐, 아니 애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 될까 봐 겁이 났다. 



그래, 지금까지의 경험상 어떻게든 살아낼 것이다. 아무것도  안 된 채로 잘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여서 할 수 있는 것을
지키고 싶어

다만,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을 잘 지키고 싶다. (잘 쓰진 못 해도 계속 썼던) 꾸준함, (가끔 조급해지긴 했어도) 너무 애쓰지 않는 마음, (시기심과 좌절감 사이를 분주히 오가다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덜어내고 받아들인 내 자신,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돈이 없어도 여유로웠던 마음, (기대했던 내가 아니어도) 나를 좋아하고 인정하고자 했던 마음 같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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