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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트'에서 '자연은'까지, 브랜드 시장에서 살아남는 이름의 법칙5

조회수 2019. 3. 14. 09: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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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네이밍은 땅따먹기와 유사하다.
주스 브랜드의 시조새
‘델몬트’와 ‘썬키스트’

라벨이 아니다, 품질의 보증이다
<델몬트>

델몬트(Delmont)는 1892년 미국 캘리포니아 과일 채소 가공업체가 모여 설립한 세계적인 청과물 브랜드입니다. 1909년에 만든 로고에는 ‘라벨이 아니다, 품질의 보증이다’라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품질을 향한 델몬트의 정체성은 지금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죠.


1973년 미국 식품 회사 중 최초로 제품에 영양 표기를 부착 한 것도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였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과일에 라벨 붙이기

<선키스트>

그런가하면 한편 썬키스트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감귤 재배 농장 수 천 개가 회원으로 가입한 비영리 협동조합입니다. 1891년 도매상들의 횡포로 감귤류를 재배하는 농부들이 판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게 되었는데요.


이에 분노한 농부들이 1893년 전국의 판매 유통을 직접 관리하는 ‘Southern California Fruit Exchange’를 설립했고, 1908년 고품질 오렌지에 썬키스트(Sunkist)라는 상표를 부착했다. 과일에 브랜드 이름을 부착한 세계 최초 사례입니다. 


주스의 몰락 주스의 흥망성쇠

입맛이 변한걸까?
사람들은 주스를 싫어하는 걸까?

역사가 깊은 주스 시장이 한국의 경우, 2004년부터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과일의 맛과 영양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믿음을 져버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온 유통 주스의 단맛이 인위적인 맛 이라는 사실, 주스에 담긴 향과 영양소 역시 페이크(fake)라는 불편한 진실 때문입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마시는 과일의 상큼한 맛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이 주스를 고를까요? 어떤 브랜드가 오래 남을까요? 가야농장에서 쥬시까지, 치열한 주스 시장에서 살아남는 이름의 법칙을 알아봅니다. 


관점을 달리하면 보인다

과일이 아니라면
야채는 어떠한가?
출처: 야쿠르트_하루야채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 하루야채는 과일의 맛과 영양을 간편하게 즐기는 것을 넘어 ‘하루에 필요한 야채’ 라는 차별화된 관점으로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차별화된 콘셉트만 있으면 주스 브랜드가 마스크 팩 브랜드도 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좋은 이름은 다 남의
차지인 것 같지?

우선 존재이유가 튼튼하면
이름이 단단해진다

브랜드 언어를 찾는 것은 땅따먹기와 같습니다.

놀랍게도 브랜드 네이밍도 땅따먹기와 비슷합니다. 아직 선점되지 않는 나만의 땅을 찾아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주인이 되죠.


‘아침에 주스’가 있기에 아침이 선점되었고 ‘가야농장’이 있기에 농장이 선점되었습니다. ‘하루야채’가 하루를 선점했기에, 이를 뛰어넘는 ‘하루에 필요한 야채를 담은 주스’는 절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출처: 웅진식품_자연은 브랜드 소개
모든 이름이 선점된 것 같다면
나무 말고 숲을 보라
'자연은'

90일 잘 자란 토마토
790일 잘 자란 알로에

좋은 땅은 이미 다 선점된 것이 사실입니다.


깃발을 꽂을 만한 기름진 땅이 주인 없이 남아 있을 확률은 낮습니다. 그런데, 아직 ‘자연’이라는 너무나 비옥한 땅이 주스 시장에서 아직 주인 없이 남아 있었습니다. 숲을 본 결과입니다.


그 좋은 땅에 얼른 깃발을 꽂고 최소한의 변형만으로 땅 자체의 매력을 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평범하고 개성 없는 단어라는 약점은 다양한 브랜딩 작업으로 보완했죠. 이 이름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연’이라는 단어를 과감히 선점한 것. 

밋밋한 이름은
서브 브랜드 네이밍으로 보완

이 이름의 또다른 매력은 열린 결말입니다. 자연은은 패밀리 브랜드로, 그 밑으로 서브 브랜드, 즉 자식 브랜드들의 스토리가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브 브랜드들이 공통된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각자의 목소리를 낼 여지를 남겨야 했습니다.


자연은 착즙 100
자연은 요거
자연은 잘자란 유기농
자연은 잘자란 배도라지

사람들은 자연은의 의미가 ‘Nature is’라고 생각합니다. 틀리지않습니다. 이름을 바탕으로 ‘자연은 천천히’라는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었고, ‘Nature is’가 공식적인 의미가 되었거든요. 하지만 이 이름을 처음 개발할 때의 아이디어는 ‘자연의 은혜’였습니다.


지금도 ‘자연의 은혜’는 자연은의 핵심 가치, 즉 존재 이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웅진식품_자연은 잘자란 유기농 오렌지

이러한 열린 결말형 이름은 지금처럼 고객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시대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갑니다. 자연은은 천연 착즙 주스, 이너 뷰티 주스, 키즈용 주스 등으로 확장을 거듭하며 야채 주스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브랜드 언어 전문가가
32가지 실제 사례로 들려주는
살아남는 브랜드 언어 전략
출처: 저자 민은정_<브랜드;짓다>제공.

저자 소개:

민은정(인터브랜드 한국 법인 CCO)

25년 동안 다양한 기업들과 5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많은 히트 브랜드를 만들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 ‘Passion.Connected. 하나된 열정’과 대한민국 관광 브랜드 ‘Imagine Your Korea’를 비롯해 카누, 티오피, 오피러스, 로체, 알페온, 뮤지엄산, 리엔, 코나, 아난티, 자연은, 굿베이스 등의 네이밍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현재 인터브랜드 한국 법인의 CCO(Chief Contents Officer)로서, 다양한 기업의 브랜딩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브랜딩 모델을 국내 기업에 접목하는 데 힘쓰고 있다. <브랜드;짓다>는 그녀의 첫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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