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으면 퇴근 가능한 이 나라, 당장 떠날까?

조회수 2021. 2. 4. 19: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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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려도 괜찮아." /김규형 『사진가의 기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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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해본 이들이라면 모두가 말도 안 된다며 혀를 찰 내용이다. 그런데 이 황당한 연차 사유가 가능한 나라가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서울스냅’ 김규형 사진가가 자신의 에세이에서 고백해 화제가 된 경험담이다. 직장인들이라면 모두가 이민을 꿈꾸게 될 환상의 나라. 이런 곳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날씨가 좋네. 나는 이제 집에 갈 거야.
너희들도 좋은 하루 보내!’

스물아홉 살의 나는 호주 브리즈번에 있었다. 내 나이 또래와는 다르게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무작정 호주로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언젠가는 뭐라도 되겠지!’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포기할 것이 없었다.

언젠가 호주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를 여행하던 날이었다. 날씨가 좋아서 창문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며 있었는데 갑자기 버스가 멈췄다. 버스 운전사가 뒤돌아보며 ‘날씨가 좋네. 나는 이제 집에 갈 거야. 너희들도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었다.


내 듣기 실력을 의심하며 주변 사람의 표정을 살펴봤는데, 의외로 제대로 들었던 것인지 승객 모두 그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승객을 두고 버스 기사가 퇴근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들이 나에게 전해준 메시지
‘조금 다르게, 조금 느리게 살아도 괜찮아!’

몇 분 정도 기다리자 조그만 차가 버스 옆으로 다가왔다. 거기서 내린 새로운 운전기사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개개인의 시간은 모두 소중하다.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이 문장이 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한국에 있는 동안 나는 내가 다른 나라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 호주는 너무도 느긋해서 답답할 정도로 여유로웠다. 어쩌면 호주는 나만의 속도를 찾도록 도와준 첫 번째 여행지였을지도 모른다.

   


❝문장 몇 줄, 사진 몇 컷이 쌓여 '내'가 되었다.❞


캐논, 에어비앤비, 에잇세컨즈...

브랜드가 사랑한 포토그래퍼 김규형의

가장 일상적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기록


『사진가의 기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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