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다! 그래서 좋다?' 공포 영화를 보는 이유

조회수 2020. 11. 13. 14: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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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게임 산업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매년 핼러윈마다 사람들이

가장 즐겨 분장하는

좀비 Zombie

최근에는 K-좀비라 불리는 국내산 좀비물이 좀비의 최신 계보를 이으며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참신한 좀비물이다!” “끔찍하다! 그래서 좋다!” “한국 좀비는 더 빠르고 더 공격적이다!” ‘좀비의 본고장’인 미국의 유명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올라온 국내 좀비 시리즈 <킹덤>에 대한 반응을 보면 그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무섭고 끔찍할수록 인정받는 좀비는 ‘좀비 아포칼립스’ 등으로 장르를 확장하며 인디 문화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문화를 넘보고 있다.

출처: 넷플릭스, <킹덤>

귀신, 악령, 흡혈귀,
괴물, 외계인,
살인 동물, 기생 생명체,
사이코패스, 살인마

이처럼 공포를 유발하는 기괴한 대상들은 대중적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릴 요소로, 한때의 관행처럼 ‘여름 납량’이라는 구실로, 끊임없이 변주되며 B급 장르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중에서도 좀비는 ‘죽은 것’과 ‘산 것’이라는 범주의 구별을 위반하는 특별한 존재로, 우리에게 더욱 공포와 혐오감을 일으켜왔다.


"공포물의 역설"

왜 우리는 굳이
불쾌하고
감내하기 어려운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좀비(공포)물을
일부러 찾아서까지 볼까?
좀비물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해 불가한 별종 인류라고 결론 내릴 것이 아니라면, 이 역설을 풀기 위해 무엇보다 허구에 대한 감정 반응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대체 왜 우리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대해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일까?

끔찍한 얼굴로 달려드는 좀비에 소름이 쭈뼛 돋는 공포감을 느끼지만 사실 현실 세계에 좀비가 없다는 것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좀비물을 보는 동안 느꼈던 공포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을까?

만약 좀비 같은 것은 없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 좀비 영화를 보고 두려움에 잠을 이룰 수 없다면, 당신은 ‘비합리적’인 사람인가?

하지만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허구가 우리에게 공포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또한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공포물의 역설’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역설에는

미학의 역사 이래 줄곧

중요하게 다뤄진

두 가지 핵심 주제인  

‘허구’와 ‘감정’의 문제가 맞닿아 있다.

‘우리는 왜 예술을 감상하면서

연민, 공포, 슬픔, 분노 같은

감정을 느낄까?’


성적인 욕망, 뒤틀린 유머,
공포와 연민 같은 감정에도
지적 조망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나서서 그것을 맡을 학문은
미학일 것이다.

- 서울대 미학과 이해완 교수

고대로부터 인식되어왔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언급되어온 이 ‘허구’나 ‘감정’에 대한 문제는 아직은 알려진 것보다 알아야 할 것들이 더 많은 영역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학이 미지의 영역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비합리적인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이성 바깥의 인간 능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수립할 대안이나 돌파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와 예술을 조망하는
미학의 또 다른 이름!
‘감성의 철학’으로 배우는
지적 논쟁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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