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게뭐라고

코로나19는 기존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나 여기,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1초 1만 달러’라는 매출을 기록하며 폭풍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20년 1분기 무려 754억 달러(93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이며, 아마존은 지금도 매 초마다 1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초창기, 단지 책만 판매하던 기술 기업 아마존은 이제 해운, 헬스케어, 소비자 금융까지 지배하려 한다. 지칠 줄 모르는 그들의 성장 비밀은 무엇일까? 이 답은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의 경영 철학인 ‘베조노믹스’에서 찾을 수 있다. 베조노믹스란 ①고객 집착 ②극단적 혁신 ③장기적 시각 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플라이휠이라는 개념을 통해 발전시킨 제프 베조스만의 경영 철학이다. 

정지된 회전축에 놓여 있는 3톤짜리 돌바퀴를 떠올려보자. 이것을 움직이려면 엄청난 힘이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매일 충분한 힘을 가하면 플라이휠은 점점 더 빠르게 회전하여 언젠가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들에게 하루나 이틀 안에 무료 배송을 해주고, 아마존 TV쇼 무료 시청, 홀푸드 제품 가격 할인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면, 아마존닷컴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고객이 많아지면, 잠재 고객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는 제3자 판매자들이 아마존닷컴으로 몰려든다. 판매자를 더 많이 모집하면 아마존의 매출이 증가하고,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여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낮춰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면 새로운 고객들이 아마존닷컴을 찾을 것이고, 새로운 판매자들도 이곳을 찾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플라이휠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이 ‘플라이휠’처럼 돌아가도록 설계했고, 자신의 플라이휠을 회전시키기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엄청난 규모로 활용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는 21세기 성공 기업의 운영체제를 바꾸게 될 새롭고도 강력한 사고방식을 창출했다. 그는 이처럼 강력한 플라이휠을 소매업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레이더에 잡힌 언론, 헬스케어, 은행, 해운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베조스가 구축한 경영 패러다임, '베조노믹스'의 3대 원칙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소비자다. 여기서 '소비자에게 집착한다는 것'이 단지 고객이 하는 말을 듣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는 고객을 위하여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틀 이내의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회원 프로그램, 무료 비디오 및 오디오 스트리밍, 킨들, 파이어 TV, 에코, 알렉사와 같은 새로운 혁신은 모두가 기존의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제3자 판매자들을 더 많이 유치하고 매출을 신장시켜서, 플라이휠이 필연적으로 더 빠르게 회전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베조스의 모델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을 더욱 심대하게 바꾸어놓을 것이다. 아마존의 기술력이 이처럼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베조스의 장기적인 경영 관점도 한 몫을 했다. 그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동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언제나 새로운 기술과 사업에 투자했고, 우수한 직원을 고용하는 데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년의 기다림도 감수했다. 

베조스는 직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면 그들이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과 열정을 쏟는 분야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이야기 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능력도 개선된다고 말한다. 이런 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지만, 베조스의 장기적인 전략으로 아마존은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