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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빛낸 최고의 인물들은 누굴까요?

조회수 2020. 12. 30.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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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의 도움으로 많은 확진자를 밝혀낸 한편, 2021년 1월 3일까지 운영 예정이었던 검사소를 2주 연장해 운영한다고 밝혔어요.


올 한 해를 빛냈던 K-방역의 영웅. 바로 의료진분들인데요. 의료진 여러분 덕택에 더욱 안전한 2020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의료진 여러분의 이야기, 같이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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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임시선별진료소 의료진의 안경에 입김이 서려 있다.

폭염에도 한파에도…
최일선에 몸 던진 ‘백의 천사’

“감염병 진료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정도로 힘든 상태입니다. 그래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국민 모두가 일상을 되찾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오늘도 코로나19 전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의료원의 관계자의 말이에요. 어느덧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1개월이 지났어요. 


2020년 모두가 코로나19와 싸웠지만, 최일선에서 의료진은 하루하루 사투를 벌여왔어요. 현장에선 ‘질식 직전’이라는 말이 나와요. 


전신 보호복에 이중 장갑, 덧신, N95 마스크, 얼굴 보호막까지. 감염을 막기 위한 레벨D 방호복은 온몸을 꽁꽁 싸매다시피 해야 하죠. 통풍이 거의 안 돼 산소공급 장치도 달려 있어요. 


잠시라도 쉬면 괜찮은데 계속 움직여야 하니 땀이 마를 틈이 없어요. 피부 곳곳이 짓무를 수밖에 없어요. 병동 밖은 좀 나을까요? 여름철 찌는 듯한 폭염을 견뎠던 선별진료소 의료진은 겨울 한파를 맨몸으로 맞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요. 


그럼에도 의료진은 코로나19 ‘전선으로 달려’ 나가요. 백신 없는 올겨울, 코로나19 3차 대유행 차단을 위해 오늘도 의료진은 불철주야 뛰고 있어요. 정부가 2~3월과 8월에 이어 또 한 번의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이 시작됐다고 밝혔어요. 


3차 대유행을 주도하는 것은 앞선 1, 2차 유행과 달리 특정 종교집단이 아니라 동창 모임, 직장 회식, 대학 동아리 모임 등 바로 우리의 일상 그 자체예요.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가장 일상적인 행동이 가장 위험한 행동이 됐지요. 


국내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연일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어요. 치료 병상 확보가 최대 급선무로 떠올랐어요. 


대구·경북 지역 1차 유행 때처럼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과 인력이 부족해지고, 급기야 응급의료 등 일반 진료체계마저 차질을 빚는 상황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어요. 


병상 부족을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전체 병상의 90%를 차지하는 민간병원의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에요. 2월 대구에서 대구동산병원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12월 20일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음압시설을 비롯한 시설 개선작업이 분주하다. 박애병원은 민간 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병원을 통째로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거점병원으로 내놓았다. | 한겨레

박애병원, 병원 전체를 중환자 전담 거점으로

평택시 박애의료재단 박애병원은 병원을 통째로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거점병원으로 내놓았어요. 민간 종합병원 중 처음이죠. 


김병근 병원장은 “중환자 병상이 계속 부족해지는 것을 보면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방역과 치료에서 중요한 상황이므로 우리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전담 치료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어요.


김 원장의 이번 결정에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경험이 한몫했어요. “메르스 때 우리 병원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전국에서 도움을 주고 응원했다. 이젠 우리가 갚을 차례라고 생각한다.” 


김 병원장은 대구 신천지교회 감염사태 때 경북대구5 생활치료센터장을 맡아 환자를 돌본 바 있어요. 


병원 측은 전체 220개 병상을 모두 비우고 음압 시설 설치 등 시설 개선공사를 거쳐 신장투석 코로나19 중환자 등을 100여 명 입원 치료할 계획이에요. 


수도권 민간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에 참여해요. 신응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장은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코로나 중환자가 당장 갈 곳이 없어 퇴짜를 맞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는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 전 직원이 결단을 내렸다”라고 밝혔어요.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별관 3층 병상 80개를 비우고 중환자 병상 10개, 상태가 덜한 준중환자 병상 10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에요. 


신 병원장은 “어느 정도 손실은 불가피하겠지만, 병원은 결국 생명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우리 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민간병원의 참여도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지요. ‘빅5’ 병원들도 움직이고 있어요. 


현재 20개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은 최근 8개 병상을 추가했고, 삼성서울병원도 6개 운영 중인 중환자 병상을 2개 더 운영할 방침으로 나타났어요.


현재 3개의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과 5개를 운영 중인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추가 병상 계획을 통해 병상 확충에 나선다고 밝혔고, 서울성모병원 역시 6개의 중환자 병상을 이달과 내달에 각각 1개씩 추가할 예정이에요.

▶12월 20일 서울광장 선별진료소 의료진 뒤의 사랑의 온도탑 눈금이 34.8℃를 가리키고 있다. | 한겨레

확진자 폭증에 의료진 또다시 봉사 행렬

2~3월 대구·경북의 1차 대유행 때처럼 의료진의 봉사 행렬이 또다시 이어지고 있어요. 


코로나19 3차 유행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자 대한간호협회(간호협)는 공지를 올렸어요. 12월 10일부터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등 방역·의료 현장 파견 인력 모집을 시작한 것이에요. 12월 1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2443명이 지원했어요. 


직장을 그만둔 간호사가 절반 정도예요. 코로나19 관련 근무 경험이 있는 간호사와 재직 중이지만 휴가를 써 현장에 참여한다는 간호사도 있어요. 현재 휴직 중인 장현진 간호사는 거주지가 대구인데도 수도권 근무를 자청했어요. 


“대구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을 때 의료지원을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걸 보고 자원했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일선 의료진이 제일 힘들 수밖에 없다. 인력이 절실할 때다. 제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이 사태가 진정될 수 있다면 그게 제일 기쁜 일일 것 같다”라고 말했어요. 


대형병원 의사 자리를 내놓고 자원봉사에 나선 의료진도 있어요.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발족한 재난의료지원팀 의사로 현장에 파견된 첫 의사인 홍성휘 씨예요.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에서 일하던 홍 씨는 11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충남 공주시의 한 요양병원으로 파견돼 보름간 격리자를 돌봤어요. 


지금은 서울 성북구 소속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왔어요. 파견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존에 다니던 병원을 사직해야 했지요. 


“어려운 상황, 힘든 상황에서 일하면서 보람을 찾고자 의료인이 됐다. 그 뜻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며 지원 동기를 밝혔어요.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1차 유행 때 참여했던 대구의 의료진들도 동참했어요.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숙영 교수는 의협이 모집한 재난의료지원팀에 자원했어요. 김 교수는 “대구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를 도와준 다른 지역 의료진에게 진 빚을 갚고 싶다”라고 말했어요. 


경력 15년 차의 간호조무사 류지영 씨는 12월 14일부터 경기 의정부시보건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코로나19 현장 파견근무로는 세 번째예요. 1차 유행 때는 7주간 대구 생활치료센터에서 일했고, 10∼11월에는 경기 포천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봤어요. 이번에는 집에서 400km 떨어진 의정부에서 힘을 보태고 있어요. 


간호사 오은지 씨는 결혼하고 울산으로 이사하면서 일을 그만뒀어요. 하지만 최근 간호협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넣었어요. 오 씨는 “휴직 전까지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일하며 코로나19 1차 유행을 겪었기에 현장에 얼마나 일손이 부족할지 잘 알고 있다”며 “3단계가 코앞인 상황에서 가만있는다는 사실이 차마 부끄러워서 자원했다”라고 말했어요.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상황에서 재난의료지원팀을 본격 운영 중이에요. 1000여 명의 전국의사가 등록돼 있어요. 


서울시청 앞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체 채취 등을 담당할 의료인 지원에 한 시간 만에 30명의 전문의가 자원했어요. 


조민호 의협 정책이사는 근무 첫날인 12월 17일 오후 시청 앞 광장 선별진료소에서 꼬박 4시간을 매달려 검체 채취업무를 맡았어요. 


조 이사는 “지금 말 그대로 코로나19가 너무 많이 퍼지고 있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되도록 모임을 삼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어요. 


2020년 한 해 우리는 코로나19로 시작해 크고 작은 고비를 넘어 이제는 많은 것이 달라진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은 우리 모두의 일상을 흔들어 놓았고 전파력이 강한 만큼 걱정과 우려가 높았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일상을 살아가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히는 의료진들 덕분이에요. 코로나19의 진짜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내요. 그리고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에 힘을 보태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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