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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우리나라가 '에스컬레이터 살균장치'를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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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경제적 충격도 이어지고 있죠. 이런 상황 속에서도 무려 120배에 달하는 매출을 낸 국내 회사가 있어요. 바로 에스컬레이터 살균장치를 제작하는 '클리어윈코리아' 입니다 . K-방역 덕분이라는데요. 알아볼까요?

▶클리어윈코리아의 김경연(왼쪽) 부사장 겸 연구소장과 김유철 대표

살균기 제조업체 ‘클리어윈코리아’

2013년 여름 클리어윈코리아의 김경연 부사장 겸 연구소장은 대형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서 초등학생 딸이 넘어지는 사고를 겪었어요.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 섰는데 손잡이(핸드레일)를 잡지 않고 있던 딸이 나뒹군 거예요. 


다행히 다친 데는 없어 안심한 김 부사장이 손잡이를 왜 잡지 않았냐고 나무라자 “많은 사람들 손이 닿는 손잡이는 잡기 꺼려진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집에 돌아온 뒤 검색해보니 지하철역, 백화점, 대형 상가 등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서 검출된 세균이 화장실 손잡이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어요.

▶클리어윈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중앙 사원)에도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 전조등에서 손잡이 자가발전 착안

김 부사장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부착해 자동으로 살균하는 장치 개발에 착수했어요. 관건은 전원 없이 자동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합선 사고 등으로 에스컬레이터의 가동이 중단되는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에스컬레이터 부착물은 에스컬레이터의 전기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고민하던 김 부사장은 바퀴를 돌리면 불이 들어오는 자전거 전조등을 떠올렸어요. 자전거 바퀴의 회전운동을 전기로 변환하는 소형 발전 원리를 움직이는 손잡이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2015년 손잡이의 구동력만으로 내부 롤러가 돌아가면서 자가발전하는 ‘클리어윈’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기존 에스컬레이터 설비 변경 없이 손잡이에 A4 용지 절반 크기의 살균장치 하나만 부착하면 되고, 별도의 전원장치나 배터리가 필요 없어 전기요금이 발생하지 않아요.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살균에 최적화된 270~280nm(나노미터) 파장의 자외선(UV-C) 램프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살균해요.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려 하자 에스컬레이터에 클리어윈을 설치하기 위한 근거 규정이 필요했어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어요. 


사람을 이동시키는 이송 시스템의 안전과 관련된 부착물은 모든 나라에서 엄격히 관리해요. 오랜 기간 제품의 내구성과 살균 능력을 시험한 끝에 2017년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신체 끼임, 고정부 틈새 끼임, 감전, 전자기 적합성, 유해성 살균물질, 연소성 물질 등 적합성 검토 평가를 통과하고 미국(FCC)과 유럽(CE) 인증도 획득했어요.


그러나 제품 판매는 시원치 않았어요. 2015년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종식된 뒤에는 사회적 관심도 사그라들었어요. 제품 개발 비용 20억 원, 인건비와 공장 유지비 30억 원을 합쳐 약 50억 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쌓였어요. 


반년 이상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해 2019년에는 직원 11명 가운데 한 명만 남고 모두 퇴사했어요. 김 부사장은 “그땐 너무 어려워 전 세계 특허를 모두 팔고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러나 기술이 너무 아까워서 1년만 더 버텨보기로 했다”라고 말했어요.

▶한 학생이 클리어스캔으로 휴대전화 액정을 살균하고 있다. | 클리어윈코리아

직원 11명→1명→19명… 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3월, 한 해외 유튜버가 올린 동영상 덕에 외국에서 먼저 제품이 알려졌어요. ‘한국에 가니까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이런 게 있더라. 한국 사람들은 코로나19를 예측하고 있었는가?’라는 내용이었어요. 마침 K-방역의 성과를 세계가 주목할 때라 클리어윈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어요.


이 동영상이 다시 국내에 소개되면서 클리어윈의 주문으로 이어졌어요. 급히 경기도 안양 공장을 증설해 생산량을 월 3000대에서 7000대로 늘렸는데도 주문하면 2~3주 뒤에야 인도할 정도였어요. 1명 남은 직원을 19명으로 다시 늘렸죠.


김경연 부사장은 “2021년 상반기에 공장 추가 증설로 월 1만 5000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클리어윈코리아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에 모두 33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53개 나라에 수출하고 있어요.


해외에선 영국 히드로공항과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비롯해 미국 조지부시인터컨티넨탈공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필리핀 등의 공항, 지하철, 병원, 쇼핑센터에도 설치됐어요.


조만간 일본 도쿄와 오사카 지하철역, 영국 런던 지하철역, 미국 뉴욕 지하철역에도 설치될 예정이에요. 여기에는 ‘K-방역’이 결정적 역할을 했어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의 모범국이 되자 다른 나라 지하철에서도 한국 지하철의 방역 기술을 벤치마킹하면서 자연스럽게 클리어윈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제품 주문으로 이어진 것이에요.

‘2020 K-방역 엑스포’ ‘K-방역 온라인 나라장터 엑스포’ | 누리집 초기 화면

K-방역이 세계 기준 되자 해외 영업 저절로

현재 클리어윈코리아에는 영업 부서가 따로 없어요. 적극적인 해외 영업은커녕 쏟아지는 문의에 대응하기도 급급하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의 지원도 큰 몫을 하고 있어요. “현지에 우리 제품을 공급하고 싶다는 해외 바이어들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알 수가 없거든요. 현지 회사의 평가를 코트라에 의뢰해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고 있죠. 또 한국 정부의 훌륭한 대응 덕분에 K-방역이 세계의 기준이 되면서 우리 회사의 위상도 함께 높아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국 바이어도 에스컬레이터 살균기 하면 클리어윈코리아라는 이미지가 생겼대요.”


손잡이 살균장치가 2020년에만 2만 대 이상 팔리면서 2019년 8000만 원에 그쳤던 연 매출이 9월 말에 이미 80억 원을 넘겼어요. 


김경연 부사장은 “2020년 매출은 100억 원을 거뜬히 넘길 것 같다. 클리어윈이 주목받으며 국내외에서 겉모습이 똑같은 복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살균 기능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라고 말했어요.


클리어윈코리아는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방역산업 박람회인 ‘2020 K-방역 엑스포’에서 새 제품을 선보였어요. 


개인 휴대용 자외선 살균기인 ‘클리어스캔’이에요. 볼펜 크기에다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죠. 만년필 뚜껑처럼 생긴 클립을 위로 밀면 안에 UV-C 램프가 있어 손잡이, 휴대전화 액정, 지폐, 옷, 가방, 상자 등에 스캔하듯 3초가량 비추면 돼요. 


2020년 6월 전북대 인수공통연구소의 시험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세포를 클리어윈의 UV-C 램프에 한 번 통과시켰더니 90%, 세 번 통과시켰더니 99% 사멸했어요. 이 제품은 K-방역 엑스포에서 ‘혁신성장상’을 수상했어요. 


국내 증권사, 대형 건설사 등에서 고객 사은품이나 직원용으로 제품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요. 미국, 영국, 일본, 중동 등 해외에서도 이미 3만여 개 발주를 받은 상태예요. 


“K-방역 엑스포에서 해외 바이어를 위해 온라인 박람회도 함께 했는데 국내 제품들에 대한 해외 반응이 엄청 좋았어요. 정부의 성과가 해외에 나가려는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2020 K-방역 엑스포’ 관람객들이 핸드레일에 설치된 클리어윈을 구경하고 있다. | 클리어윈코리아

‘K-방역’ 온라인 박람회 잇따라 열려
국내 방역업체 세계 판로 개척 도와

‘2020 K-방역 엑스포’는 K-방역의 우수성을 전파하기 위해 코트라, 킨텍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공동 주최·주 관했어요. 정부의 K-방역 모델을 바탕으로 방역 과정에 따라 ▲검사·확진관(Test) ▲역학·추적관(Trace) ▲격리·치료관(Treat) 등으로 나누고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기술을 선보이는 ▲포스트 코로나관(Trend)을 더해 한국의 우수한 방역 기술력과 제품을 알렸어요. 


또한 온라인 전시회도 함께 개최해 참가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했어요. 특히 박람회장 안에 설치된 화상상담장에서는 국내 방역업체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해외 바이어와 수출상담회가 화상으로 이뤄졌어요. 코로나19의 악조건에도 31개 나라에서 116개 회사의 바이어가 참가했어요. 


조달청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K-방역 온라인 나라장터 엑스포’를 개최했어요.


나라장터 엑스포는 조달청이 2000년부터 우수 중소기업의 공공판로 지원을 위해 매년 여는 국제행사예요. 2020년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K-방역을 주제로 한국의 우수한 방역물품을 홍보하며 온라인으로만 진행했어요. 


진단 제품, 방역용품, 혁신기술 제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우수 방역기업 112개 업체가 참가한 3차원 가상전시관을 운 영했고, 수출상담회를 열었어요. 


의약기술관, 혁신기술관, 안전용구관, 진단기술관, 방역용품관 등 가상전시관에서는 다양한 방역물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어요. 수출상담회에는 미국, 러시아, 인도 등 70여 개 해외 업체가 참가해 550건의 상담이 이뤄졌어요. 


국제연합(UN), 미국, 영국, 중국 등의 해외 조달시장 설명회도 마련돼 해외 판로 기회를 제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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