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뭐하니?"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한 추천도서BEST 7

조회수 2020. 8. 25. 05: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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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분은 집에서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장시간 집에서만 있다보면 무료해지기 마련이죠. 할 수 있는 활동도 제한적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일상의 따분함을 날려줄 추천도서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여러분의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한 책 7권,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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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있잖아

● 정용준 지음 ● 민음사 펴냄


누구를 좋아한다는 말도 싫어한다는 말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그 모든 표현이 쉽지 않은 사람이 있어요. 생각은 많지만 표현이 어려운 사람들, 넘쳐나는 생각을 정리된 언어로 말하는 것이 너무도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심금을 울려요


정용준의 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는 말을 더듬는 증상으로 괴로워하는 14세 소년의 목소리로 이 ‘표현의 고통’을 이야기해요. 모든 것을 절절히 느끼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소년에게는 사랑도 우정도, 사소한 일상적 소통도 어려워요. 


“하늘 끝까지 헹가래질하다가 마지막에 받아주지 않을 거잖아. 웃게 만든 다음 울게 만들 거잖아. 줬다가 뺏을 거잖아. 내일이면 모른 척할 거잖아.” 아무도 날 제대로 이해해주지 않으니 누구도 좋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소년의 결심은 가슴 시리도록 아파요. 하지만 언어치료로 조금씩 심리적 장애를 이겨내는 소년의 이야기는 내 안에 남아 있는 ‘내면 아이’의 아픔을 조용히 일깨워줘요.


정여울 위원(<나를 돌아보지 않는 나에게> 저자)


바디: 우리 몸 안내서

● 빌 브라이슨 지음 ● 이한음 옮김 ● 까치 펴냄


우리 시대에 과학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작가 빌 브라이슨이 2019년 10월 출간한 <바디>가 2020년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어 나왔어요. 이번 주제는 우리의 몸이에요.


그는 이 책에서 23장으로 나눠 원소부터 몸의 모든 장기, 몸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 노화까지 우리 몸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을 잘 알려진 것부터 알려지지 않은 지식까지 재미있게 설명해요. 이 책은 왜 ‘몸이 작은 우주’인지 느끼게 해주며, 책을 덮고 난 후 우리 몸에 대한 나의 느낌은 경이와 감사에요. 


과학책 중 가장 많이 팔린 그의 이전 책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이후 또 하나의 과학 고전이 될 수 있는 책이에요. 가장 실존적 실체인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꼭 일독을 권해요. 우리 사회가 과학책에 관심이 별로 없던 시절부터 끈기 있게 좋은 과학책을 발간한, 6월 타계한 까치글방 박종만 대표에 대한 존경으로 이번 달에는 까치에서 나온 이 책을 추천해요. 두꺼운 책이지만 여름휴가 때 마음먹고 읽을 가치가 있어요.


송기원 위원(연세대 생명과학부 교수)


리더라면 정조처럼

● 김준혁 지음 ● 더봄 펴냄


정조의 삶과 시대정신, 역사의 이면이 여러 스펙트럼으로 조합돼요. 비극적인 삶을 살았지만, 정조는 과거에 묶이지도, 그렇다고 성급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지도 않았어요. 개인으로서 기구하고 지난했던 삶의 이력은 오히려 그가 담대하되 현실적인 결정을 하는 것으로 승화했어요. 


그동안 정조에 대한 수많은 책이 쏟아졌어요. 이 책은 김준혁 한신대 교수의 ‘정조 시리즈’ 3부작의 완결편이기도 해요. 그에게 특별히 주목하는 건 수원시 학예연구사로 화성 복원과 콘텐츠 개발에 참여했고 화성박물관 건립을 주도해 학예팀장을 지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책에는 정조와 화성의 관계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요.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에요. 


책을 읽은 뒤 화성 답사를 하면 기존 안내서와 확연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단순한 리더십의 책이 아니에요. ‘리더라면’이라는 제목에 방점을 찍으면 이 책을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니에요. 정조의 삶을 통해 조선 후기 역사와 사대부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읽으면서 이 시대는 어떠한지,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해요.


김경집 위원(인문학자)


디지털의 배신

● 이광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우리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 아니 이미 경험 중인 그 현실에 대한 장밋빛 해석에 익숙해요. 장밋빛은 낙관적이거나 희망적인 상태에요. 장미는 가시를 갖고 있어요. 흔히 장미가 가시를 감추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가시의 존재를 짐작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장미가 아름답다는 의미일 거예요. 하지만 장미를 장미이게 하는 가시는 일상에서 쓰는 장밋빛이라는 표현에 되새겨봐야 할 이면적 의미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변화와 혁신을 기회로 삼는 경제적 논리 아래 이용자의 효용과 관련 주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긍정적 이미지로만 재생산되고 있어요. 하지만 책은 장미의 가시처럼 이미 디지털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고, 이대로라면 더욱 심화될 화려한 이면의 부정적 측면을 날카롭게 지적해요. 


현재까지, 기술은 의도가 없지만 인간에 의한 기술은 의도를 갖고 있어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세상을 위한 좋은 의도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비판적 시선을 우리에게 제공해줘요.


이준호 위원(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침대는 거실에 둘게요

● 서윤영 지음 ● edit 펴냄


부부가 사는 방 두 개짜리 집을 보면 대체로 방 하나는 침실, 또 하나는 서재에요. 함께 잠을 자고 작업을 하며 살아가는 게 당연하게 여겨져요. 그런데 사실 부부가 각자의 공간을 사용하는 게 생활하기엔 더 합리적일 수 있어요. 방 하나는 남편이, 또 다른 방은 아내가 각자 원하는 대로 꾸며 사용하면 어떨까요. 


이 책은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일과 취미를 즐기며 살아가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집을 가장 내 삶에 맞게 꾸밀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요. 집에서 주로 일하는 프리랜서라면 작업실을 거실에 두고, 취미생활을 즐긴다면 그에 맞춰 방 하나를 꾸밀 수 있어요. 대신 생각보다 별로 사용하지 않는 부엌은 과감하게 없앨 수도 있어요. 


또 책은 1인 가구가 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원룸·오피스텔 등의 차이점과 장단점도 상세히 다뤄요. 꼭 1~2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취향에 맞게 집을 구하고 꾸미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에요.


송현경 위원(내일신문 기자)


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 문경민 지음 ● 밝은미래 펴냄


재개발촌 분양아파트, 임대아파트, 철거촌 아이들이 어울려 다니는 학교가 배경. 세 부류 아이들의 갈등이 주요 소재일 것 같지만, 그런 전형성을 피해가는 서사가 나와요. 학교 뒷산에 사는 병든 떠돌이 개를 누가 돌볼지를 두고 세 남자아이와 세 여자아이 사이에 벌어지는 대결이에요. 


이 독특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여섯 아이의 캐릭터가 생생하고 탄탄해서 읽기에 집중력과 속도가 붙어요. 밀도 높은 구성과 간결하면서 힘 있는 문장도 흠잡을 데가 없어요. 날 세우고 티격태격하던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이 뭉클해요. 아이들의 부모나 수의사 등 어른 캐릭터들도 무조건 옳거나 아이를 몰아붙이지 않는, 현실적이면서도 믿음직한 인물들이라 반가워요. 


작가가 실제로 만났던 병든 개에서 비롯된 이야기에요. 작가는 개를 잃었지만 작품을 통해서는 살려내고 좋은 반려인을 만나게 해줘요. 동화가 꿈과 소망을 말하는 장르라는 명제가 알맹이 없는 구호가 아니라 건강한 실체로 세워지는 좋은 사례가 될 만해요.


김서정 위원(동화작가)


물질 쫌 아는 10대

● 장홍제 지음 ● 풀빛 펴냄


자연과학에 관한 안내서는 비교적 짓고 펴내기가 어려워요. 전공을 넘어 두루 깊게 다루려는 필자도 드물고 새로운 발견과 발명이 부단히 이루어져 출판하기 바쁘게 개정해야 하기도 해요. 특수한 사진과 그림이 많이 필요해 편집과 제작에 비용도 많이 들어요. 


청소년 과학책은 사정이 더욱 곤란해요. ‘시험 성적을 올려주는’ 참고서류와 경쟁해야 하고, 과학을 정보로만 생각해 ‘과학적 사고’에는 등한한 교육계의 인습과도 싸워야 해요. 책을 써도 대학에서 연구 업적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필자를 구하기 힘든 현실도 걸림돌이에요.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장기적으로 기획하고 시리즈로 발간하는 청소년 과학책들 가운데 하나에요. 화학의 기본 개념과 이론을 적확하고 쉬운 말로, 풍부한 삽화를 곁들여 풀이해 줘요. 물질에 대한 화학적 사고력을 기르고자 힘쓰며, 각 장마다 도입부를 두어 앞을 요약하고 다음으로 안내하는 구성도 섬세해요. 국가와 공공기관의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서 이런 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필자와 출판사를 격려하고 싶어요.


최시한 위원장(숙명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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