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언택트 관람이 대세! 온라인 공연 준비 현장은 어떨까?

조회수 2020. 7. 22.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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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나 네이버 TV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연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공연과 뮤지컬이 취소되었죠. 공연과 뮤지컬을 관람하기 어려운 관객들도 힘들지만 작년부터 공연이나 뮤지컬을 준비해 온 사람들은 경제적인 문제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온라인으로 공연을 보여드리는 방법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오늘은 어떻게 온라인, '랜선'으로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는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정부의 3차 추경으로 온라인 문화생활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함께 알아보도록 할게요. :D

공감 누리집 원문 기사 보러 가기


▶7월 10일 오후 8시 네이버 TV에서 공연 실황 생중계로 관객과 만난 아트컴퍼니달문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 │공연 실황 생중계 화면

공연 실황 생중계 지원 현장

은은한 붉은빛 조명이 무대 벽을 비췄어요. 다섯 명의 연주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은 모습이 보였죠. 곧 해금, 대금, 가야금 등 우리 전통악기 소리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어요.


7월 1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아트컴퍼니달문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 리허설이 한창이었어요.


“시작할 때는 각자 맡은 인물(연주자)을 먼저 비춰주세요. 좋아요. 지미집(크레인과 같은 구조 끝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며 리모컨으로 촬영을 조정할 수 있는 무인 카메라)은 위에서 원형으로 둘러앉은 연주자들 모습 잡아주고요.”

▶7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스태프와 연주자들이 공연 실황 생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공연장 한쪽에 마련한 생중계실에서 곽기영 한국 영상연합 대표(감독)가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말했어요. 카메라 촬영감독들을 향한 주문이에요. 이날 공연장 풍경은 여느 때와는 많이 달랐어요. 객석에는 관객이 없었지만 현장 열기만큼은 뜨거웠죠.


현장에는 지미집을 포함해 총 일곱 대의 카메라가 연주자들의 모습을 각기 다양한 각도로 담고 있었어요. 카메라 및 송출 장비뿐 아니라 15명가량의 촬영 관련 스태프까지 쉽게 보기 힘든 규모의 촬영팀이 함께했어요.

▶공연장에 들어온 생중계 촬영 장비│아르코예술기록원

아르코예술기록원 ‘공연 실황 생중계 사업’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예술기록원의 ‘2020년 공연 실황 생중계 사업’(이하 공연 실황 생중계 사업) 일환으로 오후 8시 생중계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공연예술계에 온라인 생중계 및 사전 홍보 지원을 통해 공연 관람 수요 확대를 돕자는 취지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온라인 공연예술 수요 증가에 발맞춰 공연 향유 방식을 다각화하고, 미래 예술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의미도 있어요.


공모로 선정된 단체의 공연은 네이버 플랫폼(네이버 TV, V LIVE)을 통해 생중계해요. 생중계 전일과 당일 네이버 배너 광고 게시 및 생중계 사전 홍보 영상(1분 내외)과 하이라이트 영상(10분 내외)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 홍보 플랫폼에 노출하는 등 공연 홍보에 대한 지원도 받을 수 있어요.


생중계 편집본과 사전 홍보 영상 및 하이라이트 영상은 단체 쪽에 DVD로 제공하는데요. 녹화한 관련 콘텐츠는 아르코예술기록원의 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DA-Arts)에서 공익 목적으로 관리·보관해요.


아르코예술기록원은 2017~2018년 네이버와 시범사업으로 3편에 대한 공연 실황 생중계를 진행한 바 있어요. 이후 2019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신규 사업화했어요. 특히, 2019년에는 모두 16건의 공연(2020년 2월까지)을 총 30만 5039명이 관람(공연장 총 객석 수 9251석 대비 약 33배의 관람 효과) 하는 등 성과를 거뒀어요.


공연 실황 생중계 사업은 2019년 1억 원에서 2020년 4억 원으로 예산을 늘렸는데요. 특히 2020년에는 무관객 촬영 조건으로 소공연장 500만 원, 중공연장 1000만 원, 대공연장 1500만 원 등 공연단체 측에 공연 관람(티켓)료를 보전해 주는 등 지원이 더해졌어요.

▶아트컴퍼니달문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 포스터│아르코예술기록원

코로나19로 타격받은 단체들 걱정 덜어

코로나19로 위축된 공연계에 이 사업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전통음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공연단체 아트컴퍼니달문은 2019년 대관 예약을 해놓은 상황에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는 바람에 공연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져 걱정이 많았어요. 고민이 깊어가던 차에 사업 공모에 선정됐죠.


예정대로라면 현장 관객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공연을 하루 두 차례 했겠지만, 공모 사업 선정으로 1회 한정 온라인으로 공연 실황 생중계를 하기로 결정했어요. 아트컴퍼니달문 박이슬 대표(가야금 연주자)는 “공연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역시 관객을 만나는 것인데 생방송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공연단체가 기록 목적으로라도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게 쉽지 않은데 전문가들이 촬영 및 생방송까지 함께 해주니 감사한 일이다. 공연자로서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정말 좋다”라고 말했어요.


생방송 무관객 공연은 아트컴퍼니달문 멤버들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죠. 박 대표는 “애초부터 연주자들끼리 마주 보고 둘러앉는 식으로 연주자 자리를 배치했어요. 현장 관객이 있다면 어떤 연주자는 뒷모습만 보였을 것이에요. 생중계 촬영 덕분에 관객들이 연주자들을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다"라며 웃었어요.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포스터

현장의 ‘재미와 의미’ 담으려 연출 고민

공연 실황 생중계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아요. 공연단체는 물론 촬영과 송출을 맡은 업체, 아르코예술기록원, 네이버, 대관을 맡은 극장 등 여러 주체 간 소통과 협업이 필요한 일이죠.


공연단체 측과 촬영팀의 경우, 한 달 전부터 이날 생방송을 위해 의견을 교환했어요. 곽기영 대표는 “원형으로 둘러앉은 연주자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기 위해 지미집도 현장에 설치하기로 했다"라고 말했죠.


“3번 카메라 당겨주세요.” “가야금 손 나오게 해주세요. 네, 좋습니다.”


현장에서 일곱 대의 카메라가 잡은 화면 가운데 하나를 골라 송출하는 역할은 생중계실에 앉은 곽 대표가 직접 맡았어요. 그는 평균 2초당 한 번꼴로 마이크에 대고 촬영감독들에게 다양한 각도를 주문하느라 바빴는데요. 여러 날에 걸쳐 공연을 올리는 뮤지컬이나 연극 등의 경우, 촬영팀은 사전에 공연을 직접 보고 영상에 대한 구상을 해요.


곽 대표는 “중요한 건 관객들이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보는 것”이라며 “생방송을 보려고 들어온 관객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도록 카메라 각도와 화면 전환 등에 신경 쓰고 있다”라고 말했어요.


이날 저녁 8시 네이버 TV에서 공연 생중계가 시작되자 실시간 채팅방에도 관객이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관객들은 채팅방에 “아트컴퍼니달문 파이팅!” “신기한 악기가 많다” 등의 댓글을 달았어요.


공연단체 측과 아르코예술기록원은 공연 생중계 중 실시간 채팅방에 접속해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질문 등이 나오면 이에 응대하는 역할도 해요. 최정호 아르코예술기록원 과장은 “공연 실황 생중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여러 관계자의 협업과 소통인데, 관객과 소통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라고 말했죠.


특히 생중계 이후 오프라인 공연이 더 남아 있는 경우 배역, 배우, 단체 등에 대한 적극적인 응대는 오프라인 공연의 홍보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


이날 저녁 8~9시에 진행한 생방송 공연에선 백병동 작곡가와 고(故) 황병기 작곡가의 대표곡을 비롯해 아트컴퍼니달문 연주자 김한길 씨의 작품 ‘더스트(DUST)’가 개작 초연으로, 재독 작곡가 정일련 씨의 ‘멜티드 송(Melted Song)’이 세계 초연으로 관객과 만났어요. 생방송(네이버TV, V LIVE)은 총 4531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어요.

▶8월 3일 온라인 생중계를 앞둔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주)아이엠컬처

“온라인 생방송으로 수익 창출도 기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 중인 ㈜아이엠컬처의 <전설의 리틀 농구단>도 8월 3일 오후 8시 생중계로 온라인 관객과 만날 예정인데요. 왕따를 당하던 한 고등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학교 옥상에서 귀신들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에요.


㈜아이엠컬처 정인석 대표는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까지 공연한 창작 연극 <더 헬멧> 초연 당시 생중계 스트리밍을 시도했는데 실제로 이를 보고 오프라인 극장 공연을 찾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공연예술계에서 온라인 생중계는 마케팅 차원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검증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비대면 환경이 계속된다고 볼 때 홍보 목적의 생중계를 넘어 영상 콘텐츠 자체로 수익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모색과 발전도 필요한 시기다”라고 말했죠.


최정호 과장은 “향후 단체 쪽에서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영상물 저작권 문제 등을 풀 수 있는지 법률 검토도 계획 중”이라며 “코로나19 등 공연계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인데 아르코예술기록원에서 생방송 이후 제공한 결과물을 공연단체가 자체적으로 온라인 유료 플랫폼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는 방향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어요.

ⓒ 글·사진 김청연 기자

‘온라인 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
3차 추경으로 149억 원 배정

공연 실황 생중계 지원 사업처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온라인 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에 149억 원을 배정했어요.


코로나19 장기화 및 온라인 예술 활동의 일상화에 대비해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작품 발표 및 향유자와 소통 활동을 지원하자는 취지예요.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 활동 경험 축적을 통해 예술인·단체들 스스로 예술 활동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하자는 목적도 있어요.


이와 관련해 2020년 12월까지 ‘온라인 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 사업’(이하 지원 사업) 시행을 통해 예술인들의 자체 보유 온라인 채널을 통한 발표 및 보급 채널 다각화를 지원한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유한 온라인 활동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에요. 사업은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광역 문화 재단이 협력해 주관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죠.


지원 사업은 예술가(개인·단체·프로젝트팀, 기획자 포함)를 대상으로 한다. 관련 예술 장르에 제한은 없어요. 문체부 측은 7~8월 심의 및 결과 발표 뒤 9월에서 12월 초까지 3개월간 사업 수행을 거쳐 2021년 1월 성과 공유회와 1~2월 결과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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