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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합 새롭다!" 81세 꽃할배와 18세 청년의 특별한 만남

조회수 2020. 4. 28.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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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 끝까지 도전 정신을 갖고 성취를 일궈내는 것이에요."


"제 사전에 포기는 없어요. 꼭 국가대표가 되어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재능 기부하고 멋진 멘토가 되어줄 거예요."


81세 꽃할배와 낭랑 18세가 만났다!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힘쓰는 초록우산어린이회장 이제훈 회장과 우리나라 스쿼시 국가대표를 꿈꾸는 박경민 학생이 만났어요. 둘의 나이는 각각 81세와 18세로 이번 자리를 통해 특별한 소통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함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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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01> 꿈이란?

이제훈 회장(이하 이제훈)= 커서 무엇이 될까, 장래에 무엇을 이룰까.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면서 이루고 싶은, 되고 싶은 것을 실현하려는 뜻, 즉 욕망을 꿈이라고 생각해요. 꿈을 크게 갖는 이와 작게 갖는 이, 또는 꿈 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의 미래 모습은 크게 다를 거예요. 꿈은 자기 성장을 위한 동력이에요. 어떤 경우에도 꿈을 포기하거나 스스로 축소하면 안 돼요.


박경민 학생(이하 박경민)= 꿈은 가장 크게 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목표치에 가까이 갈 수 있거든요. 꿈이 있어야 인생을 살아나갈 수 있고, 또 그 꿈을 어떻게 일궈가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다고 봐요.


이제훈= 경민이가 이야기했듯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요. 행복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꿈(aspiration)’이 좌우해요. 꿈을 어느 정도 이뤘는지를 성취라고 했을 때, 꿈을 성취로 나눈 것이 행복이에요. 공식으로 표현하면, ‘행복=꿈÷성취’에요. 그만큼 인생의 행복에서 꿈은 중요해요. 높은 산을 올라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누군가는 중턱에서 내려오고 누군가는 아예 안 올라가기도 하지만, 등산을 하겠다고 목표를 정했으면 정상까지 가려고 해요. 높은 산을 목표로 삼아야 등산도 실력이 늘고 성취할 가능성도 커져요. 낮은 산만 가면 높은 산은 못 올라가요. 평소 훈련이 안 돼 있으니까요. 꿈도 마찬가지예요. 높고 큰 꿈을 꾸어야 해요.


 <챕터 02> 꿈 찾기

이제훈= 내가 경민이 나이일 때 대한민국은 아주 가난했어요. 1950년대 후반이니까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는 자체가 척박한 환경이었어요. 대학에 가는 건 더욱 힘들었고. 고등학생 때 내 꿈은 ‘좋은 대학 가기’였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다양한 꿈을 꾸지 못하는 단조로운 사회였거든요. 가장 좋은 대학을 지망하고 합격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어요.


박경민= 원래 다른 운동을 했는데 그만두게 되었어요. 꿈을 잃고 방황하던 중에 친형의 스쿼시 경기를 보러 갔는데, 형의 멋진 경기 모습에 사그라들었던 불꽃이 다시 타올랐어요. 그렇게 시작한 스쿼시가 재밌고 저한테 잘 맞았어요.


이제훈= 만나러 오기 전에 경민이의 자기소개서를 찾아봤어요. 경민이가 정신적으로 아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더라고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여건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루겠다는 의지가 대단해요.


박경민= 스쿼시라는 좋아하는 운동이 있고, 국가대표라는 꿈이 있기에 견딜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제 사전에 포기는 없어요. 꼭 국가대표가 되어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재능 기부하고 멋진 멘토가 되어줄 거예요.


이제훈= 어린이재단에서 꿈을 갖고 꿈을 키우려는 결의가 있는 아동을 돕는 건 큰 보람이에요.


박경민= 아이리더장학금이 힘이 돼요. 운동 장비도 필요하고, 해외나 대회를 나가는 비용도 꽤 많이 들어 부모님께 늘 죄송하거든요.


이제훈= 가장 선망하는, 닮고 싶은 스쿼시 선수가 있나요?


박경민= 레미 어셔라고, 지금은 은퇴한 이집트 출신 선수예요. 역대 가장 창의적이고 독창성 있는 스쿼시 경기를 보여주었어요. 그의 경기 내용이나 기량을 닮고 싶습니다.


이제훈= 레미 어셔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봐야겠네요.


박경민= 하루에 한두 시간씩 보고 있어요.


이제훈=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세계 최고 선수의 경기 모습을 따라 하면서 닮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루 운동량은 어느 정도 되나요?


박경민= 하루 8시간 운동해요. 오전 수업 끝나면, 잠자기 전까지 계속 운동해요.


이제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도 꿈을 향한 선택이지요? 집이 서울인데 지방까지 내려간 건가요?


박경민= 좀 더 실력을 쌓기 위해 스쿼시 팀이 있는 광주광역시의 고등학교로 내려왔어요. 스쿼시 팀이 있는 고등학교가 전국에 5곳밖에 없거든요. 담당 코치 선생님에게 먼저 전화해 문의하고 지원했어요. 전보다 운동에 더 자신감이 생겼고,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다른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도 보면서 배우고 있어요.


이제훈=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기 만만치 않지요?


박경민= 도와주는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힘들어도 참고, 눈물 나도 참고, 화가 나도 참았어요. 그러면서 웃음이 점점 없어졌나 봐요. 전학 와서 선생님이랑 친구들과 힘든 얘기 하면서,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이제훈= 스쿼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에요?


박경민= 머리를 계속 써야 하는 운동이에요. 전략이 있어야 이길 수 있어요. 코트 전체를 활용해 제가 친 공을 상대방이 못 받게 해야 하거든요. 운동량은 테니스보다 많아요.


이제훈= 학과목 중에는 뭐가 재밌어요?


박경민= 체육하고 역사, 사회 과목을 좋아해요.


이제훈= 내가 사학 전공했는데요.(웃음) 역사 좋아한다니 다양한 역사 책을 읽어보면 좋겠어요. 견문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운동도 중요하지만 교양도 넓혀야 해요.


박경민= 제가 꼭 읽었으면 하는 책 한 권 추천해 주세요.


이제훈= 현대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을 권해요. 강원도 산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 한 노동자가 세계적 기업가로 성장한 인생 이야기에요. 불굴의 도전 정신을 본받았으면 해요.


 <챕터 03>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제훈= 난 가난한 시대를 살았어요. 시골에서 서울로 고등학교 진학하려고 시험 치러 올라왔는데 1차에서 떨어졌어요. 첫 실패였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이번엔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어요. 지금 하고 비교가 안 돼요. 일자리 자체가 별로 없을 때니까요. 당시는 한국은행과 은행 몇 군데, 언론사 몇 군데, 공무원, 큰 기업은 두세 군데밖에 없었어요. 지금처럼 다양한 취업 자리가 있던 시절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어디서 뽑는다고 하면 수천 명이 몰리곤 했어요. 기자가 되려고 언론사 시험을 쳤고, 몇 번이나 떨어졌어요. 다른 데 다니다 중앙일보가 생기면서 이직해 기자로 성장했어요. 중간중간 실패도 여러 번 경험했어요.


박경민=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이제훈=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어요. 그러면서 늘 최선의 노력을 다했어요. 모든 일에 성실히 임했다. 이런 자세로 일하다 보니 언론사의 요직을 두루 지내고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거쳤어요.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어요. 첫 실패에 그냥 주저앉았으면 지금 시골에서 농사짓고 있겠지요.


박경민= 회장님 같은 분도 좌절을 겪었다니요.


이제훈= 누구나 실패의 과정을 겪기 마련이에요. 실패 없는 성공이란 있을 수 없어요. 중국의 대표 IT 기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을 보세요. 중학교 시험 세 번, 대학교 시험도 세 번 떨어지고 취직 시험은 20번 봤는데 다 떨어졌어요. 심지어 24~25명 모집에 단 한 명 떨어지는데 그게 바로 마윈이었어요. 그랬던 마윈이 지금은 중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갑부가 되었어요.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 끝까지 도전 정신을 갖고 성취를 일궈내는 것이에요.


박경민= 힘들 때마다 새길게요.


이제훈= 삶이란 것이, 학교에서 공부 잘한 사람이 사회에서도 꼭 잘 되는 게 아니에요. 공부 못해도 사회에서 잘 되기도 하고,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커서 잘못되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서 인생이 알 수 없고 재밌는 거예요. 늘 스스로 방향감각을 갖고 중심을 잡으며 노력하느냐가 중요해요.


<챕터 04> 너의 꿈을 응원해

박경민= 어린이재단 앞에 붙은 ‘초록우산’이란 글자와 펼쳐진 우산 이미지가 뜻하는 바는 뭔가요?


이제훈= 회장으로 임명되기 직전인 2010년 4월에 내가 붙였어요. ‘초록’ 색깔은 어린 생명을, ‘우산’은 비를 막아주는 보호의 의미, ‘우산대’는 받쳐주는 역할, ‘펼쳐진 우산’은 꿈을 실현하는 모습이에요. 초록우산이 상징하듯 어린이재단은 한국 ‘아동 옹호’의 대표기관으로 자리 잡았어요. 재단의 여러 사업 가운데 여건이 어려워 꿈을 키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찾아내 돕는 ‘아이리더’ 프로그램을 통해 경민이도 만났지요. 경민이가 꿈을 이룰 때까지 어린이재단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거예요. 선정된 올해부터 시작해 경민이의 목표인 올림픽 출전 때까지요.


박경민= 파이팅! 하겠습니다. 어린이재단 일하면서 어떤 고민을 하세요?


이제훈= 어떻게 더 많은 아이들한테 도움의 손길이 닿게 할까가 늘 머릿속에 있어요. 어린이재단이 있어 아이들이 더 행복해졌고, 아이들 삶이 좋아졌고, 아이들이 꿈을 크게 키워나가고 있어요. 이것이 어린이재단이 존재하는 이유에요. 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찾아 도와야 해요. 그러다 보니 일이 한없이 많아져요.(웃음)


박경민= 요즘 아이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가요?


이제훈= 옛날보다 아이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가족 해체도 심하고, 형제도 별로 없어 외로워요. 또 학업 경쟁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요. 아이들이 정서적, 정신적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박경민= 어린이재단에서 그런 부분도 고민을 하나요?


이제훈= 요즘 코로나19로 모든 나라가 난리지만, 기후변화와 환경 악화는 아이들에게도 고통을 안기지요. 물론 어린이재단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국가와 정부가 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에요. 그렇더라도 어린이재단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노력은 해야 해요. 어른들을 대상으로, 정부를 대상으로, 사회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를 줄여주세요’ 같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일이 어린이재단이 할 일이라고 보아요.


박경민= 손주가 있으세요?


이제훈= 젊어서 해외 특파원을 오래 해 아이들은 모두 영국에 있어요.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하고 있는 ‘아이리더’들이 손주들 같아요. 현재 지원 중인 271명의 아이리더를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해 서로를 알게 해주고 싶어요. 올 초 모일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하반기로 미룬 상태에요.


<챕터 05> 성공, 출세?

박경민= 출세의 기준을 뭐라고 보세요?


이제훈= 요즘은 공부로 출세하기보다 자기 재능을 계발하고 키워서 출세하는 시대에요. BTS를 봐요. 앞으로 경민이가 스쿼시 국가대표로 성장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면, 그게 큰 출세에요.


박경민= 회장님도 BTS 아세요?


이제훈= 이름이야 알아요. 음악은 몰라도.(웃음) 최근에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 을 즐겨 봤어요. 유소년부로 참가해 톱 20까지 진출한 트로트 신예 남승민이라고 알아요? 18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깊은 울림을 준 ‘국민손자’ 남승민이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하는 학생이에요.


박경민= TV 볼 시간이 없어요. 대신 운동하면서 노래는 자주 들어요. 요즘은 ‘장덕철’과 ‘엠씨더맥스’의 노래를 즐겨요. 아이돌 가수는 잘 모르고요.


이제훈= 운동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가 생길 거예요. 그걸 풀어줄 취미를 갖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음악이라든지 산책이라든지.


박경민= 취미,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이제훈= 슬럼프는 오게 마련이에요. 하지만 극복하면 전보다 훨씬 실력이 향상할 거예요. 슬럼프가 왔을 때 잘 다스려야 해요.


<챕터 06> 오늘도 파이팅!

박경민= 지난 국제 대회에서 10위권에 들었어요. 올해는 무조건 1등이 목표예요.


이제훈= 경기 임할 때 꼭 이겨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즐기면 좋겠어요. 강박관념에 갇히면 너무 긴장해서 실력이 안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박경민= 회장님은 올해 어떤 계획을 세우셨어요?


이제훈= 어린이재단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키워야지요. 개인적으론 사회가 하루빨리 안정됐으면 좋겠어요. 고1이니까 진로 고민도 해야 할 텐데요.


박경민=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할 생각이에요.


이제훈= 경민이는 재능도 의지도 있고, 체격 조건도 좋고, 노력도 하는 좋은 토양을 갖췄어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꼭 꿈을 이룰 거예요. 어린이재단에서도 경민이가 꿈을 이룰 때까지 적극적으로 도울게요.


박경민= 감사합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도 많이 도와주세요. 그러려면 회장님이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웃음) 건강하세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란 유대감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이야기는 한 시간이 지나 끝났어요. 60년이 넘는 나이 차는 대화하는 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어요. 악수로 끝인사를 나누고 이 회장은 경민 학생에게 깜짝 선물을 전달했어요. 하얀색 운동화에요. 오늘도 힘내라는 마음이에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란?
★ 2009년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11기가 활동 중

★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7~18세 아동·청소년 가운데 학업, 예술,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소질과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을 선발해 지원하는 사업

★ 대상자로 뽑힌 아이리더에게 학원 수강과 교재·교구 구입, 대회 참가 등을 할 수 있도록 1인당 연간 최대 1000만 원을 지원

★ 지원 신청과 문의는 전화(1588-1940)나 누리집(www.childfund.or.kr)으로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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