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방방콘서트, 장범준의 실버판테온 등 음악으로 코로나19 이겨내요!

조회수 2020. 4. 23. 11: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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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새로운 체험은?!


유명 아티스트의 집안 거실까지 온라인 방문할 수 있는 기회!

방구석 1열에 앉아 세계적인 공연들을 유튜브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어요. 그 장소에 있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아티스트들과 연대감, 소속감을 느낄 수 있죠. 음악의 힘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게 아닐까요? 


코로나19 힐링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서적으로 해소하는 현상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양한 분야에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어요. 제 입장에서는 음악 공연이나 작법의 변화가 먼저 눈에 띄어요. 그리고 이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회적 고립’과는 다르다는걸 깨달아요. 우리는 떨어져야 하는 시대를 살고있어요. 이 불가항력적으로 벌어진 물리적 거리의 문제를 음악은 정서적으로 해소하도록 도와요.


3월 말, 멀티채널네트워크(유튜버 등 1인 창작자 지원 서비스)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의 음식 창작자(푸드크리에이터) ‘과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정보들’을 올려달라는 공지를 올려요. 과나는 요리 레시피를 노래나 랩으로 만들어 올리는 콘텐츠로 유명해졌어요.


핵심은 중독성과 잉여력이에요. 그렇게 일주일 동안 구독자들이 댓글로 달아준 내용으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제목은 ‘그거 아세요?’ 이 노래는 온라인에 올린 지 19시간 만에 조회수 24만 회를 기록했고, 유튜브 트렌드 동영상에도 올라갔어요. 내용은 정말, 말 그대로 아무 내용이 없어요. 대신 엄청 웃겨요. 댓글도 단 하루만에 3500개를 넘겼어요. 이 노래의 폭발력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의 잉여력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만난 결과에요. 또 지금 같은 시대엔 유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상기시켜요.


장기화된 ‘외출 금지 시대’에 ‘벚꽃엔딩’으로 유명한 장범준 은 온라인 게임인 롤(LOL, 리그 오브 레전드)에 집중하고 있어요. 공연도 없고 외출도 어려워진 김에 게임 등급이나 올리려고 개인 교습까지 받았다고 해요. 그러나 등급 상승은 커녕 강등까지 되어 완전히 실패했어요.


창작으로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이 좌절감은 곧바로 창작으로 이어졌어요. 유튜브에만 공개한 ‘실버판테온’은 바로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어요. ‘실버’는 게임 등급이고, ‘판테온’은 단계가 높은 플레이어가 갈 수 있는 곳이에요. 굉장히 저렴해 보이는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깔깔 웃으며 볼 수 있어요. 참고로 이 영상에는 최근 <워크맨>에 출연하며 대세 예능인(?)이 된 김민아 아나운서가 자신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롤 게임 채널 <왜냐맨>에 섭외하고 싶다는 제안도 있어요.

▶ 유튜브 'Rotterdams philhamonisch orkest-beethoven symphony 9'

한편 로테르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 19명은 베토벤 교향곡 제9번 중 ‘환희의 송가’를 각자의 집에서 연주해 하나의 영상으로 합쳤어요. 유튜브에서 ‘Rotterdams Philharmonisch Orkest - Beethoven Symphony 9’을 검색하면 볼 수 있어요.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화제가 되면서 다른 오케스트라에도 영향을 줬어요. 각 도시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나 전문 연주자들이 합심해서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PlayOn 캠페인이 진행 중이에요.


이와 같은 캠페인은 팝 분야에서도 진행 중이에요. 2017년부터 ‘누구나 노래할 수 있다’는 가치로 평범한 시민들과 합창 콘텐츠를 만들어 온 호주의 크리에이터 그룹 펍 코어(Pub Choir) 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편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서 영상을 전달받아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바로 각자의 집에서 사람들이 카펜터스의 ‘(They Long To Be) Close To You’를 부른 영상을 모아 하나의 노래로 편집한 것이에요. 이 영상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팀 이름도 펍 코어 대신 ‘카우치코어’라고 바꿨어요. 유튜브에서 ‘Couch Choir – (They Long To Be) Close To You’를 검색하면 볼 수 있어요.


이러한 ‘거실 라이브’에는 주류 가수들도 참여했어요. 크리스 마틴 등의 뮤지션이 함께한 TogetherAtHome 캠페인은 개인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계정에서 세계 팬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생방송으로 보여줬어요. 또 엘튼 존은 3월 30일부터 폭스와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아이하트라디오(iHeart Radio)’의 후원으로 <Living Room Concert for America>라는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어요. 여기에는 빌리 아일리시, 얼리샤 키스, 샘 스미스, 데이브 그롤, 카밀라 카베요, 머라이어 케리, 백스트리트 보이즈 같은 초대형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집이나 녹음실에서 촬영한 라이브 영상을 선보였어요.

▶ 유튜브 'BTS Performs 'Boy with Luv' in Quarantine - #HomeFest'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인 제임스코든 은 자신의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The Late Late Show)>를 집 거실에서 촬영했고, 초대손님들 역시 온라인으로 연결해 공연을 선보였어요. 누리소통망(SNS)에 HomeFest라는 핵심어 표시(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는 두아 리파, 존 레전드, 방탄소년단, 빌리 아일리시가 참여했어요. 정말로 눈앞에서 콘서트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그러나 모든 연주자나 댄서들이 자신의 집에서 연주하고 춤을 추는 이 영상들은 실제로도 보는 재미가 있어요. 또 앞으로 이런 형식의 콘텐츠가 제작될 때, 콘서트의 구성을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대한 힌트 같기도 하며 여러모로 신경 쓴 기획 콘텐츠였어요.


음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계기

이런 영상들은 새삼 앞으로 음악 사업에서 플랫폼(다양한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반 서비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 같다는 인상을 줘요.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사실상 매우 가볍고 효과적인 라이브 도구(툴)가 된 것이에요. 코로나19 덕분에 세계 음악 팬과 음악가들은 이 툴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경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앞으로 플랫폼은 음악이 확산하는 과정뿐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직접적으로 개입할 거에요. 그 과정에서 산업적 변화의 폭 또한 커질 거예요.


이때 중요한 것은 구조와 방식뿐 아니라 감정까지 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에요. 상처와 실망,분노와 함께 연대감, 소속감, 공동체 같은 가치를 경험할 수 있어요. 물론 매우 긍정적인 관점이겠지만, 이왕이면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러니까 음악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계기에요. 그 장소에 있지 않아도, 그럴 수 없어도 함께하는 것, 그 경험을 동시에 나누는 것이 중요해요. 냉소하지 않고 패배감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해요.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을 지탱하는 힘이 바로 이런 음악적 풍경들이에요.

ⓒ 차우진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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