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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가 폭락이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조회수 2020. 3. 17. 16: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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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는 상황. 이때일수록 앞으로의 경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보는 눈이 필요한데요.


경제학의 대표 2가지. 미시경제, 거시경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아보세요. 여기서 문제. 세계 경제 변화 흐름을 보려면? 정답. 거시 경제를 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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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운전자의 운전을 생각해봐요. 자동차 운전면허를 받은 뒤 처음으로 차를 몰고 출근길에 나서요. 너무 긴장해 두 팔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앞에 가는 차 꽁무니를 뚫어지게 쳐다봐요. 자동차가 아무런 정체 없이 강물처럼 흐를 때는 그런대로 할 만해요.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에요.


운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때쯤 네거리가 나와요. 앞서가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높이고 쌩하니 달려가요. 당황하는 사이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는 것을 보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이어지는 상황이 어땠는지 그는 기억할 수 없어요.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그의 차를 들이받았어요. 그 충격으로 차는 엉망으로 찌그러들고 그는 정신을 잃었어요.


초보는 앞만 보고 운전해요. 왼쪽, 오른쪽과 머리 위에 달린 거울을 통해 뒤를 바라볼 틈이 없어요. 창문으로 보이는 경치를 감상할 여유는 더더욱 사치에요.


‘앞만 보고 달리면 위험하다. 전후좌우를 살펴봐야 사고를 피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고수의 말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여요. 하지만 실제로 운전대만 잡으면 한없이 움츠러들고 작아져요. 오로지 전방만 주시할 뿐이에요.


초보 운전자와 바둑 9단의 눈으로 본 경제

네거리에서 파란불이 빨간불로 바뀔 때가 특히 위험해요. 노란불이 들어올 때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야 해요. 속도를 높여 교차로를 통과하든지, 아니면 브레이크를 잡아 정지하든지 순식간에 결정해야 해요. 문제는 앞과 뒤의 차이예요.


내가 속도를 내려고 해도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나도 정지할 수밖에 없어요. 앞차와 안전거리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때 절실하게 깨닫게 돼요. 앞차가 속도를 내서 도망가는데 내가 급브레이크 밟을 때, 더욱 위험해요. 바로 뒤에 따라오는 차가 내 차를 들이받을 수 있어요.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늘 뒤에 차가 쫓아오는지 살펴봐야 해요. 교통법규를 지키기 위해 합법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았고, 뒤따라오던 차가 불법적으로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해도 그건 내가 다치지 않았을 때나 의미 있는 일이에요.


바둑을 처음 배울 때 ‘정석’을 익히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요. 정석이란 오랜 바둑 역사를 통해 수많은 선배 고수가 여러 단계의 학습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낸 바둑 두기의 법칙이에요. 정석을 많이 익힐수록 바둑 실력이 부쩍 향상되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정석을 아무리 배우고 익혀도 앞길을 가로막는 벽을 만나게 돼요. 이때 듣는 말이 바로 ‘정석을 잊어버려라’에요.


초보는 이 말을 들으면 당황해요. ‘언제는 그토록 정석을 배우라고 해서 천신만고 끝에 배웠더니 이젠 잊으라고 하냐’며 분노를 나타내기까지 해요. 이 분노를 이겨내고 정석을 잊어야 고수의 길로 접어들 수 있어요. 여기서 ‘잊으라’는 말은 말 그대로 ‘기억에서 지우라’는 뜻이 아니에요. 어떻게 지울 수 있겠어요. 잊으라는 것은 ‘얽매이지 말라’는 말이에요.


정석은 바둑 고수라면 누구나 달달 외워요. 하지만 정석만으로는 상대를 이기기에 벅차요. 바둑은 인생이라는 말처럼 바둑판 위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수없이 일어나요. 그런 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면서 마침내 상대를 이기려면 정석은 물론 그 이상의 것을 알아야 해요. 그것이 바로 포석과 세력, 즉 주변 돌과 관계에요. 상대방 돌을 공격할 때는 내 돌이 강한 쪽으로 모는 게 올바른 전략이에요.


미시경제와 거시경제

경제도 마찬가지예요. 특정 분야를 좁고 깊게 보는 미시경제학과 경제 전체를 넓게 관계망으로 보는 거시경제학이 균형을 갖추는 게 중요해요. 미시경제는 기업이 어떻게 신제품을 개발해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게 할지를 다뤄요. 그런 기업 활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인재를 어떻게 뽑고 생산을 어떻게 관리하며 자금 조달과 판매전략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를 다루는 경영학도 미시경제 분야에요.


각 가정에서 한 달에 번 돈으로 저축을 얼마하고,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하며, 내 집 마련과 노후생활 준비를 하는 것도 비슷해요. 초보자가 앞만 보고 운전하고 정석만 중시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반면 거시경제는 나라 전체를 하나의 경제단위로 봐요. 개인과 가정으로 이루어진 것을 소비로 보고, 수십 수백만 개의 기업이 영위하는 활동을 생산으로 간주하고, 세금을 거둬 나라를 지키고 사회간접자본(SOC)을 만들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복지제도를 운용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요. 전후좌우를 폭넓게 살피며 운전하고 주위 돌들과 관계를 고려해 공격과 수비를 적절히 운용하는 바둑과 닮았어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도 비슷해요. 투자하려는 개별 주식과 부동산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미시에요. 거시는 개별 종목의 호재와 악재는 물론 코로나19처럼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높여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요. 


각 가정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경제활동도 미시와 거시로 나뉘어요. 한 달에 버는 소득에서 소비와 저축·교육 등에 얼마씩 배정할지는 거시이며, 소비는 어떻게 하고 교육에서는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시에요. 미시에는 미시적 방향이 있고 거시에는 거시에 어울리는 접근 방식이 있어요. 미시를 거시에 적용하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해요. 나아가 뜻하지 않은 부작용도 생겨요. 미시로 할지 거시로 할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와 경제학 실력은 부쩍 늘어요.


©홍찬선_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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