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도와야죠! '착한 임대인 운동'을 하는 사장님들

조회수 2020. 3. 9. 09: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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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극복해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일부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받지 않는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고 있어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는 훈훈한 마음들 만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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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어려움 나누는 ‘착한 임대인 운동’

제가 임대인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함께 장사하는 상인이기도 하거든요.
장사가 잘 안 돼 힘든 마음 누구보다 잘 이해하죠.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자는 상생의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자 임대인(건물주)이 한시적으로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자발적 시민운동인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2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신명호 씨도 이 운동에 참여한 임대인이에요. 


남대문시장주식회사 부사장이자 남대문시장에서 고려인삼백화점을 운영하는 신 씨는 2월 3일 남대문시장 임대인 가운데 가장 먼저 임대료를 3개월간 인하하기로 결정했고, 시장 내 주변 임대인들도 동참했어요. 2월 25일 기준 남대문시장 내 점포 1만 2000개 가운데 4000여 점포 임대인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앞으로 3개월 동안 임대료를 20% 낮추기로 했다”고 밝힌 상태에요. 


1월 말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남대문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어요. 특히 주요 고객이던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하루 매출 0원인 채로 퇴근하는 상인도 적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힘든데 임차인은 얼마나 더 힘들까’ 싶었다. 그래서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신 씨는 설명했어요. 


자영업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임대인의 임대료 인하 결정은 임차인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어요. 고려인삼백화점 바로 옆에서 보람안경원을 운영하는 임차인 유완석 씨는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 자체가 없어서 직원들과 협의해 돌아가며 무급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다”며 “이런 때 임대인이 사정을 이해해주고 임대료 인하 결정을 해주시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2월 24일 고려인삼대표백화점 대표이자 임대인인 신명호씨가 보람안경원 대표이자 임차인인 유완석씨와 남대문시장에서 하트를 그리며 "남대문시장을 많이 이용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직원들도 생활을 해야 해서 무급휴가까지는 최대한 안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너무 안 좋으니까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런 때 이렇게 도움을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장사가 잘돼서 임대료를 더 드려야 하는데 인하해서 드리게 되니 죄송하네요.” 유 씨의 말에 신 씨는 “이 어려운 시기 함께 노력해서 잘 이겨내야죠”라고 화답했어요. 두 사람은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서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우리나라 곳곳이 일상의 풍경을 되찾길 간절히 바란다”고 입을 모았어요.


중기부 장관 남대문시장 방문, 전국 곳곳 임대인들의 임대료 인하 릴레이 이어져

이날 오후 2시 남대문시장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방문해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임대료 20%를 인하해준 착한 건물주들과 차담회를 했어요. 박 장관은 “모두가 어려운 때 상생하자는 뜻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이어 “현재 전국적으로 140여 명의 전통시장 임대인들이 2000여 개 점포의 임대료를 인하 또는 동결해주고 있다”면서 “전통시장 점포의 경우 영업비용 중 임차료가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상인들의 고통 분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어요. 또한 “과거 IMF 외환위기 때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처럼 ‘착한 임대인 운동’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공동체 활동 저하 등 현재의 난관을 헤쳐가기 위한 건강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어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기로 한 삼호우주상가 임대인 성하준 씨는 “40여 년 전 남대문시장에서 0.5평으로 장사를 시작한 ‘뼛속까지 남대문 상인’인 나에게 이곳은 삶 자체이고 앞으로 희망이기도 하다. 상인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결정한 일이다." 이라고 화답했어요. 박 장관은 “이 자리를 계기로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기를 기대하며, 오늘 참석한 분들이 확산에 핵심적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어요.


남대문시장에 이어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임대인들의 ‘선한 영향력’ 릴레이는 이어지고 있어요. 서울 동대문종합시장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서울을 소유한 주식회사 동승도 동대문종합시장 4300개 점포에 대해 3개월간 임대료 20%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2월 28일 밝혔어요. 광주광역시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 내 건물주 25명, 부산의 대표적인 카페 거리인 전포 카페거리의 일부 건물주,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건물주 등도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어요 대구 서문시장 등 일부 건물주 역시 휴업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거나 인하하기로 했어요.


전주한옥마을부터 불어온 운동, 대통령도 언급

앞서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임대료 인하를 결정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불을 지폈어요. 2월 12일 전주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3개월 이상, 10% 이상 임대료 인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생 선언문’을 발표한 뒤, 2월 14일 전주 주요 상권 64명의 건물주가 임대료의 5~20%를 낮추기로 하는 등 상생 협력에 적극 동참하면서 이 운동은 전국으로 급속하게 퍼졌어요.

2월 27일 서울 망우본동 우림시장의 한 건물에 '임대료 50%인하에 희망이 보인다'는 내용의 세입자들이 남긴 감사글이 붙어있다. | 연합

전주한옥마을의 착한 임대인 운동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한 바 있어요. 문 대통령은 2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주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상가 임대료 인하운동이 전통시장, 구도심, 대학가 등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전주시와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경제 침체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문 대통령은 이어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길 기대한다”면서 “정부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적극적으로 돕고 착한 임대인에 대한 지원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기업들의 참여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요. 통신업체 KT는 2월 27일 자사 건물에 세든 소상공인의 3~5월 임대료를 대구·경북 지역은 50%, 그 밖의 지역은 20%(최고 월 300만 원) 인하하기로 결정했어요. 하나금융도 그룹 내 관계사가 소유한 부동산에 입주한 소상공인에게 3개월간 임대료를 30%(월 100만 원) 낮추고,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선 임대료 전액을 면제해주기로 했어요.


정부 소득세·법인세 감면 등 지원정책 내놔

정부도 임대인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감면 등 후속 지원정책을 내놨어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27일 브리핑을 통해 “전주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은 어려울 때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 함께 극복한 우리 사회의 진면목”이라며 “민간의 착한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인하한다면 그 절반은 정부에서 분담하겠다”고 밝혔어요. 


홍 부총리는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임대인의 소득이나 인하 금액 등 관계없이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겠다”며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어요.


정부는 임대료 인하에 다수 임대인이 동참해 특정 시장 내 20% 넘는 점포가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으면 이들 시장에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안전 패키지도 제공하기로 했어요. 정부는 정부 소유 재산에 대해서도 임대료를 대폭 내리기로 했어요. 홍 부총리는 “국가가 직접 소유한 재산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임대료를 현재의 3분의 1(재산가액의 3→1%)로 인하하겠다”고 밝혔어요. 정부는 조속히 관련 법령을 개정해 4월 1일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에요.


103개 공공기관도 임대시설 임대료 인하 동참

아울러 홍 부총리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재산에 대해서도 관련 법령을 조속히 정비해 현재 재산가액의 5% 수준인 임대료를 최저 1%까지 낮추겠다”고 밝혔으며, “공공기관의 소상공인 임차인에 대해서도 임대료를 확실히 내리겠다”고 덧붙였어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103개 모든 공공기관도 임대 시설에 대한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기로 했어요. 정부는 임차인과 협의를 거쳐 6개월간 임대료를 기관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35%까지 인하해줄 방침이에요. 


홍 부총리는 “임대료 인하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런 따뜻한 움직임이 모여 결국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어요. 이어 “국민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면서 임대인들에게 임대료 인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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