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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019. 9. 20. 11: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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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나우’라는 탭이 새로 생겼죠. 네이버 모바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24시간 라이브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데요. 말 그대로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24시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죠. 이 '나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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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율이 아니라 점유율 우선

△하성운의 <심야아이돌>

아이돌·힙합·알앤비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호스트로도 참여했어요. 하성운이 진행하는 <심야아이돌>은 프로그램 종료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콘셉트의 아이돌 오디오쇼로 사용자들과 자유분방한 이야기를 나누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쇼>는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뭐든지 다 해보는 오디오 버라이어티쇼예요. 박재범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그가 궁금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토크쇼 <브로큰 GPS>를 비롯해 요즘 화제인 더콰이엇·염따·이진우의 <랩하우스 온에어>, 기리보이·한요한의 <기요한 이야기> 등 국내 정상급 래퍼들이 호스트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나우는 그야말로 모바일 시대의 라디오라는 생각이 들죠.

 

시간대별로 사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god의 데니안·손호영이 진행하는 <점심어택>은 점심시간에 스트리트 인터뷰로 구성되고,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가 진행하는 <스쿨로드>는 아이돌이 등굣길을 함께하는 국내 최초 아이돌 모닝쇼죠. 


페퍼톤스의 이장원이 진행하는 <6시 5분전>은 앨범이 발매되는 매일 6시에 아티스트 본인에게서 앨범 이야기를 듣는 라이브 토크쇼, <들려주고 싶어서>는 매일 다른 연예인이 출연해 요즘 듣는 노래 등을 직접 선곡한답니다.


나우는 네이버 모바일의 메인에서 사용할 수 있어요. 사용자가 네이버 앱을 열자마자 쓸 수 있죠. 유료로 결제하지 않아도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다른 음악 서비스 입장에서는 너무나 위협적이에요. 

날씨 오른쪽 영역의 나우 로고를 터치하고, 스트리밍 중인 프로그램 가운데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골라 들으면 돼요. 물론 네이버의 음악 서비스인 바이브와도 연동되지만, 부분적으로 제공될 뿐이죠. 


사용자 입장에선 이 서비스는 바이브 결제를 유도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서비스의 역할만 담당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이 점이 바로 나우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되는 이유랍니다. 

 

네이버는 나우에 대해 앞으로 라이브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포맷을 실험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어요. 성장하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운다는 얘기죠. 


그런데 모두들 인공지능과 자동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유료 결제를 지향하는 마당에 왜 네이버는 라디오처럼 보이는 서비스를 오픈했을까요? 일단 전제로 삼아야 할 것은 네이버의 ‘왜’는 다른 곳(요컨대 스타트업)의 ‘왜’와는 무척 다르다는 것이죠. 


이제까지 네이버는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전환한 적이 거의 없는데요. 수익모델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죠. 네이버의 서비스는, 오직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어요.

 

PC 시절의 네이버 서비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압도적 경쟁력을 가졌죠. 네이버 입장에서 서비스는 전환율(사용자가 결제하는 비율)이 아니라 점유율(사용자가 머무는 시간)을 우선으로 삼아요.

그래서 나우는 네이버 모바일 앱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여요. 사실 이제까지 네이버 모바일 앱은 구글이나 카카오 같은 타사의 검색 앱이나 메신저 앱에 비해 점유율이 낮았죠. 


얼마 전 메인 페이지를 깨끗이 비워버린 네이버 앱의 개편은 바로 그 점을 의식했어요. ‘더 심플하게’가 곧 개편의 방향성이었던 셈이죠. 덕분에 검색 UI는 깔끔해졌지만, 기존 네이버 메인에서 이것저것 사용하던 나이 많은 유저들로서는 편리한 건 아니었어요. 


반면 젊은 세대에겐 검색할 때를 제외하고는 네이버 앱 자체를 열 이유가 적었죠. 그나마 검색도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했으니, 네이버로서는 일단 접근성 자체가 문제였을 것이에요. 네이버 나우는 바로 이 점을 해결해줘요. 


아이돌이나 힙합에 관심이 많은 세대에게 ‘인기 스타들의 생방송을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죠. 다시 듣기도 안 되니 시간에 맞춰 네이버 앱을 열어야 해요. 사용자는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네이버 앱을 반복적으로 열게 되므로, 네이버 앱 자체에 익숙해지죠.

 

또 음악과 음성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므로 휴대전화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어요. 이어폰으로 그냥 듣게 되죠. 자연스럽게 네이버 앱을 열고, 귀로 듣는 루틴이 형성돼요. 이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음성 검색, 음성 콘텐츠, 음성 서비스를 실험하게 될 것이랍니다.

자연스럽게 앱 열고 귀로 듣는 루틴

이쯤해서, PC 시절의 네이버 메인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당시 네이버의 핵심 가치는 한글 검색 최적화에 있었는데요. 그런데 검색 기능만 제공하면 사용자가 웹 사이트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었죠. 


네이버의 주요 수익모델은 사용자 규모를 기반으로 한 배너 광고였어요. 이 광고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네이버는 사용자를 잡아둘 필요가 있었는데, 그래서 네이버의 검색창 주변에 여러 미디어와 서비스 탭이 배치되었죠. 


특히 2009년 무렵에 시작된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지식인의 서재,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 독점 연재, 네이버뮤직의 이 주의 발견 등 네이버의 ‘무료’ 콘텐츠는 압도적 퀄리티로 사용자를 네이버 안에 묶어두고 브랜딩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어요.


최근 몇 년간 급변한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런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죠. 이런 이유로, 나우가 바이브와 직관적으로 연동되지 않는다는 게 새삼스러워요. 


나우는 그야말로 네이버 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여야 하므로 바이브와 연결고리는 최소한으로 두고, 라디오를 롤모델 삼아 하이 퀄리티의 음성 콘텐츠를 제공해요. 


‘경험’이 우선이므로 좋은 선곡은 필수적이죠. 아무리 봐도, 네이버 나우는 네이버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의 일부랍니다.

ⓒ 차우진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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