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수업'도 배달이 된다!

조회수 2019. 8. 29. 15: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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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의 형태와 음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는 섬세한 터치가 중요합니다.

8월 14일 전북 군산 영화동의 한 레포츠 체험카페. 양궁, 사격, 다트 등 다양한 운동이 가능한 이곳에서 뜻밖의 문화강좌가 한창이었어요. 문화강좌가 카페에서 열리게 된 이야기 함께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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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동네 문화카페

마치 미술학원처럼 교육생들은 이젤(그림을 그릴 때 캔버스나 화판을 안정시키기 위한 받침대)에 스케치북을 고정한 채 그림에 집중하고 있죠. 스케치북을 들여다보니 섬세한 눈빛, 사실적인 머리카락과 피부 표현으로 완성된 인물화가 사진처럼 다가왔답니다.

 

5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음악, 미술, 역사, 인문 등 배우고 싶은 강좌를 신청하면 시에서 카페, 음식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상가로 전문 강사를 파견하는데요. 이 문화강좌는 2018년 10월 군산시에서 처음 시작한 ‘동네 문화카페’ 사업의 일환이죠. 


이를 통해 시민에게는 평생학습 문화를 무료로 누릴 기회를 주고, 강사와 매니저에게는 일자리를, 소상공인에게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통한 소득 증대를 불러왔어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으로 침체한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동네 문화카페 수업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워요. 기존의 평생학습관이나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대부분 평일 주간에 이뤄졌죠. 그러다 보니 직장인과 주말에도 생업에 종사하는 영세상인,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어요. 


반면 동네 문화카페 사업은 평일 저녁 9시에 진행하는 야간 수업도 있으며, 토요일이나 일요일 등 주말 수업도 많아요. 사업을 시작한 2018년 276개소 사업장에서 395개 강좌가 진행되어 2702명의 시민이 참여했답니다. 


2019년 1기에는 559강좌 3952명 시민이, 2기에는 584강좌 4304명의 시민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어요. 

야간·주말 수업 많아 다양한 시민 참여

이날 동네 문화카페 인물화 수업에는 평일 낮을 이용한 주부 교육생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직장에서 은퇴한 뒤 취미생활을 즐기러 온 70대 노년층의 모습도 눈에 띄었죠. 


교육생 서순정(49·주부) 씨는 “주부이다 보니 취미활동을 위해 학원을 등록하기에는 시간적, 경제적으로 부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동네 문화카페를 통해 내가 원하는 시간에 높은 수준의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어요. 


또 “수업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동참한다는 뿌듯함도 있다”고 밝혔답니다. 수업을 이끄는 정지아 강사는 “5명 이상 소수를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고, 문의 전화도 많이 온다”고 말했어요. 


또한, “그 가운데 뉴스를 보고 찾아온 손녀와 할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죠. 실제 동네 문화카페 사업에서는 프랑스 자수, 인문학 산책, 달콤한 홈베이킹, 보드로 배우는 한국사, 웃음치료, 추억의 팝송영어 등 소수를 대상으로 한 수업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었어요. 


이날 또 다른 강좌인 우쿨렐레 악기 수업의 박윤미 강사는 “인원이 적다 보니 조금 더 수업의 질이 높아지고, 개인 실력 차이에서 오는 부분들도 따로 지도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어요. 


익명을 요구한 우쿨렐레 강좌의 한 교육생(50·주부)은 “악기를 전혀 못 다뤄서 비교적 쉬운 동요 연주부터 차근차근 배웠는데,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순수한 마음이 들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죠. 


그러면서 “사실 갱년기도 왔는데 이 수업은 나에게 큰 용기와 함께 삶의 활력소를 주었다”고 설명했어요. 2018년 하반기 1기 수업과 2019년 상반기 2기 수업에 모두 참여했다는 이 교육생은 2019년 하반기 3기 수업에도 꼭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답니다. 

현장 점검·운영 원칙 강화해 부실 막아

동네 문화카페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데에는 군산시의 철저한 사업 운영관리도 한몫했죠. 군산시는 동네 문화카페에 참여하고 있는 강사와 사업주,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어요. 


시민들의 호응을 반영해 소상공인 운영 상가에서만 이뤄지던 수업을 경로당이나 마을 쉼터, 아파트 관리실 등 공공장소로 확대한 ‘배달강좌’를 신설했어요. 


이와 관련해 군산시 관계자는 “동네 문화카페가 군산에서 떠오르고 있는 ‘핫’한 명소인 만큼 앞으로도 생활 문화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답니다.  


아울러 전국 첫 실시 사업인 만큼 드러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시행했어요. 그 결과 일부 대리출석에 따른 부정행위와 강사와 수강생 갈등 등 운영 방침에 어긋난 10개 강좌를 강의 도중 폐강 조치했죠. 


또한 사업장 외 다른 장소에서 강좌를 운영한 2개 강좌를 권고 조치했으며, 사업주가 수강생으로 참여해 강좌 분위기를 방해한 사례도 적발했어요. 

군산시는 이를 토대로 운영 원칙을 대폭 강화해나갔어요. 2018년 강사 1인이 동네 문화카페 최대 3개 강좌를 수업할 수 있었지만, 2019년에는 1인이 동네 문화카페 1개와 배달강좌 1개만 가능하게 조정했죠. 


일반 수강생은 1인 최대 2개 강좌까지 들을 수 있으나, 강사와 사업주는 수강생으로 참여할 수 없도록 했어요. 특히 강사 6명이 돌아가며 수강생으로 품앗이하거나 배우자의 사업장에서 본인이 강사로, 자녀와 자녀 친구들이 수강생으로 참여하는 것도 제한했죠. 


또 출석률 60% 이하, 횟수가 4회가 될 경우 수업이 중단되고, 출석부는 수강생 본인이 직접 이름을 쓰도록 했어요. 첫 수업 때 현판 앞에서 강사와 수강생 인증 촬영도 해야 하죠. 


장소 사용료와 강사비, 매니저 활동비 등은 사업을 시작한 첫해인 2018년 주간과 야근, 주말을 차등 지급했지만, 2019년부터는 균등하게 지원했어요. 


군산시 관계자는 “수강생, 강사,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2020년 사업계획에도 적극 반영해 보다 내실 있는 동네 문화카페·배달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전시·연주회 열어 사회환원 기회도

동네 문화카페 사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사업이 시작된 2018년에는 255명의 강사가 수업하고 23명의 매니저가 활발하게 활동했죠. 2019년 1기에는 강사 476명과 매니저 69명, 2기에는 강사 469명과 매니저 73명에게 일자리가 제공되었어요. 


군산시는 강사들에는 시간당 3만 원의 강사비를 지급하고, 매니저에게는 수업관리 횟수당 1만 5000원의 인건비를 지급함으로써 경력 단절 여성과 시민들에게 재취업의 희망을 안겼답니다.  


동네 문화카페 인물화 강좌 정지아 강사는 “이전에는 평생학습관 등에서 그림을 가르쳤는데, 어린아이들을 둔 워킹맘이다 보니 늘 시간이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없는 동네 문화카페 수업을 맡게 되면서 확실히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어요. 


정 강사는 또 “수도권과 비교하면 평생학습 시설이 부족한 지방인 만큼 동네 문화카페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강사의 입장에서 매우 보람되고, 지역 주민이 원한다면 어떤 공간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수업하고 싶다”고 밝혔죠. 


동네 문화카페 사업은 수업 장소를 제공하는 사업주에게도 회당 4만 원의 장소 사용료를 지원하고 있어요. 이와 관련해 상인 박 아무개 씨는 “낮에는 커피숍에 손님이 없어 걱정하고 있었는데 동네 문화카페 덕을 크게 보고 있다”며 “이러한 사업들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어요. 


군산시는 2019년 10월에 개최되는 군산시 평생학습주간 행사에서 동네 문화카페 교육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예요. 


군산시 관계자는 “교육생들이 수업을 통해 배우고 익힌 연주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 해당 사업이 시민들의 배움으로만 그치지 않고 문화 혜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 사진 군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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