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그림 '키스' 속 숨겨진 비밀!

조회수 2019. 8. 30. 17: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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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여성의 관능미와 남녀 간의 사랑 감정을 예술적으로 극대화한 상징주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죠. 그의 작품 중 '키스'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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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구스타프 클림트│ ⓒJosef Anton Tr?ka·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그를 상징주의 화가로 부르는 것은 다양하고 장식적인 금박 문양과 복잡한 기하학적 패턴을 사용해 에로티시즘의 극치를 몽환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인데요. 


클림트는 1862년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바움가르텐에서 보헤미아에서 건너온 금 세공사인 아버지 에른스트 클림트와 가수를 꿈꾸던 어머니 안나 핀스터 사이의 칠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어요.

 

어릴 때부터 탁월한 드로잉 실력으로 화가로서의 끼를 발산한 클림트는 세기말이던 1897년, 당시의 폐쇄적·보수적인 예술 성향에 반기를 들고 전위적 예술을 꿈꾼 진보적인 예술가들과 함께 ‘빈 분리파’를 결성해 오스트리아 빈에 현대미술의 씨앗을 심는 중심인물로 활동했죠.

 

그러나 1905년경, 결성 당시의 취지에 어긋나는 내홍에 휩싸인 ‘빈 분리파’에 거부감을 갖고 탈퇴하면서 독자적인 작업 활동에 매달려요. 매혹적인 여성의 관능미와 신비로운 에로티시즘의 예술적 포착을 추구한 클림트! 


그의 그림은 금 세공사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금박(금을 두드려 종이처럼 아주 얇게 만든 것) 패턴을 즐겨 사용한 점과 원형, 네모, 삼각형, 직선과 곡선 등 기하학 문양과 함께 화려한 색채를 앞세운 뛰어난 장식성으로 대변되는 기법상의 특징으로 완성돼요. 


클림트는 사망하기 9년 전부터 주로 여성의 누드를 그린 드로잉과 초상화, 풍자 그림인 우의화(寓意畵)에 몰두했어요.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180×180cm, 캔버스에 유채 및 금박, 1907~1908, 오스트리아 빈벨베데레 궁전미술관 소장│ ⓒ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전무후무한 독창적인 화풍으로 평가받는 클림트는 1918년 1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른쪽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유행성 독감에 걸려 56년간의 생을 마감했죠. ‘키스’는 클림트가 화가로서 전성기 때 그린 대표작이에요. 


1907~1908년에 제작한 이 작품은 가로 180cm, 세로 180cm의 정사각형 모양의 대작(大作)인데요. 캔버스에 유채 및 금박을 입힌 그림으로,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웅장한 크기만큼이나 장식성과 색채가 화려함의 정점을 이룬답니다. 


클림트의 금박 작업 세계, 이른바 황금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궁전미술관에 소장돼 있죠. 1908년 클림트가 빈에서 개최된 쿤스트샤우 전시 때 이 그림을 처음으로 공개한 뒤 벨베데레 궁전미술관 측이 구입, 현재까지 소장 중이에요.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두 남녀가 뜨겁게 포옹한 채 무아지경의 사랑에 빠져 있는데요. 형태적인 측면에서 여자의 몸의 윤곽만 드러날 뿐, 남자 몸의 경계는 구분이 없게 그려졌어요. 우리에게 남자는 머리와 목덜미, 양손만 보일 뿐이죠. 


두 사람이 한 몸이 된 황홀한 사랑에 빠진 순간을 표현한 것인데요. 격렬하게 껴안고 있는 남녀의 모습은 중세 시대 모자이크 회화를 떠올리게 하는 복잡하고 눈부시게 영롱한 금박 무늬 장식과 금빛 물감에 힘입어 한껏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요. 


남녀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이보다 우아하고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특히 여자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꿈속의 사랑, 꿈결 같은 사랑이 생각난답니다. 

배경과 단절된 금빛 후광의 정체는?

이번에는 남녀의 옷 무늬 패턴을 살펴볼까요? 남자의 옷에서는 강렬한 금박 무늬를 배경으로 검정과 하양, 은색의 직사각형이 눈에 띄는데요. 남성성을 강조한 것이죠. 


반면 여자의 옷에서는 알록달록하고 금빛이 나는 원형 모양의 패턴이 주조를 이루어 여성적인 특징을 나타냈는데요. 일반적으로 직선은 강한 남성성을, 곡선은 부드러운 여성성을 상징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갈 것이에요.

 

화면 아래, 두 사람이 딛고 있는 곳을 보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보면 꽃밭 같기는 한데,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의 발끝을 보면 절벽 같기도 해 아리송하죠. 


두 눈을 감은 채 왼손으로는 남자의 오른손을, 오른손으론 남자의 목덜미를 감싸고 있는 여자는 남자의 달콤한 입맞춤을 기다리는 것일까요, 아니면 거부하는 모습일까요? 두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금빛 후광(後光)은 뒷배경과 완전히 단절되어 있죠. 그렇다면 이 공간은 어디일까요?


그림 속의 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여성 편력이 심했던 클림트로 보아 작품 속 남자는 클림트 자신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죠. 반면 여자의 신분에 대한 해석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는데요.

 

가장 유력한 후보는 클림트가 죽을 때까지 20년 넘게 연인 관계였던 에밀리 플뢰게이고 또 다른 후보는 클림트의 연인이자 그의 유명 작품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1901), ‘유디트 Ⅱ(살로메)’(1909)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라는 주장이에요. 

  ⓒ 박인권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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