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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의 표본! 일곱 할머니의 좌충우돌 한글 익히기 - 영화 <칠곡 가시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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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두 문장은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1항과 5항에 나와 있는 말입니다. 평생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 영화를 통해 함께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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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가시나들>

<칠곡 가시나들>은 평생 글을 모르고 살다가 한글 익히는 재미에 푹 빠진 시골 할머니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트루맛쇼> 등 화제성 짙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김재환 감독의 신작으로, 2018년 12월 칠곡군에 처음으로 생긴 호이영화관에서 첫 공개되었습니다. 


2월 말에 정식 개봉되어 약 3만 5000명의 관객을 모았는데, 소규모로 개봉한 독립영화임을 고려하면 흥행으로 꼽힐 만한 수치인데요. 


개봉 직전 CGV의 횡포에 맞서 상영 거부를 선언한 일이나 김정숙 여사의 관람 등이 홍보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영화에는 경북 칠곡에 사는 할머니 7명이 나옵니다. 평균 나이 86세의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면서 새롭게 ‘사는 재미’를 느낍니다. 할머니들의 모습은 밝고 유쾌한데요.


기초연금으로 넉넉해진 주머니를 자랑하며 장터를 오가며, 예전에는 읽지 못했던 간판을 읽으니 “사는 게 더 재미있다.” 한글 교실에서는 선생님이 낸 속담 퀴즈를 맞히기 위해 경쟁적으로 손을 듭니다.


채점지에 오답 줄이 그어질 때마다 몹시도 안타까워합니다. 감독은 총 3년 동안 할머니들과 부대끼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발랄하고 살짝 튀는 음악도 대단히 인상적이고, 중간중간 동식물을 찍은 정적인 화면도 서정성을 높입니다. 영화 속 할머니들은 친구들과 함께 목욕탕에 가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글자를 익혀서 자신의 능력이 늘어난 것에 자긍심을 느끼는 모습과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상큼한 자작시는 관객을 저절로 미소 짓게 합니다. 

평생 로망 여학생 교복 입은 단체 사진

가수가 꿈이었다는 할머니는 노래자랑 예선에 도전합니다. 비록 본선에 오르진 못했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신장시키려 노력하는 할머니와 “내가 보기엔 언니가 제일 잘했다”며 위로해주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정겨운데요. 


마을이 있고, 친구가 있고, 배움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노년입니다. 이들이 평생 로망이었을 여학생 교복을 입고 단체 사진을 찍는 장면은 무척 따뜻합니다.


영화는 시종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할머니들이 지금껏 글을 모르고 사시는 동안 얼마나 답답하고 서러운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대다수가 가난이나 일손 부족, 딸에 대한 차별 등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을 것인데요. 


당시 어쩌다 학교를 다녔다 해도 일제강점기 말이라 한글 교육도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학령기를 넘겨 해방을 맞았을 터이니, 이후 한글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 채 계속 성인으로 살아갔을 것입니다.


자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배움을 포기한 채 살아오는 동안 많은 불편과 소외를 겪었을 것입니다. 편지를 읽거나 쓸 수 없고, 소포를 부치지도 못하는데요. 


자기 이름 석 자를 쓰지 못하니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 수도 없으며, 늘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합니다. 투표를 제대로 하기도 힘들고, 자녀들의 가정 통신문을 읽을 수도 없습니다. 

이처럼 글을 읽지 못하는 성인이 얼마나 될까요. 전국에 읽기, 쓰기, 셈하기가 모두 안 되는 비문해 성인이 311만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체 성인의 약 7%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들보다는 형편이 좀 낫지만, 초등학교 졸업 정도의 학력으로 유창하게 글을 읽지 못하는 저학력 비문해인도 전국에 약 517만 명이 있습니다. 


주로 농어촌 지역의 60~90대 고령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이들이 글을 익힐 수 있는 물리적 연한이 10년에서 20년밖에 남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성인 문해교육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성인 문해교육은 주로 ‘민간 야학’의 형태로 존재해왔습니다. 제도권 교육이 학령기 학생 중심의 정규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는 헌법 제31조에 명시되어 있는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와 국가의 평생교육 의무를 방기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 정부는 ‘성인 문해교육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예산 13억 7500만 원으로 시작한 지원사업은 2007년 법제화를 거치면서 본격화됐는데요. 2007년 개정된 평생교육법에는 문해교육을 학력으로 인정하는 획기적인 제도가 담겨 있습니다. 2008년에는 문해교육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설립되었습니다.

한글 읽는 것 넘어 다양한 생활 문해 필요

흔히 문해는 인권으로 일컬어집니다. 교육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되찾고,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면서 민주 시민으로서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인데요. 또한 문해는 ‘평생교육의 출발점’으로 인식됩니다. 


문해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학습이 가능하고, 그 과정을 통해 개인의 자아실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제4차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에는 2022년까지 문해교육 누적 학습자 수를 64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성인 문해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한 사람이 약 30만 명인데, 2017년부터 매년 약 7만 명씩 지원해 2022년까지 총 34만 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성인 문해교육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더 확대돼야 합니다. 단순히 한글을 읽는 기초 문해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 문해교육이 필요한데요. 


즉 문자 문해, 수리 문해, 과학 문해, 정보통신 문해, 재무 문해, 문화시민 문해 등으로 심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교육 대상도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자, 북한이탈주민, 장애인 등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글을 몰라 정보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보편적인 인권의 차원에서 보듬는 성인 문해교육의 확대는 문재인정부의 슬로건인 ‘포용국가’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정책입니다. 


  ▶ 또 다른 [황진미의 영화에 비친 세상] 보러 가기 

 <황진미_영화평론가, 대중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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