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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가 된 사람들! '레고'의 매력 속으로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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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를 취미로 삼아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억을 조립해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이들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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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접하게 된 레고

레고 조립 동호회 ‘브릭팜’의 유병탁 회장(가운데)과 박상수(왼쪽) 이동희 회원

가난했고, 부모님은 아들에게 변변한 장난감 하나 사줄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 부모님을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는데요. 어느 날 이웃집 친한 형이 이사하면서 “재미있게 놀아” 한마디를 남기고, 검은 비닐봉지를 하나 주고 갔습니다. 


봉지를 쏟았을 때, 플라스틱으로 만든 원색의 조그만 블록들이었습니다. 쭈그리고 앉아 조립하고 해체하고, 또 조립하고 해체하고…. 꼼꼼히 합체하고 쉽게 분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 조립하면 끝나는 다른 플라스틱 장난감과는 차원이 달랐는데요. 세월이 흘러, 어릴 때 자신의 동심을 사로잡은 검은 비닐봉지 속 조그만 조립품이 ‘레고’라는 이름의 장난감이라는 것을 알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장난감은 쉽게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밤새 조립해 완성한 뒤 여명에 희열

유병탁 회장이 자신의 작업실에서 레고 부품을 들어 보이는 모습

어른이 됐었고, 취직하며 일상에 바빴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동네 마트의 장난감 코너에 갔는데요. 한 어린아이가 레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르며 울고 있었습니다. 


순간 어릴 때 자신을 사로잡은 장난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그 장난감을 집어 들었고,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자신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발 그 부모가 아이에게 그 장난감을 사주길 바라면서 자리를 떴는데요. 직접 산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집으로 와서 상자를 뜯고 부품을 쏟았습니다. 어릴 때 검은 봉지에서 쏟아져 나온 그 플라스틱 블록이 눈앞에 펼쳐졌는데요. 


조립을 시작했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습니다. 밤을 새우며 블록과 씨름한 뒤 여명을 배경으로 완성된 조립장난감을 창가에 세우고 바라보는 성취감은 차라리 보배로웠습니다. 

레고로 조립한 스포츠카

이동희(37) 씨는 그렇게 ‘키덜트’가 됐었습니다. 키덜트는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인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데요.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들입니다.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좇기 위해 장난감을 조립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정서적 안정을 찾습니다. 굶어서 육체는 배고프더라도, 정신적 허기를 달래고자 주머니를 ‘팍팍’ 여는데요. 


이 씨는 회사에 근무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레고 조립을 하며 날려 보냈습니다. 방에 조립품이 쌓이기 시작했고, 회사에 동호회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20명이었으나 몇 년 뒤 70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월리엄스(F1경기용차 모델)

여행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취미는 계속됐었는데요. 낯선 도시에 가면 꼭 레고 관련 시설을 검색합니다. 평소 사고 싶었던 제품도 사고, 새로 출시된 제품도 관찰합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먼저 결혼하면서 방을 비웠고, 그 방은 레고 조립품으로 가득 찼습니다.  


“작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제가 상상하는 도시를 창조하는 것이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씨는 그동안 산 레고 장난감이 1000만 원어치 정도라며 수줍어했습니다. 

<스타워즈> 주인공 등장 장면 재현

다스몰(스타워즈 캐릭터)

취미 관련 장식장을 주문받아 제작·판매하는 박상수(43) 씨는 자신이 만든 레고 창작품이 유명 호텔 로비에 전시돼 있을 만큼 내공이 깊습니다. 


얼마나 깊을까요? 그동안 구입한 레고 조립품만 1억 원어치가 넘는데요. 키덜트 고수인 셈입니다. 10년 전, 박 씨가 처음 레고를 접한 때입니다. 당시 네 살배기 딸에게 장난감을 사주려고 백화점에 갔습니다. 


레고 장난감이 눈에 띄었고, 조립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두뇌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1만 8000원짜리 간단한 조립품을 샀는데요. 어른 용도 진열돼 있었습니다. 


손길이 갔고, 문득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레고를 본뜬 크기가 조금 큰 국산 조립 블록이었습니다. 그날 박 씨가 처음 자신을 위해 산 레고 조립품은 8만 원짜리 ‘스타워즈 엑스 윙’입니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했던 미래형 전투기 모형인데요. 영화에서만 보던 비행기를 자신의 손으로 조립해 완성하는 즐거움에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스타워즈 미니 피겨들

그것은 시작이었고, 매일 3~4시간씩 조립에 몰두했습니다. 어느덧 레고 조립품 작가가 됐었는데요. 관련 전시회에 ‘아름다운 바닷속’이라는 창작품을 출품했습니다. 작품 완성에 1만 5000개의 부품이 들어갔는데요. 


두 달 동안 친구와 둘이서 매일 2~3시간을 투자했습니다. 5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 ‘황제의 시찰’은 유명 관광지 호텔 로비에 전시돼 있습니다. 역시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로 4m, 세로 3m 규모의 대형 조립품입니다. 어느덧 조립품을 임대해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만든 조립품만 1만 개를 웃도는데요. 


이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돈벌이도 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만든 조립장에 자신이 완성한 조립품을 전시합니다.  

부품 5만개 조림, 길이만 7m 대작

타지마할

유병탁(47) 씨는 더욱 적극적인 ‘키덜트’입니다. 레고 조립을 전문으로 하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일산에 한 달 10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며 ‘어른 놀이터’인 ‘브릭팜’을 장만했는데요. 온라인에 가입한 동호인만 700명이 넘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저녁이면 동호인들이 이 사무실에 옵니다. 널찍한 공간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조립하고 분해하길 반복합니다. 회사원인 유 씨가 이런 공간을 마련한 이유가 있는데요. 


“혼자 하면 취미지만, 함께 하면 문화가 됩니다.” 유 씨도 12년 전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다가 본인이 빠져들었습니다. 


“당시 4만 원짜리 집 모형 조립품이었어요. 그날 밤을 새우며 조립했지요.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내가 집을 짓다니….”

유럽풍 창작 건물

시간이 흐르고 소문이 났습니다. 서울시에서 조립품 제작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옛 서울 역사에 문화공간이 들어서면서 레고 창작품 전시 의뢰를 받은 것입니다. 동호회 회원들과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5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대작이고, 한쪽 길이만 7m인데요. 옛 서울역과 경복궁, 광화문광장이 들어섰습니다. 도시 전체를 둘러 기차 레일을 깔고 창작 기차도 운영했습니다.

 

이번에는 한양도성 박물관에서 숭례문을 레고로 제작해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우선 숭례문의 설계도를 제공받아 설계를 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의 지붕을 재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기존 레고 블록은 직사각형이기 때문입니다.


동호회원들과 작업하는 데만 석 달이 걸렸고, 개화기 전차도 만들었으며, 갓 쓰고 한복 입은 인물도 등장합니다. 개화기 복식을 재현하기 위해 아크릴을 레이저로 깎아서 만들고 도색도 했습니다. 


경이로운 작품이 탄생했고, 이 작품 때문에 유 씨는 단순한 레고 애호가에서 기획과 창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레고 제품과 창작품이 전시된 장식장 내부

이번에는 한양도성 박물관에 전시될 동대문을 주문받았습니다. 당시까지 레고 작품에 대해 부정적이던 박물관에서 역사적인 장면을 재현하는 데 레고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동대문(흥인지문)을 통해 고종 임금이 동구릉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재현해달라고 했습니다. 1대 35의 크기 비율로 동대문과 등장하는 인물을 제작했는데요. 주변 건물들까지 재현했고 낙산을 등고선대로 표현했습니다. 


관람객들에게도 레고 작품은 최고 인기 전시물이 됐고, 특히 아이들이 열광했습니다. 

인간 세상 그대로 축소된 도시 소망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 창작품

유 씨가 사비를 들여 놀이 공간을 만든 이유는 ‘어른들도 마음껏 놀아야 한다’는 지론 때문입니다. 가족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규모 있는 조립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데요. 유 씨의 꿈은 큰 규모의 도시를 조립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레고 키덜트들의 공통된 소망입니다. 거리 표시판, 도로, 경찰관, 소방관 등 인간 세상이 그대로 축소된 도시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미 유 씨가 확보한 블록은 10만 개가 넘습니다. 


소형 도시 3~4개는 만들 수 있습니다. 브릭팜 2층의 유 씨 작업실에는 한약방의 약초 보관함 같은 수많은 보관함에 각종 레고 부품이 보관돼 있습니다. 

각종 모양의 부품이 잘 정돈돼 있는 모습

레고는 한때 재테크의 수단이기도 했는데요. 수요에 비해 적은 공급 탓에 신제품이 나오면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가격은 올라갑니다. 그래서 ‘레테크’라는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전 세계 전 연령대에서 장난감으로 존재하는 레고는 1940년대 덴마크에서 처음 만든 플라스틱 조립장난감입니다. 


이제는 동력으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가로 31.8mm, 세로 15.8mm, 높이 9.6mm, 두 줄로 나란히 8개의 구멍이 난 플라스틱 블록이 요술을 부립니다. 

“머리가 텅 빈 듯해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잡한 상념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자신만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기쁨도 크고요. 대부분의 동호인들이 어릴 때 비싸서 갖고 놀지 못한 장난감이기에 더욱 빠져드는 것 같아요.”


유 씨가 레고 조립 공간 ‘브릭팜’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놀자는 뜻도 있습니다. 혼자 하면 오래 하기도 힘든데요. 


지난 2월 27일 저녁 유 씨와 브릭팜 회원인 박 씨, 이 씨는 브릭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손은 정밀하게 움직이고 머리는 복잡했지만 표정은 밝기만 했습니다. 계속 깔깔대고 웃는데요. 


노는데, 진정하고 싶은 놀이를 하는데 심각할 리가 없습니다. 어른들이 참 재미있게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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