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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 '앞서가는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조회수 2021. 5. 10. 13: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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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은 우리 시대가 인간화의 시대이기에 인간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고 해요. 특히 앞서가는 사람이라면 '어떤' 가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해요. 그 가치가 무엇인지, 나태주 시인의 '인간화 시대' 글을 통해 살펴봐요!


실상 나는 역사나 사회 현실 같은 넓은 분야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젊은 시절부터 그랬다. 자신의 감정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시인이 됐나 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회 현상이랄지 큰 세상을 향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가?


젊어서 헝그리 맨(Hungry Man)이었던 내가 조금씩 앵그리 맨(Angry Man)이 돼 간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가지는 격렬한 분노는 아니다. 다만 조용한 분노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피어오르는 것이다. 분명 뒤늦게 드는 철이요 거꾸로 사는 사람의 인생인 셈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뜬금없이 나는 요즘 시대와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시대가 사람을 부르는 것일까? 아니면 사람이 시대를 만드는 것일까? 둘이 함께 답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시대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이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어떠한 시대든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시대의 중심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아는 일은 중요하다. 그 중심 가치가 인물을 부른다. 인물은 또 그 중심 가치를 준비하며 살고 또 때가 되면 그 중심 가치에 반응하게 된다. 그러할 때 성공한 사람이 나오고 지도자도 나오고 이른바 영웅도 나온다.


잠시 우리의 역사를 돌아본다. 광복 이전에는 조국 광복과 민족 독립이 중심 가치였고 광복이 되고 나서는 국가 건설이, 6·25전쟁 이후에는 국가 재건이, 4·19혁명과 5·16쿠데타 이후에는 경제화가 요구됐으며 그 이후엔 민주화가 중심 가치로 떠오르면서 인물들을 불렀고 인물은 또 거기에 부응해나갔다. 상당한 부침과 변화가 있었다. 이제 우리는 어느 정도 이 모든 시대 소명들을 실현했다고 본다.


민주사회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자유와 평등이다. 이 가운데 자유에 대한 욕구는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본다. 이제 남은 것은 평등의 가치다. 공평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요즘 사람들은 솔직하지 않은 것을 좋아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아주지 못하며 특히 공정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화를 낸다. 이것이 요즘 사람들이 요구하는 중심 가치다. 이것이 또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우리의 시대는 인간화의 시대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언제든 소중하지 않았을까만 특히 오늘날은 인간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모름지기 솔직 담백해야 하고 정의로워야 하고 공평무사해야 한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 그 누구도 가만히 있지 못할 것이다. 특히 앞서가는 분들은 이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나치게 소아적인 이득에 매어 살아서는 안 된다. 넓은 안목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헌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할 때 사람들은 저절로 인정해줄 것이며 함께 가는 길을 허락할 것이다.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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