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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잃고 월 매출 3천만 원 사장님 된 비결?

조회수 2021. 5. 28. 13: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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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홍가은 씨(35)는 회사에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해요. 충격과 스트레스 탓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월 매출 3,000만 원 브랜드 대표로 바쁘게 살고 있어요. 어떻게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 홍가은 씨의 이야기를 '공감'과 함께 들어봐요!

새일센터와 함께 일어선 홍가은 바디듀 대표

차장 승진을 앞둔 홍가은 씨(35)는 2018년 5월 1일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대표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진짜 이유는 홍 씨가 임신한 사실을 회사에 알렸기 때문이었는데요. 신생기업(스타트업)이던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었던 홍 씨의 믿음은 배신당했고 꿈과 경력은 산산조각이 났어요.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는 회사에 애착이 컸던 만큼 충격도 컸습니다. 충격과 스트레스 탓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는데요. 홍 씨는 소방안전 관련 대회에서 회사 대표 발표자로 나서 장관상을 받은 적도 있고 신생기업에 필요한 사업계획서를 잘 쓰기 위해 ‘신생기업 스쿨’에도 다니고 있었어요. 그는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해놓은 일이 있는데 해고 통보를 받으니 만감이 교차하면서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영향이 갈 정도로 속상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홍가은 씨는 부당 해고에 대해 법적 투쟁을 벌여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지만 회사에 대한 애정은 사라진 뒤였는데요. 그는 역설적이게도 회사를 통해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하나는 신생기업 스쿨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창업 절차 등 제반 사항을 알게 됐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를 향한 분노가 ‘반드시 창업에 성공하고 말겠다’는 열정으로 이어졌다는 점이에요. 그는 “지금 와서 생각하면 회사가 고맙기까지 하다”고 말했습니다.

센터 담당자가 직접 찾아와 육아부담 덜어

출처: 바디듀

▶홍가은 대표가 팀원과 함께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홍 씨가 창업 아이템으로 생각한 것은 ‘수유 패드가 필요 없는 속옷’이었습니다. 임신했기 때문에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었는데요. 그는 만삭의 몸으로 창업에 필요한 절차와 현장 조사 등을 했고 아기가 5개월 정도 됐을 때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충북새일센터)와 인연을 맺었어요.  
충북새일센터는 홍 씨가 육아 때문에 새일센터 사무실을 찾아오기 힘들 때면 담당자가 집으로 직접 찾아와 상담해주고 함께 온 실무자는 아기를 돌봐주면서 육아가 창업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했어요. 그는 “지금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며 “새일센터 담당자들이 직접 찾아와줘서 마음 편히 상담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홍가은

▶홍가은 바디듀 대표(왼쪽 세 번째)는 충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주최하는 2019년 충북여성창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홍가은 씨는 2019년 2월 사업자등록을 한 뒤 그해 9월 충북새일센터가 주최하는 충북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12월 충청지역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2020년 6월에는 마침내 ‘내 몸이 가져야 할 마땅한 가치’라는 뜻의 바디듀(BodyDue)라는 브랜드로 새 제품을 발매했어요. 첫 달에는 매출이 500만 원에 그쳤지만 2021년 3월에는 월 매출이 3,000만 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출처: 바디듀

▶홍가은 대표가 팀원과 함께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홍가은 바디듀 대표는 처음 사람을 구할 때부터 ‘육아 경력자 우대’를 하며 경력단절여성을 많이 채용했는데요. 홍 대표는 “저희 제품에 대한 이해가 높으려면 출산해본 사람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보통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생기업은 구인난이 심한 편인데 당시 지원자가 20명이 넘었다. 많은 여성이 출산·육아 이후 일을 하고 싶을 때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이를 어른으로 키운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이라며 “겁먹지 말고 계속 도전하면 언젠가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온다”고 말했어요.

사후관리와 경력단절 예방까지 역할 확대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 가사 등을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는 이들이 많은데요. 2008년 6월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이 제정되면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경제활동을 원하는 청년 여성 등에게 직업 상담은 물론 구인·구직 관리,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취업 뒤 사후관리와 경력단절 예방 등을 종합 지원하고 있어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에는 직업상담사와 취업상담사, 창업매니저가 배치돼 있습니다. 구직자가 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누리집에 온라인으로 사전 상담을 신청하면 취업·창업상담사가 구직자의 개별 사정에 맞는 적절한 상담을 진행하는데요. 여성가족부가 전국 158곳(2020년 12월 31일 기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어요.  
새일센터는 처음엔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알선을 위주로 활동했으나 사후관리와 경력단절 예방까지 역할이 확대되면서 사업이 커졌습니다. 조연화 충북단양새일센터장은 “처음에는 재취업을 위주로 했지만 고용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경력단절여성은 단순히 취업을 못 한 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멀어진 상태이다 보니 일자리 안내만으로는 현장 복귀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어요.  
조 센터장은 새일센터가 정식으로 문을 열기 전인 2007년부터 취업상담사 인턴으로 활동하다 곧바로 새일센터에 합류한 새일센터 역사의 산증인인데요. 그는 초창기엔 재취업 이후 얼마나 고용 유지가 되는지 연말에 잔존율을 조사해봤더니 10%가 안 돼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여성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너무 떨어졌고 직업 현장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육아나 가사, 가족 돌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새일센터는 10~15명의 여성이 함께하는 집단상담으로 서로 용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어요. 사회생활에서 멀어진 이후 바뀐 노동시장과 고용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적성을 찾아주고 컴퓨터 활용이나 조리 등 기능이 필요한 사람에게 관련 정보와 자격증 취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늘려왔죠. 최근에는 사후관리와 경력단절 예방 사업 쪽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어요.

여성 경력단절 줄고 임금격차 줄어

조연화 센터장은 “요즘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지고 엄마와 아내가 ‘일하는 여성’인 점을 자랑스러워하는 등 사회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하지만 엄마로서 사회 책임 때문에 이직이 잦아 경력 관리가 안 돼 관리직보다는 단순기능직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출생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여성이 직업 현장에 나오지 않으면 국가 성장 동력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재취업도 중요하지만 애초부터 경력단절 자체가 없도록 하는 게 최고의 경력 관리”라고 말했어요. 또한 우리나라는 결혼과 육아를 하더라도 유연근무제(근로자의 개인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제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새일센터가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줄고 임금격차가 줄어드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여성가족부가 2020년 2월 발표한 ‘2019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25~54세 여성 중 결혼·임신·출산·양육·가족 돌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35%로 나타나 2016년(40.6%) 조사보다 5.6%포인트 줄었어요.  
경력단절 뒤 첫 일자리 월급은 191만 5,000원으로 경력단절 이전 월급(218만 5,000원)의 87.6% 수준이었습니다. 역시 2016년 경력단절 전후 임금 비율 87.1%에 비해 소폭 상승했는데요. 또 경력단절 경험 이후 재취업한 첫 일자리가 1년 이상 고용계약을 맺은 상용근로자인 경우가 2019년 55.0%에 이르러 2016년의 44.7%에 비해 10.3%포인트 증가했어요.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직업 체험도

출처: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전문가 직업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유혜림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은 “새일센터의 가장 큰 성과는 통계수치로 보이는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력단절여성과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해 있던 많은 여성을 경제활동인구로 끌어낸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혜림 관장은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기업코칭사업’을 예로 들었는데요. 지역 내 기업들을 직업상담사가 직접 방문해 ‘가족 친화적 자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의 고용 환경이 가족 친화적으로 변모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집단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는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경력개발형 새일센터인 고양MICE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고양새일센터는 2021년 3월 ‘제10회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우수기관 및 유공자 포상식’에서 경력단절 예방사업 부문과 사후관리사업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요. 고양새일센터는 전국 최초로 ‘직무적응 분석시스템’을 개발해 온라인 경력단절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해 온라인 직업 체험과 인공지능(AI) 면접 등을 지원한 결과 2020년 1,999명의 취업·창업을 지원했어요.  
유혜림 관장은 “어떤 일이든 첫걸음이 필요하고 정말 중요하다”며 “경제활동을 원한다면 주위를 잘 살펴보면 많은 지원과 제도가 있다. 이런 지원과 제도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곳이 새일센터이니 주저하지 말고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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