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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생각대로 만든 '잼잼 놀이터'로!

조회수 2021. 5. 4. 18: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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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어린이 생각대로 만든 강원도 춘천시의 '잼잼 놀이터'를 소개합니다! 공감과 함께 살펴볼까요?!


어린이 생각대로 만든 ‘잼잼놀이터’

4월 17일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큰골공원에 조성된 잼잼놀이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10m 가깝게 높이 솟은 그물망 구조가 보였어요. 어린이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밧줄을 잡고 하늘 높이 오를 수 있는 ‘스파이더넷’이었습니다. 일반 놀이터에서는 공간적인 제약 외에도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생각하기 힘든 놀이기구인데요. 어린이들은 처음엔 낮은 높이에서 놀면서 탐색전을 벌이다가 점차 높은 곳에 도전했고 정상까지 오른 초등학교 고학년생도 있었어요.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스파이더넷

스파이더넷 옆에 위치한 암벽 너머로 올라서면 펌프를 통해 직접 수돗물을 뽑아내 물장난을 칠 수 있는 펌프놀이터가 나오고 오른쪽 아래에는 길게 옆으로 이어진 밧줄놀이터가 있어요. 밧줄놀이터 아래로 다시 내려오면 황토로 거칠게 마감한 언덕놀이터가 있는데요. 언덕 중앙을 가로질러 몇 개의 동굴이 뚫려 있어요.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물놀이터

잼잼놀이터는 다양한 바닥재를 썼습니다. 아파트나 주택가 등 일반 놀이터에는 안전과 위생을 위해 고무 매트 등 탄성 바닥재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곳엔 모래놀이터와 오름놀이터 바닥에는 모래가 깔려 있고 언덕놀이터는 황토 바닥이며 밧줄놀이터는 작은 나뭇조각들로 바닥을 채웠어요.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동굴놀이

기획 단계부터 어린이 의견 중심으로 조성

잼잼놀이터는 놀이기구가 일반 놀이터보다 기발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기존 놀이터의 금기를 깨는 구성이 많아요. 이곳은 어린이들이 모험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조성된 모험 놀이터의 하나로 어린이들이 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노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춘천시의 첫 번째 어린이 모험 놀이터인 잼잼놀이터가 이날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14억 원의 사업비가 들었으며 면적은 약 1만㎡에 이르죠. 어린이의 놀이 활동을 돕는 놀이활동가가 배치됐고 학부모와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편의 공간도 만들었어요. 이재수 춘천시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2년 동안 지역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함께 어울려 멋진 놀이터를 만들었다”며 “제2호, 제3호 모험 놀이터를 연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며 앞으로 이렇게 만들지 않고 2주 만에 뚝딱 만드는 놀이터는 허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놀이터가 변하고 있어요. 어른이 만든 규격화된 플라스틱 기구 중심의 놀이터에서 어린이가 원하는 놀이, 어린이가 꿈꿀 수 있는 활동에 중점을 둔 놀이터가 늘고 있죠.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편해문 놀이기획자가 4월 17일 춘천시 동내면 잼잼놀이터 개장식에서 감사장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잼잼놀이터는 기획 단계부터 놀이터를 직접 이용할 당사자인 어린이 의견을 중심으로 조성됐습니다. 놀이터 디자인을 위해 어린이 디자인학교를 운영해 어린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했고 어린이의 상상력이 반영된 기본 구상을 편해문 놀이기획자가 완성했어요. 아동문학가인 편해문 씨는 20년 넘게 놀이터 디자이너, 놀이운동가 등으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놀이터, 위험해야 안전하다>,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 등 놀이터 3부작을 펴내기도 했어요.


공사 뒤 어린이 감리단 운영 개선 사항 반영

잼잼놀이터는 기존의 큰골공원 터에 모험 놀이터를 조성한 것으로 공사 기간은 5개월에 불과하지만 어린이와 부모 등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공사 이후에는 20명의 어린이 감리단을 운영해 직접 체험해본 뒤 개선 사항을 반영하기도 했는데요. 재밌다는 의미의 잼잼놀이터 이름 역시 어린이들의 의견이 반영됐습니다.


편해문 놀이기획자는 “새로운 놀이터를 짧은 시간에 만들 수도 있지만 놀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의 입장에서 보면 어른이 만든 놀이터는 어색하고 어떤 때는 지루하기도 하다”며 “잼잼놀이터를 만들면서 어린이의 의견을 고스란히 담는 역할을 했다”고 말을 전했어요.


어린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모형을 만들면서 의견을 내놓으면 편해문 놀이기획자는 비슷한 놀이기구 등을 참조해 놀이터 디자인을 기획해요. 디자인 안을 만든 뒤에는 다시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확인받는 등 어린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1년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언덕놀이터

잼잼놀이터는 모래놀이터·오름놀이터·물놀이터·밧줄놀이터·언덕놀이터 등 5개 구역으로 나뉘는데요. 기구별로 보자면 모래 조합 놀이대·모래 상자·물놀이 상자·회전놀이대·모래 굴삭기·스파이더넷·미끄럼틀·동굴놀이·암벽 오르기·펌프놀이터·다람쥐 움집이 있고 화장실·음수대·자전거 보관대·활동가 사무실 등이 구비돼 있어요.


모래놀이터는 어린이가 모래를 마음껏 파고 놀 수 있도록 모래를 높이 쌓아놓았는데요. 주문진 바닷가의 깨끗한 모래를 사용했으며 비가 오더라도 반나절 만에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했어요. 회전놀이대는 몸이 불편한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를 실을 수 있으며 화장실 역시 장애인도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름놀이터와 밧줄놀이터는 어린이들의 희망을 반영했어요.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모래놀이터

놀이활동가 두 명 상주, 구급함도 갖춰

놀이터 기획에 참여한 이진석 군은 “우리들이 가장 원했던 것은 높은 데 올라가고 싶다는 것과 그물 같은 것을 타고 옆으로 좀 더 멀리 가는 것이었다”며 “어린이들이 수직과 수평으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어요. 스파이더넷은 어린이 100명이 한꺼번에 올라가도 안전한데요. 밧줄이 격자로 돼 있어 어린이가 손을 놓쳐도 한 칸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했어요.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밧줄놀이터

암벽을 오르고 싶다는 어린이들의 욕구가 커서 암벽 공간도 넣었습니다. 위치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며 암벽을 넘어 밧줄놀이터와 물놀이터로 갈 수 있어요. 암벽 높이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을 반영해 바닥에는 작은 자갈을 깔아놓았습니다. 작은 자갈을 발로 밟으면 푹 빠지면서 옆에 있는 자갈들이 올라와 발목에 대한 압력을 줄여줘요. 횡으로 가는 밧줄놀이터는 높이가 낮아 큰 위험은 없으며 50명가량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놀이터는 놀이터에서 물을 썼으면 좋겠다는 어린이들의 의견을 반영했어요.

출처: 위드사람컴퍼니
▶암벽 오르기

잼잼놀이터에는 놀이활동가 두 명이 상주하는데요. 놀이활동가의 사무실 겸 휴게실이 있어 어린이들을 지켜볼 수 있으며 구급함 등을 갖춰 어린이가 타박상 등 상처를 입으면 즉시 치료하는 역할도 해요. 놀이활동가들은 주변의 개나 고양이에 의해 모래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몰 뒤에는 모래를 그물로 덮고 다음 날 출근해 그물을 벗기는 등 모래 청결 유지에도 힘쓰고 있어요.


이진석 군은 “우리들이 맨발로 다닐 수 있고 여러 바닥 소재를 밟아보고 만져볼 수 있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습니다. 모래나 나뭇조각을 깔면 탄성 바닥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관리하기 번거롭고 위생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어린이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을 전했어요.

▶활동가 사무실

“어린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야”

편해문 놀이기획자는 위험이 어린이를 키운다고 강조했어요. 그는 “우리 사회는 위험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런데 어린이는 위험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어린이는 낭떠러지가 위험한 게 아니고 날카로운 것이 위험한 게 아니다. 어린이가 무슨 시도를 할 때마다 부모가 간섭하고 제지해 위험을 알 기회를 잃어 실제로 위험을 만났을 때 대응하지 못하는 게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잼잼놀이터 곳곳에는 놀이기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부모 등 보호자에게 전하는 다음과 같은 당부가 쓰여 있어요.

▶화장실

“놀이기구를 이용하려는 어린이의 의지나 마음의 준비를 고려하지 않고 요구하거나 권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이것은 놀이터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행위입니다. 보호자는 어린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야 합니다. 어린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편해문 놀이기획자는 “어린이는 할 수 있는 것만큼 하면 된다. 오늘은 이만큼 하고 다음 날 조금 더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데 보호자가 걱정하는 마음으로 막거나 반대로 빨리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재촉하는 경우가 있다”며 “어른이 물러나야 어린이가 나아간다”고 말했어요. 그는 잼잼놀이터가 일반 놀이터보다 조금 위험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안전 검사를 통해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가능성은 제거된 상태인 만큼 안심해도 된다면서 “어린이가 뛰놀 수 있는 장소가 하나둘씩 만들어지고 있으니 어른은 어린이가 뛰놀 수 있도록 시간을 내주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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