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하'를 아시나요?

조회수 2021. 5. 4.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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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클하'를 아시나요? '클하'는 미국에서 2020년 4월에 시작된 음성 누리소통망(SNS)인 '클럽하우스(Clubhouse)'의 줄임말인데요. 먼저 가입한 멤버의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한동안 인기를 끌었어요. '클하'는 어떻게 큰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요? 함께 살펴보아요!


“펭하!”

2019년 교육방송(EBS)에서 제작한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마스코트로 등장한 펭귄 캐릭터 펭수의 인사말이죠. ‘펭하!’는 ‘펭수 하이!’의 줄임말입니다. 최고의 창작자(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EBS 연습생으로 데뷔한다는 설정으로 등장한 펭수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었죠. 펭수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도 시청자들과 만났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요.


뜬금없이 펭수 이야기를 꺼낸 건 처음 언론을 통해 ‘클하’를 들었을 때 문득 펭하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처음 펭하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만큼 클하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했었거든요.

여러분은 클하를 아시나요? 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클하는 클럽하우스(Clubhouse)의 줄임말이더군요. 클럽하우스는 미국 신생기업(스타트업)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2020년 4월 선보인 음성 누리소통망(SNS)인데요. 현재 아이폰에서만 시험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아이폰 사용자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클럽하우스는 대화방에 참여자들이 모여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누리소통망입니다. 영상을 보거나 글을 쓸 수는 없고 오로지 서로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죠. 대화방에는 토론을 진행하는 사회자인 모더레이터(Moderator)가 있고 모더레이터가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준 발언자인 스피커(Speaker)만 모더레이터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대화방 참여자들은 이 내용을 들을 수 있고요. 사회자가 토론을 진행하며 참여자들에게 발언권을 적절히 나눠주는 형식입니다.


토론형 누리소통망 클럽하우스 열풍

특이한 것은 클럽하우스 멤버로 대화방에 참여하려면 기존에 먼저 가입한 클럽하우스 멤버의 초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기존 멤버가 누군가를 초대하면 기록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A라는 지인의 초대를 받아 클럽하우스 서비스에 가입하면 제 프로필에는 A가 초대한 인물(Nominated by A)이라는 내용이 새겨집니다. 기존의 인터넷 세상과 달리 상당히 폐쇄적이고 자신을 둘러싼 인맥이나 친분 관계도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만큼 신중하게 지인을 초대해야 하죠. 만약 저를 초대한 A가 클럽하우스의 내부 활동 지침을 어겨 계정이 정지되면 제 계정도 함께 중지됩니다. 1인당 주어진 초대권도 처음엔 2장뿐입니다. 클럽하우스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 추가로 초대권을 더 받을 수도 있지만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누리소통망 토론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앱스토어
클럽하우스 앱 미리보기 화면

클럽하우스는 처음엔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생기업 창업자, 벤처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다가 미국 기업인과 정치인 등 유명인들이 참여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습니다. 2021년 2월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서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대표인 블라디미르 테베브와 설전을 벌이면서 비트코인 지지 발언을 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대기업 오너와 경영진, 유명 정치인 등이 클럽하우스 토론장에 등장해 눈길을 끄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외 데이터 분석기관에 따르면 실제로 클럽하우스의 국내 이용자 수는 2021년 2월 기준으로 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1,050만 명으로 미국은 287만 명, 일본은 163만 명이 이용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3월 이후 클럽하우스 대화방에 일반인들은 크게 늘어난 반면 유명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모든 유행은 결국 돌고 돈다

클럽하우스 열풍을 보면서 ‘모든 유행은 결국 돌고 돈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1970년대를 전후해 유행하던 나팔바지와 디스코가 21세기에 다시 유행하는 패션과 춤이 된 것처럼 소통 방식에도 복고 바람이 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들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화로 소통했고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거쳐 이제는 누리소통망으로 소통합니다. 가족이 마주 앉아 식사하면서도 서로 대화하지 않고 휴대전화로 ‘○톡’을 주고받더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현실인 세상입니다.


그런데 이동통신 기기에서 영상과 문자를 지운 채 몇몇과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으니 클럽하우스 열풍은 복고 열풍이라 부를 만합니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은 여전히 있나 봅니다. 그동안 자유로운 인터넷의 바닷속에서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소통하는 것을 즐기던 사람들이 다시 인터넷 속에서 자신을 드러낸 채 목소리로 소통하고 토론하는 마당에 스스로 나오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디지털 기술 발전에 발맞춰 함께 환호하며 편리함에 취해 있던 우리 모두에게 숨을 가다듬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했나요? 하하.


©이상록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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