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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도 활용한다는 'OO 에너지' 효과?

조회수 2021. 5. 28. 13: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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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환경부는 그린 뉴딜의 대표 사업으로 수열 에너지를 육성하기로 결정했어요. 수열 에너지는 수량에 변화 없이 물의 열을 이용하는 친환경 에너지인데요.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물을 이용한 냉난방을 이미 활용 중이죠. 롯데월드타워는 수열에너지를 설비해 전체 냉난방의 10%를 해결하고, 연간 7억 원의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는데요. 태양광, 풍력 에너지보다 효율적이라는 '수열 에너지'에 대해 살펴볼까요?

수열 에너지 전문 업체
이노그린에너지

수열 에너지는 물이 여름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대기보다 따뜻한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합니다. 수량에 변화 없이 물의 열을 이용하는 친환경 에너지죠.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활용했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적극적인 육성에 나섰어요. 2019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이 개정돼 바닷물에 이어 하천수도 수열 에너지에 포함됐고 2020년 환경부는 그린 뉴딜의 대표 사업으로 수열 에너지를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지하수를 이용한 수열 에너지 설계·시공 전문 회사 이노그린에너지는 2020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에코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서 우수 사례 초기창업기업으로 뽑혔는데요. 이영춘 이노그린에너지 대표를 3월 31일 만나 수열 에너지의 현재와 미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어요.

그린 뉴딜로 수열 에너지 육성 본격화

이영춘 대표는 “우리 주변에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물이 그냥 버려지고 있다”며 “주거·업무 공간이 고층화되면서 지하층 개발이 더욱 늘어나고 더 많은 유출 지하수가 생겼다”고 말을 전했어요.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유출 지하수는 하루 18만 8,000톤(2020년 기준)에 달해 상수도 공급량의 6% 수준으로 서울 시민 6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출처: 이노그린에너지

▶이영춘 이노그린에너지 대표

지하수 개발과 지열 에너지 관련 업계에 30년 동안 몸담았던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물이 풍부해 오래전부터 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해왔고 지열 에너지와 수열 에너지의 원리가 동일해 기술력에서 다른 업체보다 비교 우위가 있으리라 판단했어요.
이 대표는 “수열 에너지 업계의 방향성이나 정부의 정책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향후 미래를 보고 판단해 창업을 결정했다”며 “창업 이후 한동안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린 뉴딜의 수열 에너지 육성 정책이 발표되면서 내 판단이 옳았음을 확신했다”고 말했습니다. 초반 매출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에코신생기업 지원 사업을 통해 회사의 기반을 다지고 나아갈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어요.

강물을 이용한 냉난방은 롯데월드타워에서 이미 활용 중인데요. 롯데월드타워는 한강물을 이용한 수열 에너지를 설비해 전체 냉난방의 10%를 해결해요. 수열 에너지를 이용하면 옥상에 설치하는 냉각탑이 필요 없고 소음과 도시 열섬현상도 완화할 수 있죠.

환경부는 소양강댐을 활용해 강원도 춘천에 강원 수열 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합니다. 데이터센터 집적단지와 스마트팜을 조성해 수열 에너지로 냉난방을 공급해요.  
서울시는 2027년 완공 예정으로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에 한강물을 활용한 신재생 수열 에너지를 도입하기로 했어요.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냉난방의 약 70%를 수열 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며 지역난방을 사용할 때보다 온실가스를 연간 1,000톤가량 감축할 수 있고 운영비도 매년 3억 원을 절감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대비 30~70% 유지비 절약

하지만 지하수 활용은 규모가 작고 활용 기술이 미흡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 등이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서울시에는 지하철 공사나 한국전력 전선 지중화공사 등에서 지하수가 많이 발생하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문데요. 지하수를 청계천·우이천 등 하천 유지 용수로 활용하거나 청소 용수로 일부 사용하죠.
이영춘 대표는 “한강물을 이용하려면 배관공사 등 기반 시설이 구축돼야 한다”며 “한국수자원공사 연구에 따르면 한강물을 이용하려면 최대 1㎞ 내에 수요처가 있을 때 경제성이 있다고 봤고 한강보다 수량이 적은 안양천·중랑천·탄천·양재천·우이천 등은 적용 가능 지역이 500m 이내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유출 지하수의 경우 열원이 건축물 밑에서 발생하기에 이송과 배출이 유리하고 초기 투자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어요. 지하수는 또 물의 온도가 연중 15℃ 안팎으로 하천수보다 효율이 높고 에너지원과 생활용수로 활용한 뒤 자연으로 되돌려 순환시킬 수 있습니다.
이노그린에너지는 지하수를 이용한 지하수열 하이브리드 냉난방시스템과 유출 지하수를 활용한 유출 지하수 물 순환 시스템을 설계·시공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지하수열 냉난방시스템은 농촌의 마을회관과 지방의 건설 현장 사무소 등이 주요 매출처인데요. 농촌의 마을회관은 지역 공동체 시설로 주민들의 사용률이 높기 때문에 냉난방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요.  
또 농촌은 상수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지하수 개발이 필수적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지하수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은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요. 이 대표는 “지하수열을 이용한 냉난방을 하면 화석연료 대비 30~70%의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훨씬 효율적

지역의 건설 현장 사무실 역시 지하수열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건설 현장 사무실은 일반적으로 상수도·도시가스 등을 구축하기 어려워 지하수와 화석연료를 사용합니다. 업무와 거주 공간이 함께 있어 냉난방을 24시간 가동하는 경우가 많죠.
이영춘 대표는 “지하수열을 이용하면 2년이면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에 4~5년 정도 소요되는 건설 현장에서 수열을 냉난방시스템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을 전했어요. 2020년 건설 현장에서 사용해본 일부 건설사는 본사에서 2021년에 각 현장에 수열 에너지 설치를 확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어요.  
유출 지하수 물 순환 시스템은 도심지 건축물에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는데요. 도심지의 유출 지하수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대부분 하수로 방류되고 있고 하수도 요금까지 물어 경제적 손실이 납니다. 이 대표는 “하수도 요금은 건축물의 경우 1년에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이 넘게 나온다”며 “유출 지하수는 ‘지하수법’에 의해 감소 대책 및 이용 대책으로 활용이 의무적이나 현실적으로 활용 기술이 미흡하고 홍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어요.

이 대표는 수열 에너지가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풍력은 바람이 불어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태양광은 날씨가 흐리거나 밤에는 가동이 중단돼 하루 평균 3.5시간 생산에 불과하지만 지하수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에요.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수열 에너지 이용 확대 전략’에 따르면 서울시의 하천·수돗물·하수·유출 지하수의 수열 에너지 잠재량은 230만 TOE(1TOE는 1,000만kcal 해당)로 2018년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6배에 이르는데요.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서울시는 2040년 온실가스 배출량 70%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7%를 목표로 설정했지만 2018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6%에 그친다”며 “지리적 한계로 해양·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미약하기 때문에 건물의 냉난방에 사용할 수 있으면서 도심 내 광범위한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미활용 에너지인 수열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법적으로는 현재 수열 에너지의 범위가 해수와 하천수로 한정돼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출 지하수·수돗물·하수 등 다양한 수열원을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어요.

“에너지 분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

이영춘 대표는 5월에 착공하는 서울시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큰 관심이 있어요. 강동구가 신성장 동력으로 공을 들이고 있고 서울 동남권의 경제 중심지가 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 대표는 “고덕비즈밸리 사업은 한강과 인접해 유출 지하수가 대량으로 나온다”며 “이곳에서 유출 지하수를 에너지원과 생활용수로 활용한 뒤 남은 물은 인공함양해 유출 지하수 물 순환 체계를 설계·시공하고 있다. 이로써 유출 지하수 활용이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탄소배출권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탄소를 배출하는 사업이 있다면 탄소 배출을 상쇄하는 사업도 필요하다”고 말을 전했어요.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태로 탄소 배출을 줄여야만 합니다. 그는 농촌에서 수열 에너지를 이용할 경우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 탄소배출권을 팔 수 있는 여건이 생기리라 기대해요.  
이 대표는 “수열 에너지의 경우 제도는 구비돼 있지만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에너지는 지역별 자급자족이 좋은데 수열 에너지는 에너지 분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자연 상태의 물에서 열 이동해 활용
온실가스·미세먼지·열섬현상 잡아

수열 에너지 원리는?

수열 에너지는 해수·하천수·지하수·발전 온배수 등 물이 가지는 열에너지를 의미하는데요. 물은 에너지를 축적하는 능력(비열)이 매우 커요. 대기와 비교해 쉽게 뜨거워지지 않고 쉽게 식지 않아 여름철 수온은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 수온은 대기보다 높습니다. 물의 이런 특성을 활용해 히트펌프로 건물·주택·산업용 시설 등의 냉난방 에너지를 공급해요. 히트펌프는 냉매의 발열 또는 응축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냉난방장치를 뜻합니다.  
일반적인 난방이 화석연료를 태워 물을 데운다면 수열 에너지는 자연 상태의 물에서 열을 이동시켜 활용해요. 석탄화력발전의 상당 부분을 수열 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냉방은 실내의 열을 냉각탑을 통해 대기로 방출하지만 수열 에너지는 냉각탑 없이 열을 수열원(하천수·해수·호수 등)이 흡수합니다. 불필요해진 냉각탑만큼 공간 활용이 가능하고 냉각탑 주변의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현상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국내에서 수열 에너지는 ‘해수의 표층수’만이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았으나 2019년 10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이 개정돼 하천수도 포함되면서 활용 가능성이 크게 늘어났어요. 유럽과 북미, 일본 등은 이미 하천수와 호수 등을 수열 에너지로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1989년 후쿠오카 하코자키 지구에 열공급 센터를 건설해 4,800RT(냉동톤·1RT=3,320kcal/h)를 생산하고 프랑스는 1991년 센강을 이용해 루브르박물관 등에 4만 2,000RT를 공급하고 있어요. 미국의 코넬대학교는 2000년 카유가호를 이용해 2만 RT의 수열 에너지를 생산하고 캐나다는 2004년 온타리오호를 이용해 7만 5,000RT를 공급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광역상수도 원수를 활용해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3,000RT 규모의 수열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어요. 이는 롯데월드타워 전체 냉난방의 10%를 차지하며 이를 통해 연간 7억 원의 절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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