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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에도 땀흘리는 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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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에도 어느덧 봄은 찾아왔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땀흘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 의료 및 방역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이에요. “지금까지의 노력 헛되지 않게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말하는 그들을 공감과 함께 만나봐요!


1년 넘게 우리는 코로나19로 시작해 크고 작은 고비를 넘어 이제는 많은 것이 달라진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은 우리 모두의 일상을 흔들어놓았고 전파력이 강한 만큼 걱정과 우려가 높았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일상을 살아갑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히는 의료진과 봉사자들 덕분이에요.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나들이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어요. 자칫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이 풀릴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와요. 일반 국민이 봄을 즐기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의료 및 방역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이야기는 우리 각자가 일상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출처한겨레

확진자 간호하는
박애병원 이혜영 간호팀장
환자 퇴원할 때 보람…
빨리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내가 할 수 있을까?’ 처음엔 그런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여기 오신 환자들은 저희가 아니면 일반 병원에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간호사 자격이 있기 때문에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못하는 일을 해줄 수 있다는 데 나름의 자부심도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매일 입어서 그런지 이젠 방호복이 덜 어색해요.”


경기도 평택 박애병원 이혜영(48) 간호팀장은 중환자 병동에서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하고 있습니다. 평택에서 태어나 간호사가 된 뒤 박애병원에서 근무한 지 약 20년이에요. 본래 일반 환자를 진료하던 병원이 2020년 12월 24일 민간 최초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전환되면서 이 팀장을 비롯해 동료들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느라 바쁩니다.


간호팀 근무는 3교대로 이루어져요. 이 팀장의 경우 출근 시간은 오전 6시 50분입니다. 야간 근무자에게 인수인계를 받은 뒤 약물 투여, 식사 보조, 욕창 드레싱 등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태를 살피는 게 일상 업무예요.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는 이른바 ‘클린존’에서 환자가 있는 ‘오염존’으로 갈 땐 반드시 방호복을 착용해야 해요. 방호복을 입고 일하는 탓에 상대적으로 움직임은 둔해지고 땀도 많이 납니다. “사실 방호복을 입고 일한다는 불편함보다 방호복으로 갈아입고 가느라 환자에게 더 빨리, 한걸음에 달려가지 못한다는 게 심적으로 힘들고 답답해요.”

▶2020년 12월 24일 민간 최초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전환된 경기도 평택 박애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간호하고 있는 의료진들. 가운데가 이혜영 간호팀장이다.

출처평택 박애병원
방호복 탓 더 빨리 환자에게 달려가지 못해 속상

중환자 병동에는 코로나19 판정을 받기 전부터 요양병원 등에서 지내다가 현재 병원에 오기까지 1년여 동안 가족을 못 만난 환자들도 있어요. 이런 이들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가족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할 때 간호사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반면 환자 상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이들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는데요.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 오염존 전용 휴대전화로 가족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도와요.


“환자분들이 저희가 계획한 치료를 잘 받고 퇴원 수속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힘이 나죠. 환자 가족들에게 감사의 편지와 간식 등을 받았을 때 보람도 느끼고요. 최근엔 이곳에서 30일 가까이 있다가 돌아가신 한 환자의 자녀들께서 감사의 선물과 편지를 보내셨어요. 그간 전화 통화만 해왔던 사이지만 서로 진심이 오간 거 같아요.”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한 지 약 3개월째예요. 김 팀장을 비롯해 동료들은 집과 병원만 반복해 오가는 중입니다. 혹여 외출 등을 했다가 병원 내 다른 환자들과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생겨선 절대 안 된다는 생각에서죠. 그런 그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있습니다. “대다수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계시지만 수칙을 어겨서 집단감염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잖아요. 예방접종도 시작됐으니 조금 참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빨리 상황이 나아져 웃으면서 예전 이야기를 나누는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족 등이 경기도 평택 박애병원 의료진 측에 보내온 감사와 응원의 편지

출처평택 박애병원

대구 달서구 재난안전봉사단
홍경황 단장
봉사단 다녀간 장소
단 한 명의 환자도 없어

2020년 2월 27일. 대구광역시 달서구 자원봉사센터 재난안전봉사단(이하 봉사단) 홍경황(63) 단장(케이워터운영관리(주) 재직 중)은 이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방역소독기를 들고 코로나19 방역 봉사를 처음 나간 날이에요.


대구 지역에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던 때였습니다. ‘이 상황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먼저 나섰어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달서구 자원봉사센터 내 봉사단을 만들었어요. 감염병뿐 아니라 기후위기 등 각종 재난 이슈가 터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봉사를 해보자는 취지였죠. 가까운 데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지역사회 다중이용시설 방역부터 했습니다.”


봉사단 대원으로 등록된 이는 25여 명입니다. 이들을 비롯해 센터 내 봉사활동 공지를 보고 수시로 참여하기 위해 오는 이들도 많아요. 나이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해요. 그동안 버스 정류장부터 피시방, 노래방, 학원, 체육시설, 놀이터 등 달서구 지역 여러 장소에서 방역을 해왔어요. 더운 여름날 방역복에 각종 안전 장비를 착용한 뒤 방역하다 보면 땀범벅이 되는 날도 많았습니다. 2020년보다 상황이 나아진 지금은 사전신청을 받아 주 2~3회 정도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설 등에 방역 봉사를 하고 있어요. 

▶대구광역시 달서구 자원봉사센터 재난안전봉사단 홍경황 단장이 어린이집에서 방역 봉사를 하고 있다.

출처홍경황
대구 코로나19 터지자 소독기 들고 지역 봉사

최근엔 어린이집 차량을 방역했습니다. “2020년 초반에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가 낮아서 애를 먹기도 했어요. 위급한 상황을 체감하지 못한 건지 시민들 가운데 ‘마스크 쓰는 거 숨 막히고 힘들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죠. ‘꼭 써야 한다’고 알려주며 다녔어요.”


코로나19 방역 봉사를 하면서 느낀 특별한 보람도 있어요. 봉사단이 방역한 곳에서는 단 한 명의 환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건 큰 자부심이에요. “방역 덕분에 확실히 예방된 거 같습니다. 봉사에 참여하는 대원들이 제일 고마워요. 모두 묵묵히,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홍 단장과 대원들은 요즘, 여름이 오기 전에 코로나19 예방 홍보와 관련된 봉사도 계획 중이에요. 환자 수가 감소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긴 침묵의 시간은 사람들에게 지구공동체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소중한지를 일깨워주기도 했죠. 각종 재난 대비 활동과 기후 환경 변화 대응 등을 하는 데 많은 시민이 지혜를 모으고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등산로 등에 가보면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들이 여전히 있어요. 끝까지 긴장 풀지 말고 조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적십자봉사회
대구시협의회 백인계 회장
전국에서 달려온 의료진 등 보며 ‘함께해야’ 생각

“2020년 2월 18일이었어요. 준비 없이 간 거라 별다른 장비도 없었어요. 마스크 단단히 쓰고 시작했죠.”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구시협의회 백인계(71) 회장은 2020년 대구광역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던 날을 기억합니다. 소식을 듣고 회원들과 함께 코로나19 거점병원이던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향했어요. 코로나19 상황실과 의료진이 머무는 공간 등에서 각종 물품을 정리하고 나눠주는 일을 비롯해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언론 등을 통해 대구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장비와 지원 물품이 속속 들어왔습니다. 환자를 함께 치료하겠다며 전국에서 의료진이 도착하는 모습에 감동하며 봉사활동에 매진했어요. 이후 대구스타디움으로 이동해 물건 나르기를 비롯해 119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한 급식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백 회장이 여느 때처럼 봉사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2020년 대구에 온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위험을 무릅쓰고 온 거잖아요. 그렇게 전국에서 달려온 사람들이 있는데 대구에 사는 우리가 안 가면 안 되죠.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먼저 나섰습니다.”


보람을 느낀 순간도 기억납니다. “119 구급대원들에게 급식하던 때가 생각나요. 모두 젊은이었는데 저희한테 정말 고맙다고 하더군요. 밥이 맛있었는지 멀리 나갔다가도 끼니때가 되면 찾아오더라고요. ‘떡볶이’ 같은 희망 메뉴를 신청하기도 하고요. 고마워하면서 잘 먹으니까 참 고맙고 기뻤습니다. 잠깐이지만 정이 들었던 거 같아요. 모두 사는 지역으로 가서 잘 지내겠죠.”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했던 때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구시협의회 백인계 회장이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각종 물품 나르는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백인계
무증상자 많아 기본 수칙 잊지 않고 지냈으면

현장에서 의료진의 고충을 지켜보며 마음 아팠던 기억도 있습니다. 방호복을 입고 벗는 게 부담스러워 음료 한 모금 못 마시고 장시간 보호구 착용으로 얼굴에 반창고를 붙인 채 일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다행히 이런 헌신 끝에 감염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 출신으로 교직에 몸담았던 백 회장의 봉사활동 경력은 40여 년이 넘습니다. 2020년에는 지역사회에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어요. 요즘은 복지관 취약계층에 도시락을 나눠주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2020년보다 상황이 나아져 다행스럽지만 마스크 없이 봉사활동을 하던 때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커요. 그런 백 회장이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있어요.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수칙 모두 알죠? 이것만 잘 지켜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어요. 무증상자도 많아서 누가 감염됐는지 모르니까 각자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죠. 백신도 나왔잖아요. 지금껏 잘 참아왔으니 조금만 더 힘내서 좋은 날을 함께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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