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앞선 이스라엘, 확진자 바로 줄지 않는 이유는?

조회수 2021. 3. 8. 14: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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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2021년 3월 1일 기준 809만 도즈의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2회 접종까지 마친 대상자는 전체의 37%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스라엘의 확진자는 매일 4,000명이 넘게 발생하며 3차 유행 정점의 절반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왜 이스라엘의 확진자 수가 바로 줄어들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예방접종 효과는 접종 즉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2회 접종 후 2~3주가 지나야 완전한 보호 효과가 나타납니다. 둘째 이스라엘에서는 특정 집단에서 유행이 극심하며 그 집단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백신 접종률이 낮습니다. 셋째 접종률이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한다고 해서 바로 코로나19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넷째 요구되는 집단면역의 수준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첫째와 둘째 이유는 바로 이해가 될 것이고, 셋째와 넷째는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집단면역으로
즉시 감염병이 없어지진 않는다

집단면역의 원리는 기초감염재생산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아무런 사전 면역이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감염병 환자 1명이 평균적으로 몇 명의 새로운 환자를 만들어내는지 나타내는 값입니다.


만약 기초감염재생산수가 3이라면 1명의 환자가 3명의 새로운 환자를 만들어냅니다. 만약 3명의 새로운 환자 후보자가 있고, 그중 2명은 이미 면역을 가지고 있다면 1명의 환자는 다시 새로운 1명의 환자가 됩니다. 그리고 감염시킨 사람은 회복됩니다. 즉 감염병에 걸려 있는 총 인원수는 1명으로 일정합니다. 이것을 인구집단 전체로 확장한 게 집단면역 개념입니다.


기초감염재생산수가 3이고 우리나라에 매일 1,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만약 우리 국민 중 3분의 2가 면역을 가지고 있다면, 정확히 그 순간에서는 계속 확진자가 1,000명이 생기게 됩니다.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더 이상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 감염병이 갑자기 줄어든 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면역 수준이 3분의 2보다 더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확진자 수는 더 빠르게 감소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이론적인 값으로 측정이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세계적 대유행 초기 2.5에서 3.5정도로 예상됐지만 2020년 여름에는 최대 4.5~5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고, 심지어 2020년 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정확한 값을 알 수 없지만 기초감염재생산수를 더 높여 놓았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렸듯 기초감염재생산수가 4라면 전체 인구 중 4분의 3이 면역을 가져야 더는 확진자 수가 늘어나지 않으며, 5라면 5분의 4 정도가 면역을 가져야 합니다.

집단면역 비율은
접종률과 같지 않다

조금 더 복잡한 문제도 있습니다. 위의 예시는 백신의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백신의 효과는 100%가 아닙니다. 가장 효과가 높은 화이자의 백신도 효과는 95%이며 남아프리카 변이에 대해서는 효과가 감소하리라 추정됩니다. 전체 인구집단의 면역 수준은 접종률과 백신 효과의 곱이 됩니다.


예를 들어 70% 효과적인 백신은 100%가 접종해야 70%의 집단면역이 형성되며 90% 효과적인 백신은 80%만이 접종해도 70%의 집단면역 수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더 효과적인 백신을 접종할수록 집단면역에 필요한 접종률이 감소합니다.

집단면역 조건은
사실상 100% 접종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수치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이까지 감안한 코로나19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최소한 ‘5’ 정도입니다. 이 경우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집단면역 수준은 최소 80% 이상입니다. 90% 효과적인 백신을 전 국민의 90%가 접종해야지 얻을 수 있는 값입니다.


지금 백신은 19세 미만 청소년, 영유아에게는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인구는 818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5.7%입니다. 즉 현재 접종 가능한 인구는 84.3%로 90% 효과적인 백신을 모두 접종하더라도 원하는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인구가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청소년, 영유아, 임산부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더욱 불리한 조건입니다. 대규모 유행 국가는 3차 유행이 도달하기 전에도 지역별로 20%에 가까운 항체양성률을 보였습니다. 즉 최대 수십%의 인구는 백신 접종 없이 면역을 획득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요구되는 백신 접종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확산 저지로 항체양성률은 1%가 되지 않습니다. 즉, 집단면역은 전적으로 백신에 의존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종식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해 물어봅니다. 저의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종식은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설명드렸듯이 코로나19는 100%가 접종해도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할 수 없을 수 있고 수두나 홍역처럼 일정하게 발생하는 감염병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종식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저는 코로나19의 종식이란 우리가 이 지긋지긋한 병으로부터 무뎌져 더 이상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거의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을 한다면 어느 정도 감염은 이어지겠지만 코로나19로 목숨을 잃거나 중환자실에 가는 분들이 대폭 줄어들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또 언젠가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해외나 공연장,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든 다닐 수 있을 겁니다. 그게 바로 종식입니다.


자료: 정책브리핑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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