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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연달아 대흥행, 인기 비결은?

조회수 2021. 2. 26. 18: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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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만화 덕후들 모두 K웹툰으로 모여라!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미국, 일본,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다양한 K-콘텐츠가 한류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요? 문동열 콘텐츠산업 컬럼니스트와 함께 아래 내용으로 만나보세요!


출처: 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

2020년은 한류가 새로이 도약한 한 해였습니다. 연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음악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K-팝이 전 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어요. 일본에서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대흥행으로 한국 드라마 붐이 다시 일고 있고, 웹툰 분야에서는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작품이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연달아 큰 흥행을 기록하며 K-웹툰이라는 한류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작품들이 한류의 새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K-콘텐츠의 경쟁력이 점점 강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유통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지금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콘텐츠 소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변해가는 소비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구독형 맞춤영상정보서비스(VOD)라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흔히 접할 수 있고 오히려 비 구독형 VOD 서비스가 낯설어지는 상황이죠. 콘텐츠 제작자들이 일하는 환경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어요.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인한 콘텐츠 유통환경의 급변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이른바 1차 한류 시기에 국산 드라마를 수출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일이었습니다. 해외에서 열리는 필름마켓(영화 산업 행사) 같은 곳을 일일이 발로 뛰며 영업해야 했고, 수출 계약이 성사된다고 할지라도 평균적으로 회당 1,000~2,000달러 수준의 판권 가격에서 얻는 수익은 작았어요.

출처: KBS
<겨울연가>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가 대흥행을 하며 판권 가격도 오르고 기대 수익이 높아지자 한국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도 훌쩍 올랐죠. 제작비가 오르자 작품의 품질도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생기며 영업도 예전보다는 잘 되었지만, 유통구조 자체가 사가는 쪽에 유리한 입장이었기에 들어간 제작비를 생각하면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재미없는’ 사업이었습니다.

위기와 발전을 거듭한 한류

그러다가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한국 드라마 붐이 일어나고 당시 일본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 DVD 대여 사업이 커지면서 기존 방송국들이 주요 고객이었던 수출 시장이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유통구조의 변화는 권리 보유자들의 힘을 강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국산 드라마의 판권 가격이 점점 오르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한국의 드라마 제작자들은 해외 판매를 기본 수익으로 고려해 제작할 수 있게 됐고, 이는 한국 드라마의 질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잘 팔리는 한류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스타들의 이름값만 믿다가 실패하는 제작자들도 나왔지만,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판권 가격을 받을 수 있었기에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 중반까지 시기를 제작하기 가장 좋았던 시절로 기억해요. 거기에 새로이 중국 시장에서도 한국 드라마 열풍이 불면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한류였지만, 2010년대 들어 한계가 노출됩니다. 쪽대본으로 상징되는 열악한 제작 시스템에 새로운 시도보다 안일한 과거 답습에만 주력하는 나태함을 보인 것입니다. 특정 시장에 매여 안정만을 바라는 콘텐츠 유통구조 자체가 다양화를 시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던 것이죠. 거기에 과감하게 모험한 제작자들의 잇따른 실패 소식이 들리자 새로운 시도에 대한 도전은 더욱 위축됐습니다.


한류가 주춤한 사이 제작자들은 다시 내수에 눈을 돌렸고,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대형 드라마 제작사들을 중심으로 구태의연했던 제작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켰어요. 유통환경 역시 온라인화가 급속히 진행돼 VOD 같은 2차 판권 시장이 성장하여 한국 드라마는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크게 발전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한국 드라마의 체력이 예전과 달리 튼튼해지는 시점에 등장한 것이 바로 ‘메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등장입니다.

본연의 경쟁력에 충실해야 기회 살려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등장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습니다. 우선 복잡한 지역 계약 없이 빠르게 전 세계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인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게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저작권 100%를 요구하는 정책으로 인해 한국의 콘텐츠를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 뺏긴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아요. 제작자 입장에선 일장일단이 있다고 보고 있죠. 좋은 건 취하고 불리한 건 개선해 나간다면 분명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등장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분명 시대의 흐름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고, 이를 거스른다면 새로운 시장의 주류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통해 성공한 K-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입니다. 과거를 돌아봐도 대중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들이야말로 진정한 힘이고 권력이었습니다.



좋은 스토리를 발굴하고 좋은 연기자나 양질의 제작 인력 같은 제작 인프라도 향상시켜야 하며 군소 제작사들은 판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협동조합 형태의 제작 프로덕션을 구축하는 등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다면 분명 지금의 글로벌 플랫폼 시대는 더 나은 콘텐츠 강국으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K-플랫폼도 시야에 둘 필요가 있죠. 현재도 많은 토종 플랫폼들이 해외 진출에 힘을 쓰고 있는 모습 등을 보면 지금의 글로벌 플랫폼의 시대는 K-콘텐츠에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동열 콘텐츠산업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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