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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 등장한 유명 시인의 연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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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 필적 확인 문구로 쓰인 나태주 시인의 '들길을 걸으며'란 작품의 일부분이에요. 이때 나태주 시인은 수능 필적 확인 문구를 처음 알게 됐다고 합니다. 자신의 글이 쓰인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나태주 시인이 <공감>에 보내온 '보편에 이르는 길' 글을 통해 전해 드릴게요.


나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해마다 수능 시험을 볼 때 자기 필적을 확인하기 위해 쓰는 문구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알고 보니 그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행해온 제도인데 주로 시인들의 시에서 따온 한 줄의 문장을 사용하고 있었다.


첫 번째 문구는 2005년, 윤동주 시인의 <서시> 가운데 한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한다. 그런데 올해는 나의 시 ‘들길을 걸으며’란 작품의 한 구절인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었다 한다. 그 바람에 나도 수능에서 본인 확인 문구란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난 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따뜻한 세상이 됩니다.”

‘들길을 걸으며’란 작품의 일부분이다. 이 시는 나의 40대 누군가 한 사람을 위해서 쓴 연애시 가운데 한 편이다. 유난히 살기가 고달프고 힘든 나날이었다.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고 버겁지 않은 일이 없었다. 그런 연애시라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었다.


이른바 개별이고 특수다. 한 사람의 일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 한 사람의 일이 30년 세월을 넘어 다른 사람의 것이 되었다. 유난히 힘들게 보낸 지난해. 그 가운데서 고3의 어려운 시기를 우울하고도 따분하게 보냈을 젊은 영혼들을 위로하고 쓰다듬어주기 위해 나의 글 일부가 동원된 것이다.

말하자면 나 한 사람의 개별과 특수가 여러 사람의 것으로 바뀐 것이다. 개인적인 일이긴 하지만 이것이 보편이라고 생각한다. 특수도 좋지만 더욱 좋은 것은 보편이다. 특수는 한 사람만 살리지만 보편은 여러 사람을 살린다. 정말로 좋은 특수는 보편에 이를 수 있는 특수여야 한다.


문학작품이나 예술품에서 좋은 작품은 특수에서 출발하여 보편으로까지 확대되는 작품이다. 독선(獨善)이란 말도 한 사람이나 일부 사람에게만 좋은 것을 말한다. 보다 좋은 것은 공동선(共同善)이다. 다 같이 여러 사람에게 좋은 것을 말한다.


정치든 경제든 교육이든 우리가 원하는 건 개별이나 특수가 아니라 보편이다. 누구에게든지 통하는 것이어야 하고 다 같이 좋은 것이어야 한다. 특히 사회지도층에 있는 분들, 유능한 분들, 학식이 높은 분들, 많이 가진 분들이 이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알기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어떤 방법으로든 행동에 옮기는 실천이 있었으면 좋겠다. 비록 작은 글의 짧은 문장이지만 시험지를 앞에 두고 힘들어하는 젊은 벗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도움을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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