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왜 거기서 나와♬" 니/너/네 맞는 말은?

조회수 2021. 2. 2. 16: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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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 vs. 예쁘다, 짜장면 vs. 자장면, 맞춤법에 맞는 말은 무엇일까요?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영탁'의 대표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에서의 표현은요? '니가' vs. '네가' vs 너가' 무엇이 맞춤법에 맞을까요? 헷갈리는 우리말 맞춤법, 공감이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남 : 어디야?/ 여 : 집이야. 피곤해서 일찍 자려구./ 남 : 아 그래? 잠깐 볼랬더니. 오늘 피곤했나 보네. 언능 자~

여 : 어 끊어./ 근데! 니가!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사랑을 믿었었는데/ 발등을 찍혔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영탁)

온 가족이 모여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며 함께하는 저녁 식사 시간. 이젠 익숙한 저희 집 저녁 풍경입니다. 여기에 음악을 빼놓을 순 없겠죠. 언제부터인가 텔레비전보다 라디오 듣는 걸 좋아하게 된지라 늘 듣던 라디오를 켜는 순간 재밌는 노랫가락이 흐릅니다.


평소 조용한 노래가 나오던 프로그램이라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재미있는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로 어깨가 들썩입니다. ‘~가 왜 거기서 나와’는 뜻하지 않게 어떤 사람이 언급되거나, 상황에 맞지 않게 툭 튀어나올 때 사용하는 표현인데요. 이러한 유행을 타고 ‘니가 왜 거기서 나와’란 노래까지 나온 걸 보니 여전히 인기 절정인 유행어임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도 합니다. 뭐가 맞을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너’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듣는 이가 친구나 아랫사람일 때, 그 사람을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라고 돼 있는데요. 여기에 추가로 주격조사 ‘가’나 보격조사 ‘가’가 붙으면 ‘네’가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즉 “너는 여기 가만히 있어라” “너를 사랑한단다” “너도 할 수 있어”처럼 ‘는’ ‘를’ ‘도’ 등의 조사가 붙을 경우엔 ‘너’가 되지만,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야”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니”와 같이 ‘가’가 붙을 때는 ‘네’가 됩니다. 따라서 ‘너가’는 ‘네가’의 잘못입니다.


그렇다면 ‘니가’는 맞는 말일까요? 니가는 ‘네가’를 일반적으로 말할 때 쓰이죠. 그런데 ‘니’는 방언일 뿐 아니라 말할 때나 쓰이는 구어체적 표현이므로 글에서 나와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구어, 즉 말하는 그대로 적기 때문인데요. “니 이름은 뭐니” “이번에 니가 선택해” “니가 정말 필요해” 등 일상생활 속에서 ‘니’ 표현은 무수히 많습니다.


여기에 ‘내가’와 ‘네가’의 구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은 뒤 “네가 사는 거지?”라고 하면 듣는 사람은 ‘네가’인지 ‘내가’인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네’를 ‘니’로 발음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말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빈도를 따져볼 때 ‘네가’보다 ‘니가’가 훨씬 많으므로 ‘니가’의 경우 표준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실제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해 표준말로 인정된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이쁘다’가 대표적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쁘다’를 찾으면 ‘예쁘다의 잘못’이라고 나왔습니다. 어떤 지역의 사투리라기보다 발음상 변이 또는 오류로 봤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예쁘다’만 표준어로 인정한 것인데 2015년 12월 복수표준어가 됐습니다.


지금은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 흐뭇하다’는 뜻으로 ‘예쁘다’와 함께 ‘이쁘다’도 사전에 당당히 올랐습니다.


그전엔 ‘짜장면’도 있습니다. 원래 ‘자장면’만 맞는 말로 인정해 ‘짜장면’은 틀린 맞춤법의 단골로 등장했었죠. 이는 1986년 외래어표기법이 생기면서 ‘자장면’만 표준어로 인정한 탓인데요. “자장면이 맞다” “짜장면도 맞다”를 두고 사람들이 20년 넘게 티격태격하던 한글 표기 문제는 2011년 국립국어원이 ‘짜장면’과 ‘자장면’ 둘 다 표준어로 인정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비표준으로 다뤄온 활용형을 표준형으로 인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말다’의 경우입니다. ‘말다’는 명령형으로 쓰일 때 ‘ㄹ’을 탈락시켜 ‘~마/~마라’로 써야 했지만, 2015년 12월 ‘~말아/~말아라’도 표준어로 인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전에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고 하면 틀린 말이고, “어리다고 놀리지 마요~”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었는데 지금은 ‘말아요’와 ‘마요’ 둘 다 맞는 표기입니다.


국립국어원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을 수용하겠다며 일상생활에 뿌리내린 단어들을 표준어로 포함시킨 결과인데요. 이 같은 사례들을 볼 때 ‘니가’도 언젠가는 표준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2021년, 지금 ‘니가’는 틀린 말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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