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넘은 유물을 현대 작가가 재해석한다면?

조회수 2021. 2. 2. 18: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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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 문화재와 현대 작가들이 만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특별전 ‘시대교감-천년을 넘어 만난 일상과 예술'을 소개할게요. 이곳은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작품, 그리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 모두가 교감하는 장입니다.

과거의 수중 발굴 문화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 특별전을 지금 만나보세요!

출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문장현 작가의 <~에 담긴 이야기>는 11점의 그래픽 작품이다.

‘시대교감-천년을 넘어 만난 일상과 예술’ 특별전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작품, 그리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 모두가 교감하는 장이 있습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수중 발굴 문화재와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 특별전 ‘시대교감-천년을 넘어 만난 일상과 예술’이 그곳으로 전남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내 해양유물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2월 14일까지 개최해요. 현대의 작가들이 청자, 매병, 향로 등과 같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화재에서 영감을 얻어 본인이 발견한 가치를 표현했어요.

수중 발굴 문화재 28점과 여섯 작가 한자리에

이번 전시는 문화유산이 과거의 것이라는 경계와 틀을 깨고 현재와 어떻게 융합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자 기획됐어요. 보물 제1783호인 ‘청자 상감국화모란유로죽문 매병 및 죽찰’을 비롯한 수중 발굴 문화재 28점과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여섯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였어요.


영상, 시각,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연구소와 협업해 창작했는데요. 작가들이 바다에서 발굴된 고려청자를 오늘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거죠. 과거가 있어 현재가 있으며,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어요. 다만 우리는 남겨진 무언가를 통해 과거를 가늠해볼 뿐이며, 남겨진 것들은 시대 간 만남의 매개체가 되는 것입니다.

출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왕현민 작가의 ‘Three Movement’(세 개의 움직임)

특별전은 시대교감이라는 큰 주제 아래 ▲시대미감 ▲시대조우 ▲시대영감 ▲미래문화유산 등 총 4부로 구성됐습니다. 먼저 1부 시대미감에서는 바다에서 발굴된 도자기 28점과 발굴 과정이 담긴 영상을 전시해요. 화물선의 난파와 함께 깊은 바닷속에 묻혀 있던 유물은 발굴을 통해 천년의 시간을 건너 현재에 이르렀고 작가의 해석을 통해 다양한 영상과 사진, 조형작품으로 태어났어요. 색과 형태가 뛰어난 청자 상감 매병과 기린·사자 모양 향로에서 고려의 미의식을 살펴볼 수 있어요.


다양한 생활용 자기 24점에서는 일상 속에서 구현된 고려의 생활디자인이 어떠했을지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1부 작품은 2~3부에서 소개할 작품에 영감을 준 유물들이에요.


관람객의 참여와 움직임으로 작품 완성

2부 시대조우는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만남을 주제로 변지훈(영상), 권민호(시각 설치)의 작품을 선보였어요. 변 작가는 진도 해역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청자인 청자기린모양향로를 주제로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는 영상 미디어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전시공간 중앙의 센서는 관람객을 실시간으로 스캔하는데요. 스캔한 데이터는 입자로 변환되어 향로에서 뿜어나오는 향처럼 흩날립니다. 이 작품은 관람객의 참여와 움직임으로 완성되며 매 순간 변화하는 이미지를 보여줘요.

출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변지훈 작가는 진도 해역에서 발굴된 청자 기린모양 향로에서 영감을 얻어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영상 미디어를 선보였다.

변 작가는 “프로그래밍 과정은 도자기 굽는 과정과 상당히 비슷하다. 800만 개 정도 되는 입자를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상당히 시간을 썼다. 천 년 전에도 사람들은 흙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고, 긴 세월이 지나서도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도구로 작품을 만드는 행동은 비슷하다. 관객 몸에서 발산된 입자가 향로를 감싸고 날아가게 된다. 향로가 바닷속에서 오랫동안 있으면서 수없이 많이 부딪힌 흐름, 바닷속의 풍경이 느껴졌다. 그리고 유물이다 보니 촉각적인 경험을 하기가 어렵다. 향로를 직접 만질 수는 없지만, 가상의 감각을 극대화하고 싶었다. 그게 어떻게 보면 전자미디어의 가장 본질적 특징인데 느껴지지 않은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시각적으로만 보고 감상하는 것과 또 다른 차원의 감상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어요.


권 작가는 발굴 장비와 유물을 새로운 조형으로 구성한 소묘와 사진이 접합된 작품을 선보였어요. <보물·장치>는 소묘와 사진 콜라주(여러 요소를 한데 오려 붙이는 예술기법), 그리고 영상으로 구성되었죠. 권 작가는 “보물을 건져 올리는 과정, 손상된 보물을 복구하는 과정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발굴) 장비들은 관객이 보물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각적 요소는 아니다. 그런데 그런 요소를 전면적으로 드러내서 보물과 기계 장비의 형태를 겹쳐놓고 관람객에게 보여줬을 때 보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나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각적으로 기술적인 요소와 우리가 보물이라고 인지하는 도자기를 겹쳐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양 작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누리안호’의 형태를 재해석해서 전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권 작가가 선보인 벽면 영상 속의 배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수중 발굴선인 누리안호인데요. 바닥에 놓인 12개의 테이블에는 작가가 선별한 유물과 발굴 장비 이미지가 콜라주 형식으로 구현되었죠.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과정을 새로운 조형으로 표현했으며, 관람객이 유물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요.


과거의 일상이 현재의 문화유산으로

출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문장현 작가의 <~에 담긴 이야기>는 11점의 그래픽 작품이다.

3부 시대영감에서는 산업·시각디자인 분야의 작가 문장현, 송봉규×윤라희×백경원, 왕현민, 박신우가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고려청자가 가진 형태와 색깔, 문양을 각자의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였는데요. 문장현 작가의 <~에 담긴 이야기>는 11점의 그래픽 작품이에요. 문 작가는 난파선 발굴 청자 4점, 도기 4점과 수중 발굴 기록 자료를 대상으로 유물 표면과 단층, 그리고 켜켜이 쌓인 시간을 사진과 그래픽으로 구현했어요.


문 작가는 “작업을 위해 여러 유물을 봤다. 보고서를 읽어봤는데 유물을 발굴할 때의 과정이나 얽힌 이야기들이 뜻깊었다. 바닷속을 일정한 면적으로, 밧줄로 격자를 그어놓은 뒤에 ‘이 구역에서 무엇이 발견됐다’ 이런 식으로 기록하면서 발굴을 진행했다. 여기서 발견된 유물 이미지를 그래픽화하고, 격자 형태에 얹혀 보고자 했다. 토기류에서 젓갈이 발견되고 씨앗, 곡식이 발견돼서 이렇게 작업을 했다”라고 말했어요.

출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송봉규, 윤라희, 백경원 세 명의 작가는 고려청자의 다양한 형태와 해저 갯벌 속에 묻혀 있던 청자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

송봉규×윤라희×백경원 세 명의 작가는 고려청자의 다양한 형태와 해저의 갯벌 속에 묻혀 있던 청자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송 작가는 “마치 보물섬처럼 서사가 있거나 형태가 재밌는 게 있었다”라고 말했어요. 왕현민의 조형설치작품은 중앙홀과 전시실 내부에 전시되어 있죠. 중앙홀에 설치된 작품은 청자상감매병(보물 제1783호)의 내부를 2.4m 크기로 확대한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바닷속 유물이 시간에 따라 조금씩 이동하는 흔적을 표현했고, 관람객은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매병 내부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어요.


박신우의 작품은 고려청자의 형태와 문양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관람자의 체험을 강조한 이 작품은 각기 다른 형태의 청자를 확대, 벽면에 설치했고 청자 문양의 블록을 자유롭게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출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4부 미래문화유산 전시실
4부 미래문화유산은 관람객이 전시에서 받은 감상과 영감을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해보는 곳으로, 관람객의 참여로 전시가 최종 완성되는 공간이에요. 이번 전시의 주제처럼 과거의 일상이 현재의 문화유산이 되었듯, 현재의 일상도 미래에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는 마지막 교감의 장입니다.

누리집에 전시 영상과 작가 인터뷰 영상 공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코로나19로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도 제공해요. 연구소 누리집(www.seamuseum.go.kr)과 유튜브(https://www.youtube.com/c/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전시 영상과 작가 인터뷰 영상을 공개합니다. 또한 온라인에서도 가상현실(VR) 전시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에 해당 자료를 공개하고, 다음 갤러리(카카오 갤러리)에서도 주요 전시 내용과 작품에 대한 상세 설명을 담아 공개했어요.


이 밖에도 국민의 적극적 참여를 위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누리소통망(SNS) 홍보행사를 진행하는데요. 유튜브 <시대교감> 전시 영상 댓글 창에 소감을 남긴 작성자 20명과 개인 인스타그램에 전시 관람 인증사진과 해시태그 ‘#시대교감’을 올린 20명을 추첨하여 문화상품을 제공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천 년 전 고려청자와 현대 예술작품이 만나는 교감의 장이에요. 참여 작가는 고려시대 장인이 그러했듯이 창작을 위한 노력과 고민,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작품을 탄생시켰어요. 문화유산은 보존의 대상에서 모두가 누리는 공동의 자산이자 미래 자원으로 의미와 가치가 확장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문화유산의 새로운 변화를 느끼고 미래 문화유산의 주인이 되는 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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