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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사 '대박나길 바래!'가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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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기분좋게 일어나 휴대폰을 보는데... 졸린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이것은?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물러나길 바래요^^

특별한 마음을 담은 새해 인사, 오탈자는 없어야겠죠! 공감이 알기 쉽게 우리말을 알려드립니다.


확진자 발생, 집합금지 등의 안내문자로 울려대던 휴대전화가 모처럼 따듯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늘 바쁘던 연말연시, 2020년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면활동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그래서인지 비대면으로 전하는 새해인사는 더욱 분주하고 온정이 가득한데요.


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말도 보이네요. 여기서 ‘바래/바래요’는 비표준어입니다. ‘바래’가 맞다고 착각하는 이유로 사실 노래가사도 한몫하는데요. 최근엔 제목이 ‘바램’인 임영웅 노래부터 1990년대엔 윤종신의 ‘부디’(부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래’~), 더 전에는 노사연의 ‘만남’(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까지 ‘바래/바래요/바램’이 ‘바라/바라요/바람’보다 더 친숙합니다. 하지만 ‘바라/바라요/바람’으로 써야 맞는 표현입니다. 왜 그럴까요?

‘살다’와 같이 모음 ‘ㅏ’ 로 끝난 어간에 ‘-아’가 활용되면 ‘살아’가 됩니다. 모음 ‘ㅗ’도 마찬가지인데요. ‘놀다’에 ‘-아’가 활용되면 ‘놀아’가 됩니다. 반면 먹다는 ‘먹+어’로 ‘먹어’, 숨다는 ‘숨+어’로 ‘숨어’가 됩니다. 즉 몸통이 되는 말의 마지막 모음이 ‘ㅏ’나 ‘ㅗ’ 소위 양성모음이면 뒤에 ‘아’가 붙고, 다른 모음이면 ‘어’가 붙습니다.


‘바라다’의 어간은 ‘바라’니까 ‘바라+-아→바라아’가 되는데요. ‘아’ 소리가 ‘라’에 합쳐져 ‘바라’가 됩니다. ‘바램’도 잘못된 말인데요. 우리말에는 ‘명사형어미’라는 것이 있는데 동사나 형용사를 명사로 만들 때 ‘ㅁ’을 붙이면 됩니다. 그래서 ‘삶’, ‘감’, ‘옴’ 등과 같이 명사로 만들어 사용하죠. 따라서 ‘바라다’의 명사형은 ‘바람’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바래다/바램’이라는 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바래다’는 ‘①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 ② 가는 사람을 일정한 곳까지 배웅하거나 바라보다. ③ 바라다의 잘못’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램’도 ‘볕을 쬐거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함’이라고 풀이할 수 있겠죠. 두 단어의 구분이 헷갈린다면 바라다는 ‘기원·희망’의 의미를 담은 반면 바래다는 ‘색이나 빛의 변화’ 또는 ‘배웅’의 의미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바라+-아’가 ‘바라’가 아닌 ‘바래’가 돼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는데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바래’를 인정하려면 ‘바라-+-아’가 ‘바래’로 실현되는 것을 문법적으로 설명하거나 해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문법 체계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국어에서는 ‘가(다)+-아→가’, ‘자(다)+-아→자’, ‘자라(다)+-아→자라’ 등에서 보듯이 모음 ‘ㅏ’로 끝나는 어간이 어미 ‘-아’와 결합할 경우에는 어간의 모음 ‘ㅏ’가 탈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며, 따라서 이에 대해 한글 맞춤법 제34항에서 규범으로 정한 것입니다. ‘바라(다)+-아→바라’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기는데요. ‘하다’는 왜 ‘하+아→하’가 아닌 ‘해’로 활용될까요. ‘하다’는 유일하게 ‘여 불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가 ‘여’로 바뀌어 ‘하여’가 된 다음 ‘해’로 줄어든 것입니다. 다음 말도 비슷한데요. ‘파랗다, 커다랗다’는 ‘파랗아’(파랗+아), ‘커다랗아’(커다랗+아)가 아닌 ‘파래, 커다래’로 변합니다. 맞춤법에서 인정하는 ‘ㅎ 불규칙’ 단어들인데요. ‘ㅎ’이 줄고 ‘-아’ 대신 ‘-애’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불규칙 용언을 다룬 한글 맞춤법 제18항은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고 돼 있습니다. 대중들의 언어생활을 반영했다는 건데요. 이 같은 불규칙 사례가 ‘바래’도 표준어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언중들이 많이 쓰고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준어가 될 수는 없겠죠. 표준어는 어원이나 의미, 문법 현상, 언중들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되는 한 나라의 규범으로서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우울했던 2020년. 새해엔 코로나19가 하루라도 빨리 물러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따듯한 문자메시지 한 통 더 보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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