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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잔소리 메뉴판' 알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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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중에 단연코 부동의 1위는 바로 잔소리가 아닐까요? 잔소리는 연령대별로 다양하죠. 이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귀향하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진다는 이야기까지 있어요.


설에는 오지?
봄에 날 잡아서 갈게.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신영(28) 씨는 올해 설 명절에 시내 카페에서 취업용 자기소개서도 쓰고 책도 볼 생각이에요. 


부모님 댁에 안 가기로 마음먹은 건 지난해 추석 때 들은 잔소리 때문이에요. “◯◯이는 합격했더라. 중견기업이라던데.” “여자들은 30세 전에 취업 안 하면 힘들어.” 


김 씨는 “내 마음은 생각 안 하고 함부로 말하는 가족이 가족인가 싶었다”며 “반려동물이나 친구들하고 보내는 게 나을 거 같다”고 했어요.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추석 때 전국 직장인과 구직자(1106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귀향 계획이 없다”는 답변 53% 중 ‘잔소리, 스트레스가 예상돼서’라는 응답이 20.0%로 2위였어요. 


특히 20~30대 청년층 답변 중 잔소리, 스트레스에 대한 응답은 1위로 나타났어요.

청년층 고민과 가치 먼저 살피길

세대별로 명절 때 상처받는 말에 대해서는 몇 해 전부터 명절 즈음 인터넷상에 등장하는 ‘잔소리 메뉴판’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메뉴판에는 잔소리에 걸맞은 가격과 함께 “저의 걱정은 유료로 판매하니 구매 후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는 말이 적혀 있어요. 


장 저렴한 메뉴는 5만 원. “모의고사는 몇 등급이니?”와 “대학 어디에 지원할 거니?”예요. “애인은 있니?” “살 좀 빼라”는 각 10만 원, “졸업은 언제 하니?”와 “아직도 취업 준비 중이니?”는 15만 원씩이에요. 


“회사 연봉은?” “그 회사 계속 다닐 거니?”는 20만 원. “나이가 몇인데 이제 결혼해야지”는 30만 원이에요. 가장 비싼 메뉴는 뭘까요? “너희 애 가질 때 되지 않았니?”로 50만 원이에요.


안 해도 될 말을 하는 쪽은 보통 기성세대지요. 젊은 세대는 “지금 청년층에게 미래를 개척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뭔지 안다면 말실수 자체를 안 하지 않을까”라고 말해요.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이유는 취업이 어려워서예요. ‘비혼주의자’가 늘어나는 건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 개인의 삶에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반증이에요. 


또 ‘딩크족(맞벌이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이 늘어나는 이유는 아이 기르는 데 경제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고, 부부 두 사람의 자유로운 삶을 중시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어머님 수고하셨어요’는 삼가야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아니지만 다 같이 한 번쯤 생각해보고 고쳐 쓰면 좋을 말도 있어요. 


명절 때면 “어머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라는 말을 자주 해요. 수고는 ‘일을 하느라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을 뜻하는데, “수고하세요”는 그런 일(어려움)을 권유하는 표현이 돼요. 


“정말 수고하셨어요” 등의 표현은 누군가의 행동을 평가하는 듯한 느낌을 줘 좋지 않아요.


“식사하세요.” 우리는 보통 높임의 의미로 ‘식사(食事)’라는 단어를 쓰지만 식사에는 높임의 뜻이 없어요. 게다가 한자로만 풀이하면 ‘먹는 일’이 돼요. “식사하세요”는 “먹는 일 하세요”인 셈이에요. 


또한 식사는 일본식 한자말로 일본 군대에서 쓰던 용어라 되도록 안 쓰는 게 좋아요. “저녁 드세요” 정도로 고쳐 쓰면 어떨까요?


잔소리는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위한 이야기라고 하지요. 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이번 설에는 잔소리보다는 서로를 위한 덕담을 주고 받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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