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표 액션영화의 특별한 매력
영화배우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영화 '성난황소'가 개봉했어요. 마동석이 출연하는 영화를 찾는 관객들은 마동석표 액션 영화에 대한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요. 영화를 보는 이들을 통쾌하고 속 시원하게 해주는 마블리 마동석의 매력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봐요.
마동석의 영화 ‘성난황소’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소처럼 일한다’는 말이 실감났어요. 올해 들어 마동석이 출연한 영화가 잇달아 개봉했는데요. 10년을 준비했다고 하는 ‘챔피언’, 천만 관객을 훌쩍 넘은 ‘신과 함께’, 영혼과 합동 수사를 하는 ‘원더풀 고스트’, 사라진 소녀를 찾는 ‘동네사람들’ 그리고 11월 22일 개봉한 영화 ‘성난황소’까지 총 다섯 편이에요. 그동안 포스터에는 마동석의 앞모습과 옆모습, 뒷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다릅니다. 그사이 ‘부산행’과 ‘베테랑’, ‘범죄도시’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같은 연예인인데도, 같은 행성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배우가 있는가 하면 늘 곁에 있었던 듯 친근한 이웃이 있는데요. 마동석은 후자입니다. 그는 ‘부산행’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승객들을 구하던 아저씨였고, ‘베테랑’에서 한마디로 난봉꾼 재벌 3세를 제압한 ‘아트박스 사장’이었어요.
그렇게 ‘마블리(마동석과 러블리를 합친, 팬들이 부르는 마동석의 애칭)’가 된 그가 전면에 나서 이웃을 구합니다. 작년 추석 극장가를 휩쓴 ‘범죄도시’는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의 영화인데요. 이후 마동석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한결같습니다. 우직하고, 정의로운 ‘마동석’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보일 정도인데요.
마동석의 영화가 하나의 장르로 보이는 일은, 양날의 검이에요. '마동석표 액션'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배반감은 커집니다. 그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그는 또 한 번 맨몸으로 그라운드에 섰어요. 캐릭터의 변신으로 성장을 꾀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한 우물을 파서 기어이 새로운 물을 퍼내는 이가 있는데요. 마동석은 후자인 것이 명백합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락부락한 마동석이 ‘마블리’라는 애칭을 갖게 된 건 그가 그 어려운 걸 해내기 때문이에요. 키 180㎝에 100㎏의 몸무게, 바늘 하나 들어갈 곳 없이 온통 딱딱한 근육으로 둘러싸인 그는, 유독 말랑말랑한 심장을 갖고 있는데요.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이나 잔혹 범죄가 일어나는 걸 보면 어쩐지 참을 수가 없었다”는 그의 어릴 적 꿈은 경찰이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꿈꾸던 바는 이루었어요. 바로 ‘약자를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예요. 그의 힘은 영화 안에만 머물지 않아요. 영화판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과 기꺼이 손을 맞잡습니다.
흥행 스코어보다 더 중요한 것들
마동석이 ‘우리 편’이라는 안도는 영화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안정제가 되는데요. 그것이 ‘마동석표 액션’의 장점입니다. 그는 선량하고 약하고, 작은 이들을 위해 싸울 것이고 그 싸움은 치열하지만 통쾌하리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요. ‘팀 고릴라’가 지향하는 바도 그런데요. 이를테면 이들은 모든 음식을 다루는 푸드코트가 아니라 한 가지 음식을 기가 막히게 만드는 ‘맛집’이 되려고 합니다.
마동석의 액션이,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소진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그가 가진 액션에 대한 ‘한없는 목마름’으로 해소됩니다. 그가 처음 배우를 꿈꾸게 된 것도 액션영화 때문이었는데요. 어릴 적 생계를 위해 온 가족이 이민을 갔고, ‘꿈의 나라’였던 미국은 이방인에게 우호적이지 않았어요.
그 자그마한 꼬마는 실베스터 스탤론이 나오는 ‘록키’를 보면서 ‘강해져야 한다’는 꿈을 꿨어요. 이를 악물고 운동했고, 그런 단련이 습관이 됐습니다. 미국 콜럼버스주립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그는 헬스트레이너, 보디빌더로 활동하다 이종 격투기 선수인 마크 콜먼과 케빈 랜들맨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혹자는 그를 할리우드의 드웨인 존슨에 비유하는데요. ‘분노의 질주’, ‘스카이스크래퍼’ 등을 찍은 그 역시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집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의 액션배우라는 면에서도 마동석과 닮은 점이 많아요.
마동석이라는 하나의 장르
그와 합을 맞춘 허명행 무술감독도 인연이 오래됐어요. 두 사람은 액션을 짤 때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마동석이라는 육체가 가진 강점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부산행’이라면 계속해서 움직이는 좀비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민첩함이 필요합니다.
악을 소탕하는 형사 역할이던 ‘범죄도시’에서는 주로 손바닥을 이용하는 액션을 썼어요. 상대를 제압하되 죽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아내를 납치한 범죄 조직에 맞서야 하는 ‘성난황소’에서는 ‘뚫어내는 액션’을 선보입니다. 소처럼 밀어붙여서 상대를 박살내야 해요. 실제로 이번 영화에서는 벽이 뚫리거나 천장이 뚫리는 신이 많은데요. 같은 액션영화라도 액션의 디자인은 다릅니다.
마동석은 말했습니다. 영화는 마라톤 같은 거라고. 뛰다 보면 사점(死點)에 가까운 순간이 온다고 말이에요. 그럴 때, 계속 달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은 곁에서 함께 뛰는 이들이에요. 3~4년의 좌절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지만, 10년이 넘어가면 버티기 힘들어져요. 영화계는 그런 이들이 더욱 많은 곳이에요. 그럴 때 ‘포기하지 말자’고, ‘함께 해보자’고 북돋아주는 이들은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힘이 됩니다.
영화촬영을 마친 지금은 몸무게가 90㎏까지 줄었다고 해요. 이렇게 살이 빠지면 몸이 힘들어집니다. 척추와 어깨에 나사가 박혀 있어서 무게가 100㎏ 정도는 나가야 몸이 버팁니다. 액션 연기를 하기 위해서 관절이나 인대에 주사를 맞는 경우도 흔한 일이에요.
마동석은 영화를 선택할 때나 연기를 할 때 ‘자신이 어떻게 나올까’를 신경 쓰지 않아요. 영화 전체 그림이 어떻게 나올지를 그려봅니다. 실제로 ‘성난황소’에서 그는 과묵할 정도로 말이 없는데요. “가족을 잃은 이라면 말을 잃을 것 같다”는 데 동의했던 거예요. 한마디 할 시간에 한 대라도 더 때려서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대신 악역은 잘 살아야 해요. 악의 존재감이 클수록, 그를 물리쳤을 때 통쾌함이 커지기 때문이에요. ‘범죄도시’의 장첸이 그랬듯이 말이에요.
지금도 그는 전체의 그림을 봅니다. 자신이 나오는 영화뿐 아니라 한국 영화계라는 하나의 그림도 함께 보려고 해요. 그의 꿈은 언젠가 해외 박스오피스에 한국어로 된 영화가 오르는 일이에요. 해외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흔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그는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마동석은 그게 꼭 자신의 영화가 아니어도 좋다고 했지만, 그 꿈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는 중임은 분명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장르를 연마하고 있어요. 어떤 영화는 안타를 쳤고, 어떤 영화는 번트에 그쳤지만 이 또한 다음 타석의 홈런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멈추지 않고 타석에 오르다 보면 마동석의 액션영화가 세계인의 마음을 흔드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서른넷, 늦은 나이에 ‘천군’이라는 영화에서 병사 중 한 명으로 등장한 그가 국민 히어로 ‘마블리’가 되었듯이 말이에요.
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마동석의 열정이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매력인 것 같아요. 마동석표 액션이 하나의 장르처럼 보일 정도로 많은 작품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요. 마동석과 많은 배우들의 연기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한국 영화 발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