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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장애인 체육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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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회는 선수들의 우승을 향한 도전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장이에요. 우승을 향한 집념도 있지만 함께 응원하고 참여하며 경기 후에는 승패를 뛰어넘어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 진한 감동도 느낄 수 있는데요. 


그 어떤 대회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도전과 감동스토리가 가득한 스포츠 현장이 있었어요. 바로 전라북도에서 열린 제 38회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입니다. 뭉클한 감동이 있었던 장애인 체전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난 10월 27일 익산공설운동장에서 남자 육상트랙 1500m T53-54 경기가 한창이다.

출처C영상미디어

“탕!” 출발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네 명의 선수가 일제히 달리기 시작합니다. 선수 모두 오롯이 경기에 집중한 채 부지런히 움직이는 데 여념이 없어요. 목적지를 향해 내딛는 걸음마다 힘이 실리는데요. 달리기를 겨루는 선수의 당연한 모습임에도 더욱 눈길이 가는 건 그들의 두 다리를 대신한 휠체어 때문이에요.


지난 10월 27일 전북 익산시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남자 육상트랙 1500m T53-54(T는 트랙을, 숫자는 장애 종류 및 등급을 뜻한다) 출전 선수들은 휠체어에 몸을 싣고 경기장을 돌았어요. 이들 선수들은 지체장애를 안고 있어요. 휠체어에 올라 손으로 연신 바퀴를 돌려야 달릴 수 있습니다.


계속 속도를 내는 것이 버거울 만도 한데 골인점을 향해 질주했는데요. 덕분에 경기복은 제법 쌀쌀해진 날씨가 무색하리만큼 흥건하게 젖었어요. 땀방울의 무게는 흘린 이가 아니고선 헤아릴 수 없다지만, 짐작건대 그것과 견줄 수 있는 어떤 것도 없을 듯해요.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장애인체전)는 그야말로 ‘한계 없는 감동체전’이었습니다.

올해 장애인체전은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전북 12개 시·군 32개 경기장에서 치러졌어요. ‘한마음 된 전북에서 한계 없는 감동체전’이란 표어 아래 6000명의 선수가 경쟁했습니다. 선수들은 대회 기간 내내 장애는 있어도 한계가 없음을 몸소 보여줬어요.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든 선수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 건 이 때문이었을 거예요. 아주 빠르게 또는 조금 느리게, 저마다 속도로 도착점에 다다랐지만 완주했다는 뿌듯함은 한마음이었어요.


10월 27일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경기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를 뒀어요. 남자 육상트랙 1500m T53-54 1위 홍석만은 “순위와 관계없이 후배들과 호흡을 맞췄다는 자체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어요. 그러면서 그는 “국내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선수가 발굴돼 외국 경기에도 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자 육상트랙 1500m T37에서 1위를 차지한 신유성도 “끝까지 달려서 기분 좋다”면서 경기를 마친 데 만족감을 보였어요. 그도 그럴 것이 스스로 근육을 온전히 제어하기 어려운 선수의 경우, 그렇지 않은 선수와 비교했을 때 더 힘든 경기 과정일 수밖에 없어서예요. 

경쟁 못지않은 응원과 배려

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가이드러너와 팔목을 연결한 채 달리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출처C영상미디어

장애인체전과 비장애인 스포츠대회 현장에 차이가 있다면 조력자의 역할이에요. 가이드러너(Guide Runner)라 불리는 이 조력자는 시각장애인 선수처럼 혼자 뛸 수 없는 선수의 길잡이이자 동료예요. 선수와 가이드러너는 서로 팔목에 끈을 묶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뜁니다. 보이지 않는 두 눈 대신 두 팔로 세상에 도전하는 빛나는 동행이죠. 


이날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한 육상트랙 선수와 그의 가이드러너는 말없이 부둥켜안았어요. 두 사람을 연결한 노란색 끈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 더 묶여 있었습니다.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숨을 고르고 물을 들이켜는 그들의 모습에서 깊은 유대감이 엿보였어요.


선수들이 경쟁자를 직접 응원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에요. 몇몇 선수들은 자신의 경기를 마치고서도 아직 도착하지 못한 경쟁 선수들을 바라보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중도에 포기하는 선수가 없었던 이유를 꼽자면 이러한 배경도 있지 않았을까요.


육상 트랙 심판장 최장섭 씨는 경기를 지켜보며 뭉클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10년 넘게 심판장을 해왔지만 경기가 전하는 감동은 매번 새롭다고 했어요. 

장애 선수들이 뛰는 동안 겪을 불편함과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까우면서도 대단해요. 이젠 무뎌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감정이 복받치네요. 비장애인 선수 경기의 심판장도 해봤지만 어쩐지 장애인체육대회 때 느끼는 자부심이 더 큰 것 같아요. 선수들의 도전과 극복의 대장정을 바로 코앞에서 보는 거니까요. 비장애인 체육대회에 비해 관객들이 적은 게 너무 아쉬운 것도 그래서예요. 이렇게 멋진 순간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거든요.

같은 날 육상트랙 경기장 인근에서는 론볼과 탁구 경기도 한창이었어요. 론볼은 잔디나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종목으로 컬링을 연상시키는데요. 약 1.5kg 무게의 둥글납작한 공을 ‘잭’이라는 작은 공에 가까이 굴릴수록 높은 점수를 얻어요. 


여타 종목과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는데, 이는 집중력이 필요한 종목인 만큼 선수들이 배려한 거예요. 관람객 이주영 씨는 “자칫 다툼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상대를 격려하며 풀어간다”면서 “매너 있는 모습에 반했다”고 말했습니다.


탁구 경기장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선수 경기력 못지않게 이목을 집중시켰어요. 자원봉사자들은 탁구공이 탁구대를 벗어날 때마다 공을 주우려 분주했습니다. 경기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부단히 움직이던 그들을 ‘숨은 조력자’라 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여느 스포츠대회가 그러하듯 이번 장애인체전에서도 선수들의 대기록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과예요. 장애, 나이 등 세상이 장벽이라 여기는 그것들을 모두 넘어선 선수들의 대활약이었어요.


우선 ‘149cm 작은 거인’ 전민재는 올해 장애인체전까지 15년 연속 육상 3관왕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어요. 그는 10월 28일 육상 여자 200m T36 경기에서 32초 74의 기록으로 가장 일찍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앞선 400m와 100m 우승에 이어 3관왕을 거머쥐었습니다.


육상 전민재, 15년 연속 3관왕… 경기도 종합우승

10월 25일 탁구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출처C영상미디어

전민재는 다섯 살 때 뇌염을 앓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어요. 다소 늦은 나이인 26세에 육상계에 데뷔했지만 1년 만에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2004년 장애인체전 첫 3관왕이 됐습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2012년 런던 패럴림픽 100m, 200m 은메달과 2013년 세계선수권 2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적인 육상선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후 2016년 리우 패럴림픽 200m 은메달, 올해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100m, 200m를 제패하는 등 끝없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전민재는 경기 직후 “15번째 3관왕 하는 거라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라며 “국내에서 뛸 수 있을 때까지 더 많은 후배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금메달리스트 신의현의 기세도 매서웠어요. 신의현은 10월 27일 열린 사이클 남자 개인도로 80km H5 종목에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그는 전날 개인도로독주 30km에서 1위에 오른 데 이어 대회 2관왕의 기쁨을 누렸어요. 더불어 2015년, 2016년 대회에 이은 세 번째 2관왕입니다.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사이클에서 2관왕 2연패를 달성한 ‘철녀’ 이도연도 여자 개인도로독주 20km, 개인도로 60km에서 우승해 대회 2관왕에 올랐어요.


최우수선수상은 수영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낸 정사랑의 몫이었어요. 정사랑은 운동신경에 염증성 병변이 생겨 신체 마비를 일으키는 희소병, 길랑-바레 증후군으로 하반신 장애를 갖고 있어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수영에 흥미를 느꼈다는 그는 2014년 선수로 입문한 뒤 이듬해 대회 2관왕으로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정 씨는 “운동할 때 힘들어 울더라도 시합 끝나고는 웃자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훈련했다”며 “예상하지 못한 MVP를 받게 돼 영광이고, 더욱 발전해 멋진 선수가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대회 종합우승은 경기도가, 2위와 3위는 충북과 서울이 각각 차지했습니다.


올해 장애인체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넘어 ‘화이부동(和而不同, 사이좋게 지내되 무턱대고 좇지는 아니함)’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했는데요. 때문에 개·폐회식은 ‘새 세상으로 어우러짐’을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신체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경기에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가이드러너로 그들 곁에서 도움을 주었던 분들을 보는 것만으로 뭉클한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대회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대회를 위해 그 누구보다 더 노력했을 선수들과 그들을 지켜봐 주었던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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