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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패션회사? 파츠파츠의 제로웨이스트 패션

조회수 2018. 11. 5.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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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늘고 있어요. 다른 어떤 분야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의류 패션 디자인에서도 이런 환경운동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디자인을 도입한 국내 패션 브랜드 '파츠파츠'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출처: C영상미디어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을 도입한 의류브랜드 ‘파츠파츠’의 임선옥 디자이너

환경문제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한 사회 이슈입니다. 패션계도 마찬가지인데요. 하지만 패션과 환경이라니.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고 여러 SPA브랜드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옷이 쏟아지는 요즘 환경을 생각한 패션은 따뜻한 프라푸치노(Frappucino)처럼 어색한 조합이에요.


물과 기름처럼 한데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제로웨이스트’를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요. 옷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재킷을 하나 만든다고 치면 먼저 재단이 필요해요. 옷감 위에 재킷 모양의 선을 그으면 선 바깥쪽은 버려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원단은 전체 옷감의 20%를 차지하는데요.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은 소재를 낭비하지 않고 디자인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윤리적 패션에서 제로웨이스트 디자인까지

요즘 대세로 떠오른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의 시작은 ‘에시컬패션(Ethical Fashion, 윤리적 패션)’입니다. 에시컬패션은 노동집약적인 의류산업을 사람과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에서 탄생했어요.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만 미치면서 옷을 생산하는 모든 방식을 일컫는 말이에요.


유기농으로 재배한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거나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원단으로 만든 옷, 화학염색 과정을 거치지 않은 옷 등이 여기 포함됩니다. 2010년대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일대에서 시작된 윤리적 패션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까지 이어졌어요. 윤리적 패션이든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이든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패션 아이템을 만들자는 취지는 같습니다.


우리나라 패션계에도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있어요. 의류 브랜드 ‘파츠 파츠’입니다. 파츠 파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임선옥 디자이너는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을 파츠 파츠의 시그니처로 만든 장본인이에요.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은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합니다.


기존 패션계에서는 흔치 않은 생산방식인데요. 임선옥 디자이너의 실험은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2016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했는데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창작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만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어요.


지속적으로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을 실천한 결과 이제 파츠 파츠의 컬렉션에 영감을 받은 후배 디자이너들이 속속 생기고 있어요. 또 학계나 대학에서도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에 대한 내용으로 강연을 해달라는 요구도 꾸준히 들어옵니다. 2015년에는 그의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어요.

새로운 소재, 생산방식으로 완성한 ‘지속가능한 패션’

출처: 파츠파츠
패션브랜드 파츠파츠의 2018 FW 시즌 콜렉션

파츠파츠의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이라는 정체성은 임선옥 디자이너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됐어요. 디자이너는 트렌드를 받아들여 해석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을 반복하는 직업이죠. 이 과정에서 버려지는 것이 너무 많았어요.


우리가 평소 입는 옷을 생각해보면 계절마다 소재가 다른데요. 디자이너도 계절에 맞춰 여름이면 리넨처럼 얇은 소재를, 겨울이면 모직처럼 두꺼운 소재로 옷을 만들어요. 매 시즌 옷을 만들면서 다른 소재를 완벽하게 다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에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사계절 내내 불편함 없이 입을 수 있는 옷감을 찾고, 기본을 갖춘 디자인을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고 해요. 디자인은 틀이 잘 갖춰지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생깁니다.

파츠파츠는 옷감을 디자인할 때 소매, 옷깃 등 각 부분을 레고블록처럼 딱 맞게 그려 옷감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어요. 옷을 만드는 소재는 ‘네오프렌’ 딱 하나입니다. 파츠파츠에서 쓰는 네오프렌은 일반적으로 보는 것과 다른데요. 폴리에스터 저지 사이에 스펀지를 압착해 새로 만든 파츠파츠만의 고유한 옷감이에요.


소재를 하나만 선택한 이유도 재료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네오프렌을 기본으로 두께를 더하거나 얇게 만드는 방식으로 옷에 계절감을 더하는데요. 거기에 접착방식으로 옷을 이어 붙여 재료를 또 아낍니다. 이렇게 아끼고 또 아낄 수 있나 싶을 정도예요. 그래도 남는 원단이 있으면 가방이나 머플러 같은 패션 소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소재만 써서 옷을 만들면 위험부담이 크진 않을까. 임선옥 디자이너는 혹여나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매 시즌 새로운 포인트를 만들어 디자인하고 있어요. 다양한 패턴을 활용해 옷마다 색다른 느낌을 주는데요. 이런 모험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옷은 아무리 친환경적인 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결국은 쓰레기로 전락하고 맙니다.


파츠파츠가 패션업계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요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에요. 제로웨이스트라는 지속가능성으로 시장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는 전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물어요. 시작이 그랬듯 파츠파츠는 여전히 새로운 길을 향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 지속가능한 길을 가면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그가 디자이너로서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입니다. 


파츠파츠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소재 선택뿐 아니라 생산방식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는데요. 패션 분야에서 이러한 윤리적 패션 디자인 트렌드가 자리 잡고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친환경 실천운동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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