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틸다' 공연, 꿈과 끼 넘치는 뮤지컬 샛별들이 연기해요!

조회수 2018. 10. 5. 12:24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한 편의 영화나 공연이 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는데요.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역배우로 공연에 직접 참여하면서 성장하는 뮤지컬 샛별들이 있습니다. 뮤지컬 '마틸다'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마틸다 역으로 선발된 꿈과 끼가 넘치는 네 명의 뮤지컬 샛별들을 만나 아이들이 공연 준비를 해온 소감과 꿈을 들어보았습니다.


출처: C영상미디어
LG아트센터의 마틸다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는 네 명의 마틸다. (왼쪽부터) 설가은,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뮤지컬 ‘마틸다’는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에요. 초능력을 지닌 천재 소녀 마틸다가 물질주의에 찌든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내용인데요.


동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아동용은 아니에요. 억압된 가정과 학교의 부당한 통제 속에 있던 마틸다가 기발한 재치와 마법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에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기성 권력에 반하는 저항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을 올린 이후 현재까지 성황리에 공연 중인 최신작으로, 9월 8일부터 6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마틸다’ 한국 공연은 아시아 최초인 동시에 비영어권 최초로 선보이는 공연이에요.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8개월에 걸친 오디션, 10주간의 연습, 5주간의 무대 리허설, 9회의 프리뷰라는 대장정을 끝냈어요. 오디션에 참가한 인원도 어마어마한데요. 모두 46명을 선발하는 오디션에 1800여 명이 참가했고, 주인공 마틸다 역에는 600명이 참가해 4명의 주연배우가 150 대 1의 경쟁력을 뚫고 최종 선발됐어요. 


무대 밖에서는 평범한 소녀들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빛나는 황예영(11), 안소명·이지나(10), 설가은(9) 양을 만나봤어요.

춤·노래·연기 다 되는 ‘넘사벽’ 실력자들

출처: 신시컴퍼니
마틸다(황예영)가 미세스 펠프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

뮤지컬 배우는 춤, 노래, 연기 모두를 섭렵해야만 무대에 오를 수 있어요. 무대에서 NG는 물론 작은 머뭇거림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나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해요. 


특히 뮤지컬 ‘마틸다’는 10대 초반의 어린 소녀가 세 시간 가까이 극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주연배우의 비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마틸다가 공연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면 어린 나이에도 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은 친구들이라고 짐작하겠지만, 이들은 뮤지컬 초보자에 가까운데요. 황예영·설가은 양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예 배우예요. 노래와 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경험이 없습니다.


황예영 양은 방과 후 수업인 성악반 선생님의 권유로 마감 두 시간 전에 오디션 원서를 접수했고, 안소명·이지나·설가은 양도 엄마의 권유나 우연히 보게 된 오디션 광고 영상을 보고 응시했어요. 이 용감하고 생기발랄한 네 명의 마틸다는 연습기간 동안 배운 것을 스폰지처럼 빠르게 흡수해 경험과 능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네 명 모두 안정적인 발성과 정확한 발음으로 ‘대사가 귀에 꽂힌다’는 느낌을 주었는데요. 경험이 적을 뿐 기본 바탕은 탄탄하게 갖춰졌기 때문이에요. 특히 안소명 양은 성우로 활동하며 ‘보스베이비’, ‘코코’,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애니메이션 더빙을 했던 이력도 있어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소녀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무대 체질’이라는 거예요. 이들은 무대에 오를 때 가슴 벅찬 에너지를 얻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요. 황예영 양도 연습실에서 하는 연기보다 무대에 올라서 하는 연기가 더 좋다고 말합니다.

연습할 때는 마틸다가 아니라 황예영으로 연기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근데 무대에 오르면 제가 진짜 마틸다가 된 것 같아서 정말 좋아요.

‘마틸다’ 오디션은 연기자를 뽑는 것이 아닌 진짜 ‘마틸다’를 찾아내는 과정에 가까웠어요. 아역 배우의 집중력과 번뜩임, 감성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지고 준비된 친구보다 백지처럼 순수하게 흡수할 수 있는 친구를 찾아야 했는데요. 오히려 오디션 내내 “절대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다시 와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였어요. 냉혹한 오디션 세계를 경험한 적 있는 설가은 양도 ‘마틸다’의 오디션만큼은 달랐다고 이야기합니다. 

보통 미리 대본을 받고 집에서 연습한 것을 보여주는데 ‘마틸다’ 오디션은 현장에서 대본을 주고 연습할 시간을 주더라고요. 오디션장이 아니라 마치 연습실 같은 느낌이라 편안하게 볼 수 있었어요.

마틸다가 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대전에 사는 황예영 양은 매일 왕복 여섯 시간의 거리를 오가야 했고, 인천에 사는 설가은 양도 붐비는 지하철에서 왕복 네 시간 동안 시달려야 했어요. 어른들에게는 물리적 장벽부터 크게 다가오는데 아이들은 이런 것들이 일상의 사소한 불편 정도로 여겼습니다. 오히려 “연습하러 오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고 해요. 


이들이 토로한 어려움은 연습이 잘되지 않아서 생각한 만큼 연기가 되지 않을 때였어요. 연기 공부를 위한 연습노트도 가지고 있는데 연기, 노래, 춤 세 부분으로 나눠서 그날그날 배운 내용이나 고쳐야 할 점을 적고 시간 날 때마다 꺼내보며 공부하고 있어요. 노트에는 ‘절도 있게 추기’, ‘팔을 일자로 쭉 뻗기’ 같은 설명을 쓰고 춤추는 동작을 그려 넣기도 해요.


연기에 대한 이들의 열정과 고민은 어른 못지않게 크고 깊은데요. 성인 배우들과 연기를 맞춰보는 경험도 아역 배우들에게 살아 있는 공부가 되기도 합니다. 이지나 양은 “성인 배우 분들과 맞춰보니까 너무 실감나고 춤과 노래도 잘하니까 저도 흥분돼서 연습 때보다 더 잘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안소명 양도 “성인 배우 분들이 같은 배역이라도 자기만의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것을 보고 자극받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제2의 학교, 뮤지컬 연습실에서 성장하다

출처: 신시컴퍼니
극중 아이들을 괴롭히는 트런치불 교장과 마주한 마틸다(이지나)

아역들에게는 일반적인 연기 지도를 의미하는 신 클래스나 안무 지도 외에도 보이스 클래스, 스크립트 클래스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는데요. 보이스 클래스와 스크립트 클래스는 아역들을 위한 연습 일정이에요. 특히 스크립트 클래스는 마틸다 역의 주연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특별 수업이에요. 


작품 속 마틸다는 독백 대사가 A4 용지 8페이지에 이르고, ‘나비효과’, ‘기면증’, ‘만성수면장애’ 등 10대에게 어려운 대사가 많이 있기 때문이에요. 대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스크립트 클래스의 목적이에요.

대본을 읽으면서 ‘이 단어 아는 사람?’ 하고 물어보고 어떤 때 사용하는지, 유사한 단어는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죠. 연습의 핵심은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주입하지 않고 ‘왜 그런 것 같아?’,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왜 했을까’ 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스스로 깨닫게 만들었죠. (이지영 국내 협력 연출)

대본 수업 외에도 ‘샤프롱’이라 불리는 도우미 선생님 제도를 운영해 극장에 도착해서 극장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아역들의 건강과 심리 상태를 살피고 대사와 연기 연습 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꼼꼼히 챙길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뮤지컬 ‘마틸다’에 등장하는 아역 배우는 모두 20명으로 5명의 샤프롱이 여러 가지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아역 배우들을 보호합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등·퇴장과 소품까지 전담마크하며 같이 움직이는데요. 선진국에서는 아역배우보호법에 따라 아역 배우의 건강과 복지, 학교 교육 등의 신고를 의무화해 어린이들을 체계적으로 철저히 보호하고 있어요.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샤프롱 제도가 도입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야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마틸다’의 연습 과정은 전인교육을 연상케 해요. 이 연출은 “단순히 공연의 차원을 넘어 아이들 인생에도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이라며 “아이들의 인격에 대해 늘 신경 쓰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연습 과정에서 영국 연출가 닉 애시턴이 아역 배우들의 엄마들을 부른 적도 있어요. 


엄마들을 호출한 연출가 닉은 “아이들에게 푸시(닦달)하신 엄마 계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당시 이지나 양의 어머니 임선영 씨가 “빨리 쫓아가야 하는데 하는 조급한 마음에 아이를 푸시했다”고 고백했는데요. 연출가 닉은 절대 그러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엄마들이 줘야 할 것은 먹이는 것, 재우는 것… 그리고 오로지 사랑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처음이 느린 것 같아 그 시간을 당겨주고 싶었다”는 지나 어머니의 말에 연출가 닉은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교육하는 것은 질이에요. 질 좋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시간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대답했어요. 실제로 연출가 닉의 조언은 아이를 서포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어머니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렇게 서로 믿고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엄마도 아이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무대와 일상에서 꿈을 꾸는 꿈 부자들

출처: 신시컴퍼니
조력자 미스 허니 선생과 함께 하는 마틸다(안소명)

오디션과 연습으로 보낸 7개월의 시간에 6개월의 장기 공연이 예약된 상황에서 공연 끝나고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합창하듯 동시에 “수영장에 가고 싶어요!”라고 외쳤어요.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에도 컨디션 관리를 위해 수영장을 가지 못해 아쉬움이 큰 듯 보였어요.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으니까 수영장이 그림의 떡으로 보였어요. 공연 끝나면 수영장에서 첨벙첨벙 물놀이하고 싶어요.” (설가은)
감기에 걸리면 안 되니까 수영장이나 스키장 못 갔거든요. 공연 끝나자마자 수영장이나 스키장에 가서 엄청나게 신나게 놀고 싶어요. (안소명)

아역 배우들은 오랜 기간 공연을 준비하면서 일상의 소중함도 깨달았어요.

친구들에게 참 고마워요. 같이 놀다가도 애들이 먼저 ‘너 연습 갈 시간 됐어 늦지 않게 얼른 가라’면서 챙겨줬어요. 누가 물어보면 ‘얜 뮤지컬 배우예요!’라고 말해주기도 했어요. (이지나)
사실 제일 떠오른 건 학교 친구들이에요. 여기 있는 마틸다 친구들도 좋지만 학교 친구들하고 못 놀았잖아요. 공연 끝나면 친구들하고 평범하게 놀고 싶어요. (황예영)
출처: 신시컴퍼니
마틸다(설가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장면. 공중곡예사와 탈출마술사의 등장으로 무대가 화려해진다.

무대에서 진지한 소녀들도 일상에서는 또래 아이들처럼 티 없이 밝고 맑았어요. 끼로 똘똘 뭉친 이들은 하고 싶은 게 많은 꿈 부자예요. 그래서일까. 아역 배우들은 마틸다처럼 초능력도 갖고 싶고, 더 멋진 뮤지컬 배우도 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마틸다처럼 초능력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을 갖고 싶어요. 저와 눈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마틸다 보러 와라, 와라, 와라’ 하고 최면을 걸어서 모두 우리 공연을 보러 오게 만드는 거죠. (황예영)
저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어요. 학교에서 수학 문제 풀다가 어려우면 잠깐 미래로 가서 선생님이 써주시는 답을 얼른 보고 적을 수 있잖아요. 하하하. (이지나)
저는 동물이랑 소통하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집에 큰 냥냥이가 있는데요. 메인쿤 종이라서 제 키보다도 크거든요. 냥냥이와 이야기를 나눠서 냥냥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요. (설가은)
저는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을 갖고 싶어요. 그럼 제가 실수했을 때 그것을 다시 올바르게 고쳐놓을 수 있잖아요. 누군가 뭔가 잘못하거나 사고를 칠 때도 시간을 되돌려서 이거 하면 안 된다고 충고를 해주거나 조심하라고 미리 말해줄 수 있으니까요. (안소명)

유명한 뮤지컬 배우가 되어서 가정환경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지나, 디자이너도 되고 싶고 배우도 되고 싶고 가수도 되고 싶다는 가은, 차지연 배우처럼 멋진 뮤지컬 배우가 되거나 성우가 되고 싶다는 소명, 뮤지컬 배우도 좋지만 경찰차를 타고 범인을 잡는 멋진 경찰이 되고 싶다는 예영 양.

경찰이 되고 싶다니까 주변에서 뮤지컬 한 번 하고 나면 분명히 뮤지컬 배우로 꿈이 바뀔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무대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그 기분을 평생 잊을 수 없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저도 지켜보고 싶어요. 진짜 사람들 말대로 될지 어떨지. (황예영)

한 명의 관객으로 흥도 꿈도 많은 이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어졌어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황예영·안소명·이지나·설가은 양의 미래가 더욱 기다려지는데요. 이들은 마틸다 출신답게 어떤 일도 현명하고 당차게 헤쳐나갈 거예요. 마틸다에게는 그런 힘이 있으니까요.


뮤지컬 ‘마틸다’ 공연 정보

  • 기간 2018년 9월 8일~2019년 2월 10일
  • 장소 LG아트센터
  • 문의 02-577-1987(www.iseensee.com)

어린 나이에도 공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배우는 자세와 자신의 꿈과 끼를 무대에서 맘껏 펼치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예쁜데요. 뮤지컬 주인공 마틸다처럼 용감하고 지혜롭게 세상을 헤쳐나가는 멋진 어른으로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