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감자 판매해 연매출 65억! 만든 비결은?

조회수 2018. 9. 14. 08: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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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식량을 책임질 우리 농업분야에도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생각의 전환으로 꼬마감자의 품종개량과 감자유통·재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록야'는 그 선두주자입니다. 


감자에 대한 전문기술 보유는 물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도를 해온 젊은 청년 농부의 도전 이야기를 함께 들어봤습니다.


감자 하나로 농업 혁신을 이뤄낸 기업이 있습니다. 감자전문기업 ‘록야’는 감자 유통·재배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감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요.

출처: C 영상미디어

2011년 록야를 창업한 권민수(35)·박영민(35) 공동대표는 ‘꼬마감자’를 재배하는 기술 특허도 가지고 있어요. 자체 개발한 ‘친환경 꼬마감자 생산기술’, ‘항산화물질 함유 컬러꼬마감자 추출물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가 그것인데요. 기존 꼬마감자 시장이 일반 대지에서 키운 감자 가운데 작은 것을 선별해 팔았다면, 록야는 오로지 꼬마감자를 키우기 위해 고안한 특허기술로 감자를 생산하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우수한 감자를 재배하는 농민을 발굴해 영농기술을 전수하고, 계약재배로 이들이 생산한 감자를 확보한 뒤 식품기업에 파는 사업도 하고 있어요. 이러한 사업으로 65억 원의 매출(2016년 기준)을 올렸습니다.

강원대 동문인 두 사람은 2006년 농림부가 개설한 대학생 농업연수생 과정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록야 공동창업으로 이어졌어요. 감자 유통으로 매출을 올리던 록야가 스타트업계에서 유명해진 것은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개최한 ‘제1회 대한민국 나는 농부다’ 콘테스트에서 꼬마감자 재배 기술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부터에요.  


올해 설립 7년 차인 록야는 씨감자부터 식용감자에 이르는 감자 생산 전반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20개 산지, 200여 농가와 계약해 연간 4000톤의 감자를 농심, 신세계푸드, 마켓컬리 등에 공급하고 있는데요. 판매 외에도 재배농가의 기술 지원을 위해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는데, 이때 종자 선정에서 현재 시장 동향에 이르기까지 감자 생산의 최신 정보를 생산자와 공유하고 있어요. 


록야는 이처럼 감자 농가들과의 연대부터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공제품 개발로 감자 시장을 더 키우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데요. 혁신만 있으면 농업에서도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두 청년 기업가가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한 ‘꼬마감자’

푸른 들판을 상징하는 ‘록야’는 전통적인 감자 계약재배 사업으로 출발했어요. 우수한 농민을 발굴해 영농기술을 전수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식품기업에 판매하고 있어요. 그러다 작은 감자의 물량이 항상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어요. 


일반적인 감자 농사는 감자의 크기를 키우는 데 집중되어 있는데요. 생산성과 중량이 직결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대부분 농가가 일반 감자를 키우다가 그중에 작은 것들을 거둬들이고 있었어요.


작은 감자는 평당 아무리 많이 달려도 무게가 나오지 않는 데다 인건비도 맞추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공급이 적을 수밖에 없어요. 록야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역으로 작은 감자 생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어요.

록야의 꼬마감자는 일반 감자 종자를 더 크기 전에 수확하는 것이 아니에요. 다 키운 감자지만 작게 키우는 것이 기술의 핵심입니다.


두 대표의 아이디어는 꼬마감자 재배 환경인 육묘장(벼의 모를 기르는 온실)을 통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데요. 감자를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토심을 얕게 해야 하는데, 이때 벼를 키우는 육묘장을 꼬마감자 생산에 활용한 거예요. 모를 키우는 육묘장은 벼농사를 짓는 대부분의 농가에 구비되어 있는데, 내부에는 선반에 모판을 층층이 쌓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또한 벼농사의 특성상 1년에 한 달만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비어 있는 상황이에요. 이러한 유휴시설을 활용해 초기 시설 투자비를 줄이고 다단식 재배를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크게 늘렸는데요. 록야의 ‘꼬마감자’는 치열한 시장 상황과 부족한 자본을 아이디어로 해결한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어요.


처음부터 승승장구는 아니었어요.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해 큰 손실을 보기도 했고, 수금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재배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얻어야 할 때도 있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두 대표가 놓지 않은 것은 ‘관계’였습니다.  

대기업과의 계약도 관계의 산물입니다. 처음에는 이미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를 뚫는 게 어려웠어요. “우리가 판로를 해결할 테니 감자를 외상으로 달라”는 청년들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는데요. 오히려 어리다고 무시당하기 일쑤였어요. 그래서 처음 선택한 방법은 무작정 찾아가서 함께 일하는 것이었어요. 감자밭에서 일하는 모습을 본 후에야 ‘감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니구먼!’ 하면서 조금씩 인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권민수 대표는 전문성으로 농민들을 뛰어넘을 때 비로소 그들의 리그에 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대표는 감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농민, 유통업자, 교수 등 가리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관련 정보를 파고들었어요.


그렇게 아무 성과 없이 1년을 버티고 있는데, 2012년 중순 농심에서 “한번 만나자”고 연락해왔어요. 그렇게 계약을 하고 싶었던 대기업에서 그들을 직접 찾는 일이 발생한 거예요. 사연을 알아보니 농심에서 강원도 양구에 있는 감자 농가 주인과 계약을 맺으려고 하는데 “나는 비즈니스를 잘 모르니 나를 찾아왔던 두 청년에게 모든 것을 맡길 것”이라고 말한 거예요. 벼랑 끝에 몰렸던 두 청년은 농심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대기업에 감자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에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재배농가와의 강력한 파트너십과 재배교육을 통해 안정적인 품질을 보증할 수 있었는데요. 록야가 오프라인 플랫폼을 담당하면서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고객사에는 우수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처음 계약한 곳은 강원 양구군 산골 민간인통제구역인 해안면이었는데, 그곳에서 시작해 영동지방으로 넘어가 지금은 제주까지 전국의 감자 산지와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동업, 함께했기에 성장도 혁신도 가능했다

우리 사회는 ‘동업은 부부 사이에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만류할 정도로 동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에요. 동업만큼 어렵다는 것이 창업이기도 합니다. 다들 만류하는 동업에 창업을 함께하고도 권민수박영민 대표는 승승장구인데요. 대학 때 같은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두 사람은 농업을 전공하고, 창업에도 관심이 있어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물론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에요. 농업자원경제학을 전공한 박영민 대표와 원예학을 전공한 권민수 대표 모두 각각 다른 감자회사에 취직해 직장인으로 경력을 쌓았어요. 박영민 대표는 미국에서 인턴십을 한 후 우즈베키스탄에 씨감자 심는 일을 했고, 권민수 대표는 국내 감자기업에 들어갔다가 사업을 하고 싶어서 사표를 냈어요. 이때 떠오른 것이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박영민 대표였어요.


권 대표는 의견충돌이 있어도 감정적으로 치닫지는 않는다고 했어요. 결론이 A나 B가 아니라 A-1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원활한 동업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도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함께이기 때문에 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부담이 조금은 줄어든다고 말했는데요. 


처음 록야를 설립할 때만 해도 농식품 창업에 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었어요. 업계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두 사람 모두 감자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다 세밀한 시장 분석도 가능했다고 해요. 권민수박영민 대표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함께하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고 말합니다.


청년이 농업의 미래다, 더 젊은 농업을 위해

농업은 먹거리를 공급하는 필수 산업임에도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어요. 인구 감소와 빠른 고령화로 일부 농촌에서는 지역 소멸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에요. 하지만 홀대받았던 농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요. 기존 농업에 신기술을 접목하거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록야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농업 분야로 조금씩 유입되는 상황이에요. 물론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아요. 물리적인 장벽보다 심리적인 장벽이 더 문제인데요. 농업은 시골 출신이나 퇴직 후 귀촌한 어른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에요. 권민수 박영민 대표도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면서 농사를 접한 도시 청년들입니다.

록야는 더 많은 청년들과 스타트업이 농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그로어스(Grower’s)라는 모임을 조직해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오고 있어요. 청년은 또 다른 가능성이고, 이들이 늘어나야 농산업이 확대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록야는 기업이지만, 이윤을 최대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록야의 목표는 농업 유통 프로세스의 혁신이에요. ‘농업에서도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요. 기술 특허 공개나 그로어스 모임 등이 록야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어요. 록야가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농지를 뒤덮을 때 젊고 새로운 농업이 올 것입니다. 젊은 농업, 새로운 농업은 머지않은 곳에 있습니다.  


농업과 식품업은 다음 세대를 이어가야만 하는 국가 필수 산업입니다. 젊은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이 꾸준히 이어져 록야와 같은 성공스토리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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