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출산과 육아에 대해 알고싶다면? '만화'를 봐요!

조회수 2018. 7. 16. 15: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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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툰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생활 웹툰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출산과 육아를 다룬 웹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특히 많은 '엄마'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또한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출산과 육아의 고충을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생생한 출산과 육아 라이프를 만나러 가볼까요?

육아 웹툰이 인기 있는 이유

“왜 때문에 분만만 힘든 것처럼 말해… 임신 중에도 힘들고 아플 수 있는 거 아무도 말 안 해줘… 내가 이 경험을 꼭 기록할 것이다…"


웹툰 ‘아이 낳는 만화’ 속 주인공은 이렇게 말했어요. 주인공이기도 한 쇼쇼 작가가 이 만화를 시작한 이유죠. 대개 만화라고 하면 현실보다 이상적으로 표현됐을 법한데, 작가는 현실을 알려줍니다. 


출산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담아내는 건 당연하고 임신 중 겨드랑이가 까매지고 얼굴은 여드름투성이가 되는 산모의 신체 변화 등도 고스란히 기록했어요.


독자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에요. “진짜 이렇다고?” 놀라는 사람부터 “맞아, 이랬지” 공감하는 사람도 있죠. “무서워서 애 못 낳겠다”는 반응도 있어, 작가가 비출산을 장려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웹툰 후기를 통해 “출산을 결정할 때 출산 당사자가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어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입장에서 미처 헤아릴 수 없었던 부분을 깨달았다고 해요. 부모라면 공감하고 부모가 아니라면 자신의 부모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저출산 시대임에도 출산·육아 웹툰들이 주목받고 인기 있는 이유입니다. 이들 웹툰은 보편적인 공감대를 웹툰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성과 캐릭터로 표현해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강점입니다.


이를테면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작가는 아이와 놀다 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내 몫은 이미 다 써버린 유년 시절에 한 번 더 무료 탑승한 기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기 웹툰으로 꼽히는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아이가 아닌 엄마 또는 아빠가 주인공이에요. 부모가 아이와 겪는 일상, 거기서 비롯된 여러 감정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죠.


마치 ‘부모 성장기’ 느낌입니다. 아이의 행동 발달, 심리적 특성을 이해해 ‘좋은 부모’가 될 것을 넌지시 강조해오던 육아 관련 콘텐츠와 사뭇 다르죠. 또 일부 육아 웹툰은 육아와 동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사회 문제를 짚어내기도 합니다.


부모로서 체감하는 여성 경력단절, 교육비, 의료 지원 시스템 등의 문제점을 다루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죠. 특별한 듯 흔한 현실 이야기, 출산·육아 웹툰은 그렇게 일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나는 엄마다’ 순두부 “연년생 육아, 지옥에서 천사들과 사는 기분”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엄마가 아니고서야 그 무게감을 정확히 표현할 순 없겠지만 우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결코 가볍진 않다고요.


‘엄마’이기에 해낼 수 있다고 또는 해내야 한다고 당연시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오래 지속돼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출산과 육아를 소재로 한 웹툰이 많아지면서, 엄마도 엄마가 아닌 사람도 ‘엄마의 힘듦’을 함께 공감하죠. 에피소드형 생활툰 ‘나는 엄마다’가 꾸준한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이은영 작가(필명 순두부)가 생생하게 그려낸 현실 이야기는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스스로 ‘나 잘하고 있나’, ‘좋은 엄마 맞나’라는 질문을 자주 해요. 되게 불안하거든요. 예전에 비해 변했다곤 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육아는 숭고한 것, 모성은 여성이 가져야 하는 당연한 본능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육아는 경험해보면 말할 수 없이 힘든데 그대로 토로하면 ‘저 엄마는 왜 힘들다고 하지’ 하는 시선이 있어요. 이와 반대로 ‘나는 엄마다’에서는 아무리 엄마라도 못하는 건 못하고 힘든 건 힘들다고 꾸밈없이 말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웹툰 제목 그대로 이은영 작가는 연년생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웹툰 속 주인공인 엄마는 작가 본인이기도 하죠. 그는 ‘나는 엄마다’에 대해 “불완전한 제가 두 아이를 키우며 느낀 내적 갈등을 다룬 육아 회고록”이라고 설명했어요.

실제로 주인공은 엄마가 되기 전과 후를 비교하며 자신의 변화를 가감 없이 말했습니다. 이를테면 “킬 힐 없이는 한 발자국도 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로션 하나 제대로 찍어 바를 시간이 없다”는 대사는 육아의 고단함을 여실히 드러내죠. 자녀를 둔 독자들이 열광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매 회당 달리는 수백 개의 댓글 중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울분 성토죠. ‘육아’는 웹툰의 주제이자 연재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 작가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후 구직활동을 시도했지만 두 아이, 특히 영유아를 키우고 있던 터라 쉽지 않았어요.


그로 인해 깊은 우울감에 빠졌고 엄마로서 존재하는 자신이 마치 광활한 우주 속 티끌 같은 먼지처럼 느껴졌죠. 당시 그는 남편에게 “나는 보잘것없는 존재야”라고 투정했는데 “네가 소우주 그 자체야”라는 위로가 돌아왔습니다.


이 작가는 그 위로의 경험을 짧은 만화로 그려 블로그에 게재했고 그것이 ‘나는 엄마다’의 발단이 됐어요. 그의 웹툰을 보다 보면 여러 반응을 하게 됩니다. ‘아~’, ‘아?’, ‘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을 만화로 봤거나 또는 몰랐던 현실을 마주해서죠. 엄마가 아니어도 독자가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 맞을 인생의 중대 과제인 출산과 육아에 대한 대리 체험을 할 수 있잖아요. 또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님의 노고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분들도 계세요. 자식 하나 키우는 게 이렇게 고생스러운지 미처 몰랐다며 부모님께 사죄를 고하는 댓글도 많더라고요.”

유치원 공교육화 실현됐으면

이 작가는 부모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에피소드를 담아내요. 이사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학원 등록 문제로 고민하는 등. 그중에서도 그가 연년생 자녀를 키우면서 직접 겪는 희로애락이 눈에 띄죠.


“모든 것이 두 배예요. 아이들이 대화하는 걸 엿들었는데 둘째가 엄마가 가장 소중하다고 하니까 첫째가 자기도 엄마가 소중하다고 말해요. 그러더니 서로 자기가 엄마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면서 귀여운 다툼을 하더라고요.


이렇게 좋아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아이는 부모를 사랑해요. 제겐 그런 존재가 둘이나 있는 거예요. 연년생 자녀를 양육하는 즐거움이죠. 이런 찰나의 행복한 순간을 뺀 나머지는 늘 어렵습니다.


연년생 육아는 마치 지옥에서 사랑스러운 천사들과 함께 사는 기분이랄까요. 아, 얼마 전에 제가 노래방을 갔는데 고음이 쭉쭉 올라가더라고요. 아이들 덕분에 소리를 질러서 득음한 것 아닌가 생각했어요.”


이 작가는 육아와 동시에 육아하면서 부딪히는 사회적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국공립 유치원 추첨을 다룬 에피소드가 대표적이죠. 결혼 전에는 유치원 입학 관련 뉴스를 봐도 시큰둥했던 그였지만, 현실이 되니 비로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공교육화가 실현됐으면 해요. 연년생 자녀를 동시에 사립유치원에 보내려다 보니 교육비가 너무 부담됐어요.


운 좋게 작년부터 두 아이가 공립 단설유치원에 다녔는데 한 달에 우윳값만 내면 되는 저렴한 교육비, 탄탄한 교육 과정, 훌륭한 시설 등 모든 것이 좋아요. 숨통이 트이더라고요.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말이죠."


웹툰 작가이자 엄마로서 감당해야 하는 피로도는 적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등원했을 때 잠깐,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는 주말에 틈틈이 잠을 줄이며 작업을 할 정도죠. 그럼에도 그는 웃으면서 말합니다.


“엄마여서, 순두부여서, 서른셋 이은영이어서 행복합니다. 저는 엄마입니다.” 


‘유부녀의 탄생’ 김환타 “육아, 박수치지만 말고 노동으로 인식해야”

인생의 중대사, 결혼은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서라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이기도 합니다.


웹툰 ‘유부녀의 탄생’ 김미경 작가(필명 김환타)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엄마가 됐지만 당시 남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했을 때만 해도 요즘 말로 1도 몰랐죠.


“결혼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정말 많았어요. 저만의 기록으로 끝내기엔 아쉬울 정도였거든요. 블로그 등에 자유롭게 연재한 걸 계기로 정식연재까지 가능해진 거예요. ‘유부녀의 탄생’은 결혼이나 임신을 결정한 그 막막한 순간에 떠오르는 웹툰이 됐으면 해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나만 그런 건가’라며 답답해하는데, 주위를 보면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꽤 많아요. 이 작품을 통해 결코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웹툰 플랫폼에 소개된 대로 ‘유부녀의 탄생’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결혼식 준비에 대한 리얼리티 카툰입니다. 김미경 작가는 ‘결심’이란 주제의 첫 회를 시작으로 ‘부모님 소개’, ‘상견례’, ‘웨딩플래너’, ‘결혼자금’ 등 실제로 자신이 지나온 준비과정을 차근차근 담아냈어요.


그렇다고 그는 자신의 경험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꼭 저처럼 하실 필요도 없거니와 제 실수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결혼준비를 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죠.


김 작가는 결혼 에피소드 이후 자연스럽게 임신과 육아 소재를 다루고 있어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소재 변화지만, 그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당연하고 그렇지 않은 독자가 봤을 때도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결혼과 육아 모두 겉으로 보면 다들 당연하게 하는 것 같아도 그 속에는 엄청난 갈등과 고민이 존재해요. 하지만 제대로 담론화되지 않다 보니 폄하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육아는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곤 하는데 사회적 문제와 가장 맞닿은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웹툰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표현하려는 거죠."


웹툰에서도 언급했듯 그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서 엄마는 ‘공기’ 같은 존재입니다. 없어지는 순간 모든 것이 힘들어진다는 이유에서죠. 그러나 사회는 암묵적으로 엄마를 항상 눈물 나고 미안한, 효도해야 하는 감정적인 대상으로만 본다는 게 김 작가의 지적입니다.


그는 “엄마 또는 주 양육자가 하는 육아를 노동으로 인식해야 하고, 힘든 상황을 견뎌낸 것에 박수치기보다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육아 고충 덜어내는 사회 분위기 조성돼야

“맞벌이 부부는 아이가 아픈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요. 당장 아이를 간호할 사람이 없잖아요. 급하게 휴가를 낼 수도 있다지만 수족구, 독감과 같이 법적 격리 질병은 부부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도 있어요. 이럴 때 사회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긴급육아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도 그럴 것이 김 작가는 작가이기 전에 엄마입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그에게도 육아의 어려움은 현실이죠. ‘유부녀의 탄생’ 중 ‘폐렴 입원’ 편에서 그려냈던 것처럼 아이가 아파도 일 걱정을 내려놓을 순 없는 그였어요.


김 작가는 남편의 출장과 야근, 회식만 없다면 육아 분담률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나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기 때문에 주말에는 남편이 더 담당하는 편이라고 했어요.


“남편이 출장이 잦고 아주 바쁠 땐 수개월씩 집을 비우기도 해요. 그땐 육아의 질이 떨어져가는 걸 확실히 느껴요. 한번은 남편이 오랜만에 집에 오니까 아이가 아빠를 낯설어 해서 충격받은 적이 있어요. 가족이라고 해서 유대감이 마법처럼 생기는 건 아니더라고요. 일정 시간은 꼭 가족끼리 보내려고 노력해요."


김 작가가 육아 중 생긴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그는 소아과 의사가 쓴 도서를 읽거나 팟캐스트를 들어요.


이 밖에도 육아 커뮤니티와 친구, 남편과 정보를 교환하며 나름의 노하우를 쌓고 있죠. 최근에 육아서적을 읽은 남편과 견해차로 다툼이 있었는데 이 또한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도 육아도 절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결혼 전에 여러 경험담을 읽었던 게 심적으로 대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요즘 미혼 여성들이 육아 웹툰에 관심이 많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 아닐까요.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든 안 하든 자신의 선택을 위해 현실을 최대한 알고 싶어서일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유부녀가 돼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어요. “결혼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남편과 함께 상상하곤 하는데 둘 다 잘한 선택이라고 말해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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