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 밴드의 생애 두 번째 버스킹 도전기! (aka 연트럴파크)

조회수 2018. 4. 4. 1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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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 버킷리스트 이루는 법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료한 일상.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에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아 남들과는 조금 다른 주말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함께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모인 사람들, ‘송 위드 어스’ 팀을 소개합니다. 


휴이, 데이지, 패트릭, 스카이로 구성된 ‘송 위드 어스’는 ‘플라이어스’라는 소모임 어플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들이 함께 이룰 목표는 ‘버스킹 공연하기’. 버스킹은 홍대, 종로, 대학로 일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만큼 친숙하지만 음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 도전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모두 음악을 좋아하지만 음악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인생을 살고 있었어요. 다들 평범하게 직장에서 일하거나 대학원에 다니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또래 친구들이죠. 하지만 듣는 것을 넘어서 언젠가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막연한 바람 덕분에 송 위드 어스가 탄생할 수 있었죠.”

출처: ⓒC영상미디어
버스킹 공연이라는 버킷리스트를 함께 이룬 송 위드 어스 팀의 패트릭, 데이지, 휴이.(왼쪽부터)

이들이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난 다음 함께 노래방으로 직행했습니다. 술도 없이 첫 만남에 바로 노래방에 간다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만남이었습니다. 노래방에 도착해서는 서로 눈치만 봤습니다. 첫 만남에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먼저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리더 휴이였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휴이가 노래를 시작하자 팀원들이 줄줄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팀원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노래가 목소리에 맞는지 의견을 나눴습니다.


잊지 못할 첫 만남이 지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버스킹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먼저 악기를 정했습니다. 멤버 몇이 기타를 연습하다가 생각보다 기타를 배우는 게 쉽지 않아서 금방 포기했고 키보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다행히도 데이지가 키보드를 칠 줄 알았습니다. 데이지는 어렸을 때부터 문구점에서 파는 500원짜리 악보를 사서 피아노로 연주하는 취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멤버들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척척 연주해댔습니다. 곡을 정하고 공연 날짜를 잡는 과정이 즐겁기만 했다다고 합니다.

함께 버킷리스트를 이루면서 찾은 즐거움

“우리가 가진 것은 오직 열정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악기를 빌리고 연습실을 구하고 곡을 정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열정이 없으면 사실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함께 공연 날짜를 정하고 준비하는 기간 내내 그 누구도 귀찮아한 사람이 없었어요. 연습하는 주말이 기다려지고 평일에는 신기하게 눈이 잘 떠졌어요.”


11월부터 시작된 송 위드 어스는 두 번 공연을 열었습니다. 첫 공연은 플라이어스의 크리스마스이브 파티.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라 공연해도 크게 떨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패트릭은 공연을 시작하던 순간과 끝나고 박수가 터져 나오던 순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공연을 한 기억이 사라졌을 정도였습니다. 데이지는 연습 때 한 번도 틀리지 않았던 부분에서 실수를 했습니다. 사소한 실수가 있었지만 다행히도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다음 공연 때까지 더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은 셈이었습니다. 

출처: ⓒ플라이어스
송 위드 어스 팀이 함께 연습실에서 입을 맞춘 후 처음 1차 공연을 했을 때 모습.
출처: ⓒ플라이어스
송 위드 어스 팀이 함께 연습실에서 입을 맞춘 후 처음 1차 공연을 했을 때 모습.

두 번째 공연 장소는 버스킹의 메카 서울 마포구 연남동이었습니다. 그중 요즘 가장 핫한 곳 경의선 숲길, 일명 ‘연트럴파크’입니다. 처음 공연 장소로 정한 곳은 여의도 한강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전에 사전답사를 갔는데 이들을 반겼던 것은 차갑다 못해 매서운 바람과 비둘기뿐이었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공원을 찾는 발길이 아예 끊겨 결국 장소를 연남동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해보다 유난스러운 추위로 뼛속까지 시렸던 지난 2월, 송 위드 어스는 쉽게 꺼지지 않을 열정으로 무장한 채 길 위에 섰습니다. 추위 때문에 입이 얼어붙고 키보드를 치는 손이 펴지지 않았지만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오는 따뜻한 목소리 때문인지, 아니면 그간 함께 연습했던 즐거운 기억 때문인지 몸이 서서히 녹아내렸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하나둘 멈춰서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심지어 공연을 보던 외국인은 멤버들이 장난스레 펴놓은 키보드 케이스에 만원짜리 한장을 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행복은 여운이 남잖아요. 우리가 함께한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그 기억의 여운은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남아 있어요. 대부분 일상을 보내는 방식이 비슷하잖아요. 친구를 만나 술 마시며 신세 한탄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아니면 또 회사에 나가 일을 하거나. 우리는 잠을 자는 것보다 함께 목표를 이루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았어요. 그 순간만큼은 가슴이 뛰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 매여 있는 나를 내려놓고 꿈꿨던 일을 하면서 새로운 내 모습을 만났다는 사실이 가장 즐거웠어요. 그런 경험을 이제 하나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을 찾는 일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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