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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말고 퇴준생? 퇴사 전 준비해야 할 것은?

조회수 2017. 10. 24. 13: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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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준생이란


청년이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을 빗댄 말입니다. 청년 구직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 다른 한쪽에서는 남몰래 퇴사를 준비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습니다. 한 주간의 뜨거운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 <뜨거운 사이다>에서도 '퇴준생'이 소개되었을 만큼 이슈인 퇴준생. 어렵사리 사원증을 목에 건 젊은이들은 왜 가슴에 사직서를 품게 되었을까요?

이미지=프로그램 뜨거운사이다 7화 캡처
이미지=프로그램 뜨거운사이다 7화 캡처
퇴준생은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말로
취업 준비생에서 파생된 신조어

한창 일에 매진해야 할 젊은 직장인들 중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청년희망재단이 취업한 청년 527명을 대상으로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5.1%만이 현재 다니는 직장에 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 직장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64.9% 중 85%는 이직을 고민하고 있으며, 60.9%는 현재 연봉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미지=프로그램 뜨거운사이다 7화 캡처

취업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신입사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7.1%입니다. 그해 입사한 신입사원 4명 중 1명이 퇴사를 선택하는 셈이지요.
공기업에 다니는 오현아(31·가명) 씨는 최근 2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해 여름휴가차 놀러 간 제주에서 재미 삼아 해본 서핑 때문입니다. 오 씨가 다니는 직장은 야근이 잦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오 씨는 서핑을 배우기 위해 짬짬이 시간을 냈습니다. 서핑 자격증을 준비한 지 3개월 만에 국제서핑협회에서 인증한 서핑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는데요. 오 씨는 퇴직 후 제주로 내려가 서핑숍을 차릴 계획입니다.


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전지훈(36·가명) 씨는 입사할 당시 사내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배우고 적응하려 노력했던 전 씨는 입사한 지 6개월 무렵부터 진지하게 퇴직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알아주는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남부러울 것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 씨의 직장 생활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통장 잔고는 늘어나지만 돈을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고 개인적인 삶이 없어서 괴로웠지요. 전 씨는 퇴직을 하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다음 창업할 계획입니다.

젊은 세대가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을 파악하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구직자 2935명을 대상으로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근무 시간 보장을 꼽은 구직자가 24.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직장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삶의 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젊은이 대부분이 구직을 할 때 직장이나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회사와 업무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입사를 선택하면 일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성장에 처한 우리나라 경제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요. 2015년 모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20대 신입사원이 퇴직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입사원의 퇴직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두고두고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평생직장은 없다’, ‘언제 회사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인식이 젊은 세대에 퍼지면서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퇴사를 하는 것도 신중해졌습니다. 퇴준생은 직장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으로 과감히 사직서를 지르기보다는 차근차근 퇴사를 준비해 퇴사 이후의 삶을 미리 마련해놓아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사진=퇴사학교에는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퇴사 이후의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조선DB
사진=퇴사학교에는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퇴사 이후의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직장생활연구소 제공(오른쪽)

퇴준생의 수가 늘어나면서 퇴사를 돕는 ‘퇴사학교’도 생겼습니다. 퇴사학교는 퇴사를 고민하거나 퇴사 후의 삶을 계획하는 직장인들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퇴사학교는 2016년 5월 문을 연 이래 5000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퇴사학교에서는 회사 생활이 왜 힘든지 진단하는 것부터 회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퇴사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곳이지요.


직장인의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돕는 ‘직장생활연구소’를 운영하는 손성곤 소장은 “퇴사는 오랜 시간 충분히 고민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손 소장은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생산 능력’이라며 “무형이든 유형이든 오롯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퇴사 이후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퇴사를 희망하지만 아직 생산 능력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면 회사에서 생산물을 만드는 능력을 더 쌓아야 합니다. 손 소장은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열심히 한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스스로 의견을 내고 생각을 구체화해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실행하고 개선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회사에서 얻은 경험을 굳은살이 아닌 근육으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퇴사를 결심한 때의 마음가짐입니다. 손 소장은 “퇴사를 회피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퇴사는 회사 안에서 밖으로의 이동일뿐 자신의 모습이나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현재 직장 생활에 충실하면서 자신에 대해 충분히 공부한 다음 천천히 퇴사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성공적으로 퇴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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